도 넘은 입학장사

입력 2010.10.18 (07:33) 수정 2010.10.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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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사립초등학교의 입학장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원외에 학생들을 더 뽑거나 전학을 미끼로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받아 오다 적발됐는데요.



일부 학교는 이 돈을 비자금으로 관리하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장사 실태을 취재했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 올 초 입학을 앞둔 첫째 자녀를 서울의 모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로 마음먹고 지원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추첨에서 탈락했고 입학식날 전학대기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올 9월 학교로부터 전학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건은 학교발전기금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김 모씨 : "누구는 많이 내고 적게 내고 말이 많아서 학교 내의 기준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1학년이 1500만원이고 2학년이 천만원이고 3학년이 5백만원인데. 우리 애 같은 경우는 9월 달에 했기 때문에 2학년 선에서 맞춰주겠다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정 그 금액이 힘드시면 성의껏 하셔도 된다 그러더라고요."



고민 끝에 김씨는 3백만원을 준비해 학교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금액이 작아 당장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이 돈을 납부 안하게 되면 전학이 안 되는 겁니까 제가 물어봤죠. 그랬더니 안 되는 건 아니고 이번 기회는 못 하시고 또 다음 기회를 기다려봐라. 그러면 좋은 소식이 갈수도 있다..."



김씨와 해당 학교의 교감의 통화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학부모 : "성의껏 하라면 도대체 어느정도선에서 제가 해야 되는지..."



<녹취> 교감 : "교장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이안 맞을 것 같지 않느냐는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녹취> 학부모 : "돈이 3백만원이면 안 되고 천만원이 면 된다는 게 말이 돼요? 교감)당신 능력이 안 되면 안 오면 되잖아요. 여기는 국립이 아니예요. 여긴 사립이라구요."



김씨는 결국 자녀의 전학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제보자 : "그런 얘기 하면 독대를 해서 되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안 그렇습니까? 독대 해야 되는데 학생들, 선생님들 지나다니녀도 그냥 얘기를 해요. 놀랬어요 정말. 옆에 비서 아가씨 앉아 있는 데도 그 얘기를 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선생님 자체도 거기에 길들여져 있구나. 그래서 여기는 보내면 안 되겠구나 라는 판단이 선 거예요."



이 같은 내용의 확인을 위해 해당 학교를 찾았습니다.



교감 선생님은 취재진이 도착해 면담을 요구하자 다른 쪽 문으로 급히 자리를 피해 버렸고 그 이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교직원 : "(아까 저희 올 때 까지 계셨잖아요? 보셨어요?) 봤죠. (어떻게 보셨어요? 그 때 나가셔서 계속 연락이 없으신 거예요? 전화 드려도 안 받고?) 네..."



취재진은 5일 후 다시 해당 사립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학교 입구에서부터 출입이 막혀버렸습니다.



<녹취> 경비원 : "저희 입장도 있으니까 이해해주세요."



<인터뷰> 00사립 초등학교 교장 : "기부가 조건이 될 수는 없는 거죠. 근데 사실 참 얘기하기 곤란한 부분들도 없지 않아 있어요."



45살 이 모 씨는 지난 2007년 3학년인 자녀를 서울의 유명 사립초등학교로 전학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장은 학교발전기금 천만 원을 내야 입학이 가능하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이 씨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를 위해 돈을 지불했습니다.



<인터뷰> 이 모씨 :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은거예요. 왜냐면 연대가 중요하잖아요. 친구들과.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은건데도 부모 입장은 또 그래도 우리 애 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아니라는 생각이 열 번 들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 학교 전 교장 오 모 씨와 조 모씨는 이같은 부모 심리를 이용해 자녀입학을 대가로 상습적으로 돈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렇게 돈을 받고 입학시킨 학생이 118명. 매년 정원외 20여명의 학생을 더 입학시키거나 전학시키면서 받은 돈이 18억 4천여만 원.



받은 돈은 환경미화원 등 기능직 직원 명의의 통장에서 비자금으로 관리됐습니다.



<인터뷰> △△초등학교 행정실장 : "(교장 선생님이) 따로 입금을 시키라고 말씀을 하시죠 통장이 왜 10개나 필요했던거죠? 그러니까 너무 많은 액수...잘 모르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자금 가운데 3억 6천만원의 돈은 교사회식비와 명절 선물비 그리고 여행비와 접대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신호(서울광역수사대 지능 3팀 반장) : "1년에 4,5억 씩도 들어오고 하니까. 그리고 또 일부는 어디 시의원 구의원 여기에다가 500만원 줬다. 근데 누가 확인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시의원 구의원 불러다 조사를 해보니까 무슨 소리냐? 내가 돈을 받았냐? 그래서 나중에 불러서 다시 교장 불러서 조사 하니까 사실은 가져갔는데 안 받아서 내가 그냥 내 주머니에 넣고 내가 그냥 썼다."



오씨 등 전직 교장 2명은 구속됐고 새로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는 외형적으로는 안정된 상태 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안 학생들의 충격은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인터뷰> 라정흠(△△사립초등학교 교장) : "저희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지금까지 학교 마크를 참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이제는 가리고 다녀야되겠다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은 졸업생들은 전화를 해서 이거 어느 교장한테 받은건데 이 상장을 찢어버려야 할까요 라고 항의성 글을..."



경찰 수사로 드러난 입학장사.



하지만 이번 사건의 시작은 부정입학이 아닌 촌지문제 였습니다.



올초 경찰은 이 학교 일부교사들의 촌지 요구 관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신호(서울광역수사대 지능 3팀 반장) : "핸드폰 해가지고 어머님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 아니면 애가 요즘 많이 이상해졌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자를 손바닥을 친다는 거예요. 전화기에 대고. 자를. 그러면 이 엄마들은 우리 애를 때리는 줄 알고. 아무개 엄마 아무개 애가 좀 이상해 졌어요. 그러면서 툭툭치면 기겁하고 그 다음 날 돈봉투 싸가지고 가는 거예요. 그런게 있다고 그래서..."



경찰이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지에도 이같은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녹취> 학부모 : "네 번은 정례화해요. 분기별로 한번씩 면담을 하게 돼요. 음악이나 미술 같은거 지도는 딴 반에 가서 하잖아요. 그럴때 학교에 가서 만나서 애 상황도 들으면서 그때 가져가는거죠. 50만원에서 100만원."



하지만 촌지부분은 학부모들이 실명 진술을 거부하면서 종결이 됐습니다.



촌지 근절 운동을 벌이는 등 진정한 스승의 길을 가고 있는 많은 선생님도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로 인해 학부모들은 입학 때 뿐만 아니라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후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라정흠(△△사립초등학교 교장) : "선생님들 관리, 학교의 전반적인거 초월해서 전부 관할할 수 있는 지금 가칭비상대책위원회랄까요. 이런식으로 하고 정관을 만들어서 출범을 할려고 하는데 의욕적으로 할려고 하는데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소수의 인원에다 다양한 외국어 교육. 음악은 물론 골프와 수영 등 다양한 예술, 체육활동까지. 연간 7백만원에 이르는 비싼 학비를 내지만 사립초등학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와 경제력을 가진 집안의 어린이들이 모임으로서 어릴 때부터 그들만의 인맥을 쌓고 또래 공동체를 만들수 있다는게 큰 매력입니다.



<인터뷰> 학부모 : "공립은 딱딱하잖아요. 사립은 선생님들이 잘 돌봐주시기도 하고 여기는 다르데 보다는 더 선생님들하고 거리가 가깝고 영어도 많이 시키고 체육도 많이 시키니까..."



하지만 입학장사를 벌여왔다는 수사발표 후 사립초등학교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와 함께 전면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감사대상은 서울의 40개 사립초등학교. 아직 금품이 오갔다는 증거는 없지만 곳곳에서 이상한 입학 행태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는 입학정원 120명외에 교직원 자녀 등 6명을 정원외로 입학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 2곳은 140명과 120명의 정원을 승인받았지만 신입생 추첨 선발당시에는 112명과 90명만 모집한 뒤 이후 전입생 16명과 18명을 추가로 입학시켰습니다.



특별한 학생을 뽑기 위해 추가 모집을 했다는 의혹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송병춘(서울교육청 감사관) : "어떤 수위의 제재조치가 될 것인지는 일단 실태 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교육감님이 판단하실 사안이고 우선 실태 조사는 몇 명 정도나 정원외 모집했는지, 어느 정도 기금을 모금 했는지 어떤 분들이 발전 기금을 내놓았는지..."



자녀의 불이익을 감수하며 입학장사에 관한 내용을제보한 김 모씨. 김씨는 제보한 내용에 대해 자녀로부터 평가를 받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인터뷰> 김모씨 : "이건 아빠가 생각할 때 그 때 당시 잘못해서 아빠도 반칙할뻔 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냐? 나중에 커서 넌 이른 경우가 되면 정상적인 판단을 해서 교육을 시키는게 낫지 않겠느냐? 중학교 정도 가면 이해하지 않을까요? 그럼 그 친구한테 그런 사회적 문제의식을 심어주며 그게 오히려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입학장사 파문 속에서도 사립초등학교 입학 설명회는 속속 열리고 있습니다.



입학 설명회장은 여전히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돕니다.



이른바 명품 교육을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품 교육에 앞서 이미 곪아 있는 교육현장의 치유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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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 넘은 입학장사
    • 입력 2010-10-18 07:33:18
    • 수정2010-10-21 14:55:21
    취재파일K
<앵커 멘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사립초등학교의 입학장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원외에 학생들을 더 뽑거나 전학을 미끼로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받아 오다 적발됐는데요.

일부 학교는 이 돈을 비자금으로 관리하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장사 실태을 취재했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 올 초 입학을 앞둔 첫째 자녀를 서울의 모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로 마음먹고 지원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추첨에서 탈락했고 입학식날 전학대기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올 9월 학교로부터 전학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건은 학교발전기금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김 모씨 : "누구는 많이 내고 적게 내고 말이 많아서 학교 내의 기준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1학년이 1500만원이고 2학년이 천만원이고 3학년이 5백만원인데. 우리 애 같은 경우는 9월 달에 했기 때문에 2학년 선에서 맞춰주겠다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정 그 금액이 힘드시면 성의껏 하셔도 된다 그러더라고요."

고민 끝에 김씨는 3백만원을 준비해 학교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금액이 작아 당장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이 돈을 납부 안하게 되면 전학이 안 되는 겁니까 제가 물어봤죠. 그랬더니 안 되는 건 아니고 이번 기회는 못 하시고 또 다음 기회를 기다려봐라. 그러면 좋은 소식이 갈수도 있다..."

김씨와 해당 학교의 교감의 통화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학부모 : "성의껏 하라면 도대체 어느정도선에서 제가 해야 되는지..."

<녹취> 교감 : "교장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이안 맞을 것 같지 않느냐는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녹취> 학부모 : "돈이 3백만원이면 안 되고 천만원이 면 된다는 게 말이 돼요? 교감)당신 능력이 안 되면 안 오면 되잖아요. 여기는 국립이 아니예요. 여긴 사립이라구요."

김씨는 결국 자녀의 전학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제보자 : "그런 얘기 하면 독대를 해서 되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안 그렇습니까? 독대 해야 되는데 학생들, 선생님들 지나다니녀도 그냥 얘기를 해요. 놀랬어요 정말. 옆에 비서 아가씨 앉아 있는 데도 그 얘기를 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선생님 자체도 거기에 길들여져 있구나. 그래서 여기는 보내면 안 되겠구나 라는 판단이 선 거예요."

이 같은 내용의 확인을 위해 해당 학교를 찾았습니다.

교감 선생님은 취재진이 도착해 면담을 요구하자 다른 쪽 문으로 급히 자리를 피해 버렸고 그 이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교직원 : "(아까 저희 올 때 까지 계셨잖아요? 보셨어요?) 봤죠. (어떻게 보셨어요? 그 때 나가셔서 계속 연락이 없으신 거예요? 전화 드려도 안 받고?) 네..."

취재진은 5일 후 다시 해당 사립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학교 입구에서부터 출입이 막혀버렸습니다.

<녹취> 경비원 : "저희 입장도 있으니까 이해해주세요."

<인터뷰> 00사립 초등학교 교장 : "기부가 조건이 될 수는 없는 거죠. 근데 사실 참 얘기하기 곤란한 부분들도 없지 않아 있어요."

45살 이 모 씨는 지난 2007년 3학년인 자녀를 서울의 유명 사립초등학교로 전학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장은 학교발전기금 천만 원을 내야 입학이 가능하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이 씨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를 위해 돈을 지불했습니다.

<인터뷰> 이 모씨 :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은거예요. 왜냐면 연대가 중요하잖아요. 친구들과.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은건데도 부모 입장은 또 그래도 우리 애 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아니라는 생각이 열 번 들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이 학교 전 교장 오 모 씨와 조 모씨는 이같은 부모 심리를 이용해 자녀입학을 대가로 상습적으로 돈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렇게 돈을 받고 입학시킨 학생이 118명. 매년 정원외 20여명의 학생을 더 입학시키거나 전학시키면서 받은 돈이 18억 4천여만 원.

받은 돈은 환경미화원 등 기능직 직원 명의의 통장에서 비자금으로 관리됐습니다.

<인터뷰> △△초등학교 행정실장 : "(교장 선생님이) 따로 입금을 시키라고 말씀을 하시죠 통장이 왜 10개나 필요했던거죠? 그러니까 너무 많은 액수...잘 모르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자금 가운데 3억 6천만원의 돈은 교사회식비와 명절 선물비 그리고 여행비와 접대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신호(서울광역수사대 지능 3팀 반장) : "1년에 4,5억 씩도 들어오고 하니까. 그리고 또 일부는 어디 시의원 구의원 여기에다가 500만원 줬다. 근데 누가 확인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시의원 구의원 불러다 조사를 해보니까 무슨 소리냐? 내가 돈을 받았냐? 그래서 나중에 불러서 다시 교장 불러서 조사 하니까 사실은 가져갔는데 안 받아서 내가 그냥 내 주머니에 넣고 내가 그냥 썼다."

오씨 등 전직 교장 2명은 구속됐고 새로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는 외형적으로는 안정된 상태 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안 학생들의 충격은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인터뷰> 라정흠(△△사립초등학교 교장) : "저희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지금까지 학교 마크를 참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이제는 가리고 다녀야되겠다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은 졸업생들은 전화를 해서 이거 어느 교장한테 받은건데 이 상장을 찢어버려야 할까요 라고 항의성 글을..."

경찰 수사로 드러난 입학장사.

하지만 이번 사건의 시작은 부정입학이 아닌 촌지문제 였습니다.

올초 경찰은 이 학교 일부교사들의 촌지 요구 관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신호(서울광역수사대 지능 3팀 반장) : "핸드폰 해가지고 어머님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 아니면 애가 요즘 많이 이상해졌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자를 손바닥을 친다는 거예요. 전화기에 대고. 자를. 그러면 이 엄마들은 우리 애를 때리는 줄 알고. 아무개 엄마 아무개 애가 좀 이상해 졌어요. 그러면서 툭툭치면 기겁하고 그 다음 날 돈봉투 싸가지고 가는 거예요. 그런게 있다고 그래서..."

경찰이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지에도 이같은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녹취> 학부모 : "네 번은 정례화해요. 분기별로 한번씩 면담을 하게 돼요. 음악이나 미술 같은거 지도는 딴 반에 가서 하잖아요. 그럴때 학교에 가서 만나서 애 상황도 들으면서 그때 가져가는거죠. 50만원에서 100만원."

하지만 촌지부분은 학부모들이 실명 진술을 거부하면서 종결이 됐습니다.

촌지 근절 운동을 벌이는 등 진정한 스승의 길을 가고 있는 많은 선생님도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로 인해 학부모들은 입학 때 뿐만 아니라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후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라정흠(△△사립초등학교 교장) : "선생님들 관리, 학교의 전반적인거 초월해서 전부 관할할 수 있는 지금 가칭비상대책위원회랄까요. 이런식으로 하고 정관을 만들어서 출범을 할려고 하는데 의욕적으로 할려고 하는데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소수의 인원에다 다양한 외국어 교육. 음악은 물론 골프와 수영 등 다양한 예술, 체육활동까지. 연간 7백만원에 이르는 비싼 학비를 내지만 사립초등학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와 경제력을 가진 집안의 어린이들이 모임으로서 어릴 때부터 그들만의 인맥을 쌓고 또래 공동체를 만들수 있다는게 큰 매력입니다.

<인터뷰> 학부모 : "공립은 딱딱하잖아요. 사립은 선생님들이 잘 돌봐주시기도 하고 여기는 다르데 보다는 더 선생님들하고 거리가 가깝고 영어도 많이 시키고 체육도 많이 시키니까..."

하지만 입학장사를 벌여왔다는 수사발표 후 사립초등학교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와 함께 전면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감사대상은 서울의 40개 사립초등학교. 아직 금품이 오갔다는 증거는 없지만 곳곳에서 이상한 입학 행태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는 입학정원 120명외에 교직원 자녀 등 6명을 정원외로 입학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 2곳은 140명과 120명의 정원을 승인받았지만 신입생 추첨 선발당시에는 112명과 90명만 모집한 뒤 이후 전입생 16명과 18명을 추가로 입학시켰습니다.

특별한 학생을 뽑기 위해 추가 모집을 했다는 의혹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송병춘(서울교육청 감사관) : "어떤 수위의 제재조치가 될 것인지는 일단 실태 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교육감님이 판단하실 사안이고 우선 실태 조사는 몇 명 정도나 정원외 모집했는지, 어느 정도 기금을 모금 했는지 어떤 분들이 발전 기금을 내놓았는지..."

자녀의 불이익을 감수하며 입학장사에 관한 내용을제보한 김 모씨. 김씨는 제보한 내용에 대해 자녀로부터 평가를 받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인터뷰> 김모씨 : "이건 아빠가 생각할 때 그 때 당시 잘못해서 아빠도 반칙할뻔 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냐? 나중에 커서 넌 이른 경우가 되면 정상적인 판단을 해서 교육을 시키는게 낫지 않겠느냐? 중학교 정도 가면 이해하지 않을까요? 그럼 그 친구한테 그런 사회적 문제의식을 심어주며 그게 오히려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입학장사 파문 속에서도 사립초등학교 입학 설명회는 속속 열리고 있습니다.

입학 설명회장은 여전히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돕니다.

이른바 명품 교육을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품 교육에 앞서 이미 곪아 있는 교육현장의 치유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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