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은 불법” 외교문서 최초 공개

<앵커 멘트>

어제는 을사늑약이 체결된 지 꼭 10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치욕의 역사로 남아 있는 을사늑약 체결의 부당성과 불법성을 제3자의 시각에서 증언한 외교 문서가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박진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러일 전쟁의 와중이던 지난 1905년 11월 18일.

일본은 한국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내용으로 하는 을사늑약을 체결합니다.

당시 서울 주재 독일 공사 잘데른의 보고서는

늑약 체결의 강압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늑약 체결 이틀 뒤 자국 수상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고종 황제는 확고한 자세를 보였고, 계속해서 (늑약 체결은)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체결을 거부한 고종 황제를 대신해 을사늑약 문서에는 당시 외부대신 박제순이 도장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공사는 "외부대신은 일본인들과 협상할 권한은 있으나 조약을 체결할 권한은 없었다.", 따라서, "일본이 늑약 문서를 공개하는 건 명백한 폭력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종황제의 친서 등을 통해 이미 밝혀진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제3국 외교관도 증언한 것입니다.

<인터뷰>정상수(명지대 교수) : "을사늑약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걸 국제적으로 증명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문서는 105년이 흘렀지만 일본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