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구직자 울리는 ‘KT 사칭’ 채용 사기

입력 2010.11.17 (22:14) 수정 2010.11.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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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T를 사칭한 채용 사기가 적발됐습니다.



정규직을 보장한다며 인턴사원을 뽑아놓고 휴대전화 판매 영업만 시켜왔는데,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



또 다시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전남 순천의 KT 사옥.



이 건물 4층에 있는 한 회사에서 신입사원 면접이 한창입니다.



상호부터 KT로 시작하는 이 회사는, 입사만 하면 사실상 KT 직원이 되는 거라고 말합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인사과장) : "저는 KT에 다니고 있고 우리 ○○○ 님도 KT로 입사하는 겁니다. KT 과장이나 저나 급여 수준은 똑같아요."



이렇게 뽑힌 신입사원들은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신입사원) : "한국통신 관련 회사로 알고 (입사했어요). 건물도 KT다 보니까..."



하지만 사무실 출근 첫날부터 휴대전화 판매 교육만 받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직원) : "10개만 팔아도 130만 원 내지 140만 원을 벌 수 있죠. 그 달에 50개를 팔아버리면 300만 원, 400만 원 가져가는 거에요."



말은 그럴듯 하지만 막상 휴대전화를 팔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반 대리점에선 약정 등을 통해 휴대전화 가격을 수십만 원씩 할인해주지만, 이 회사 직원들은 출고가 그대로 전화기를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값이 비싸다 보니 친인척들을 상대로 억지로 떠넘기다시피 팔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퇴직 사원) : "누가 (비싼 전화로) 바꾸려고 하겠어요? 대리점이 있는데…솔직히 부모님이 다 도와주는 거니까 빚이죠."



무리하게 실적을 채우려다 빚을 떠안은 직원도 상당수입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전직 직원) : "가입 좀 해달라, 몇 개월 지난 다음에 끊어라, 내가 돈 줄게, 이런 식으로 한명당 위약금이 40만 원 정도인데 10명이면 400만 원이에요."



알고 보니 이 회사는 통신회사가 아닌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이었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지사장) : "수익성이 안 나온다는 얘기죠, 매장은 차려놔도…. 왜냐면 공짜폰이니 뭐니 막 싸게 주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인판 체제로 하는 거에요."



KT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KT 관계자 : "인적 판매를 주로 하는 대리점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저희 회사의 후광을 이용해서…. 해당 대리점에다 바로 조치해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리점은 광주와 순천, 전주의 KT 사옥에 입주해 1년 넘게 이런 채용 사기를 벌여왔으며 대전과 목포에도 지사를 낼 계획입니다.



현장추적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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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구직자 울리는 ‘KT 사칭’ 채용 사기
    • 입력 2010-11-17 22:14:58
    • 수정2010-11-18 13: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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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T를 사칭한 채용 사기가 적발됐습니다.

정규직을 보장한다며 인턴사원을 뽑아놓고 휴대전화 판매 영업만 시켜왔는데,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

또 다시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전남 순천의 KT 사옥.

이 건물 4층에 있는 한 회사에서 신입사원 면접이 한창입니다.

상호부터 KT로 시작하는 이 회사는, 입사만 하면 사실상 KT 직원이 되는 거라고 말합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인사과장) : "저는 KT에 다니고 있고 우리 ○○○ 님도 KT로 입사하는 겁니다. KT 과장이나 저나 급여 수준은 똑같아요."

이렇게 뽑힌 신입사원들은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신입사원) : "한국통신 관련 회사로 알고 (입사했어요). 건물도 KT다 보니까..."

하지만 사무실 출근 첫날부터 휴대전화 판매 교육만 받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직원) : "10개만 팔아도 130만 원 내지 140만 원을 벌 수 있죠. 그 달에 50개를 팔아버리면 300만 원, 400만 원 가져가는 거에요."

말은 그럴듯 하지만 막상 휴대전화를 팔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반 대리점에선 약정 등을 통해 휴대전화 가격을 수십만 원씩 할인해주지만, 이 회사 직원들은 출고가 그대로 전화기를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값이 비싸다 보니 친인척들을 상대로 억지로 떠넘기다시피 팔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퇴직 사원) : "누가 (비싼 전화로) 바꾸려고 하겠어요? 대리점이 있는데…솔직히 부모님이 다 도와주는 거니까 빚이죠."

무리하게 실적을 채우려다 빚을 떠안은 직원도 상당수입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전직 직원) : "가입 좀 해달라, 몇 개월 지난 다음에 끊어라, 내가 돈 줄게, 이런 식으로 한명당 위약금이 40만 원 정도인데 10명이면 400만 원이에요."

알고 보니 이 회사는 통신회사가 아닌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이었습니다.

<녹취> KT 사칭업체 (지사장) : "수익성이 안 나온다는 얘기죠, 매장은 차려놔도…. 왜냐면 공짜폰이니 뭐니 막 싸게 주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인판 체제로 하는 거에요."

KT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KT 관계자 : "인적 판매를 주로 하는 대리점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저희 회사의 후광을 이용해서…. 해당 대리점에다 바로 조치해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리점은 광주와 순천, 전주의 KT 사옥에 입주해 1년 넘게 이런 채용 사기를 벌여왔으며 대전과 목포에도 지사를 낼 계획입니다.

현장추적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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