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리크스, 폭로의 명암

입력 2010.12.18 (12:17) 수정 2011.01.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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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 25만여건을 공개해 지구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세계의 질서를 흔드는 일이라며 비난하고 나섰지만 공익과 알권리를 위해 이번 폭로는 정당하다는 주장도 거셉니다.

위키리크스 폭로의 의미를 구영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위키리크스의 폭로.

<녹취> 줄리안 어산지(위키리크스 설립자) : "미국 정부는 우리가 아무것도 공개하지 못하기를 원합니다.이는 미국 정부의 권력 남용을 공개 못한다는 뜻이니까요."

초강대국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든 외교 전문 25만 건.

<녹취> 힐러리 클린턴(미 국무장관) : "이번 공개는 미국 정보원을 위험에 빠트리게 하고 안보와 외교활동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폭로의 후폭풍이 이처럼 큰 것은 무엇보다, 미국, 나아가 세계 외교의 숨겨진 이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25만 건의 외교전문은 1966년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무부가 전 세계 274개 해외 대사관과 주고받은 비밀 지시와 보고가 담겼습니다.

특히 미국이 외교관들에게 사실상 스파이 노릇을 시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7월 미 국무부가 작성한 전문입니다.

2급 비밀로 외국정부는 공개하지 말라는 이 문건에는 반기문 총장등 유엔 인사들의 신용카드 번호와 일과, 생체적 정보까지 수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르완다 등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해서는 지문과 얼굴이미지, DNA 홍채인식정보까지 수집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곤혹스러운 것은 미국 뿐만은 아닙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작성된 문건만도 1980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녹취> KBS 뉴스 9(11월 29일) :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오늘 공개한 미국 외교문건에서 남북간에 그동안 정상회담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정부는 그동안 여러차례 나온 남북 정상회담 접촉설을 부인해왔습니다."

외교 전문이 그대로 공개되자, 미국과 일부 우방국들은 세계 외교질서를 흔드는 무책임한 폭로라며 비난했습니다.

<녹취> 프라티니(이탈리아 외교장관) : "이번 문건 공개를 강하게 규탄합니다. 이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외교적 선순환 고리를 끊는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미 국무부가 (5일) 업데이트를 지시하면서 지목한 해외 중요 기반시설 목록이 공개되자, 테러 조직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또, 각국 지도자에 대한 원색적인 표현을 그대로 밝혀 개인의 인권침해라는 비난도 있습니다.

실제로 푸틴 러시아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관계를 배트맨과 조수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치광이 김정일 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 친구로 묘사됐습니다.

미국은 설립자인 어산지에 대해 간첩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에릭 홀더(미 법무장관) : "이번 일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범죄 수사를 진행하고있습니다.아직 그 결과를 발표할 상황은 아니지만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알권리를 위해 정당한 행위였다는 찬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위키리크스는 전문을 공개하기 전에 영국의 가디언지 등 세계 주요 언론 5곳에 미리 내용을 제공하고,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언론사들은 각자의 조사팀을 꾸려 내용을 분석하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를 결정했고, 언론 보도와 동시에, 위키리크스도 해당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보도를 결정한 언론사들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11월 29일>“이 문건들은 미국 외교의 목표와 성공과 타협, 좌절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한다고 믿습니다. 보도를 결정한 더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막대한 인적ㆍ물적 부담을 요구하는 크나큰 결정들을 어떻게 하는지를 이 전문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극대화시킨 이런 시도를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어산지는 '과학적 저널리즘'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책임한 폭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디 오스트레일리언/12월 8일> 어산지의 기고문에 "진실은 언제나 승리한다. 위키리크스는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을 개척했다. 과학적 저널리즘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뉴스를 알릴 뿐 아니라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매체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과학적 저널리즘은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하고 근거가 되는 원문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 폭로를 놓고, 합법적이지 않은 절차로 빼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논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논란에 앞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폭로된 정보의 내용입니다.

과연 그 정보가 지켜져야 할 비밀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은폐된 진실인지에 따라 폭로의 정당성도 달라집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일각에서는 불이 났는데 불을 끌생각은 하지 않고 신고한 사람을 구속하려고 한다라는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직시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과연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폭로한 게 더 문제가있는지, 그 정보의 내용에 더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되짚어 봐야 할 것같습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는 이번 외교전문을 폭로하기 전에도 지난 4월에 한편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감춰졌던 진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헬기가 민간인을 적으로 잘못 알고 사격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좋아. 방금 8명 모두에게 발포했어. 2명을 발견해서 계속 발사하고 있어."

이 때문에 어린이와 영국 로이터 기자를 포함한 10여명이 숨졌습니다.

잘못 쏜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대화내용까지 공개됐습니다.

<녹취> "(아이들을 전쟁터로 데려온 건 저들의 잘못이야.) 맞아."

당시 위키리크스는, 현지에 조사팀을 보냈고, 동영상으로 공개된 공격 외에 두건의 공격이 더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로이터는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을 공개하라고 법적 절차를 통해 당국에 청구했지만 미국은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는 진실이 밝혀질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하승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 "세계 각국의 정부가 너무 많은 국가 기밀을 유지하고 있고 그 중에 상당수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공개가 돼야 하는데도 정보 공개법이나 그런 절차에 의해서도 공개를 하지않고 있기 때문에 위키리크스 같은 폭로사이트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고 그렇게 때문에 문제의 발단은 사실은 위키리크스라는 어떤 사이트의 활동이 문제가아니라 정부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문제의 발단이라고 생각합니다."

40년 전쯤에도, 미국에서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1971년, 이른바 '펜타곤 문서 유출 사건'입니다.

당시 군사분석전문가인 대니얼 엘스버그가 뉴욕타임스에 넘긴

'펜타곤 문서'에는 미국이 베트남전 확대를 위해 미함정이 공격을 당한 것처럼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기밀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때도 미국 정부는 뉴욕타임스가 국가기밀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법적 절차를 밟았고, 엘스버그를 간첩행위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스와 엘스버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연방대법원 판결문 중에서>

"언론은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 자유로운 언론만이 정부의 비리를 효과적으로 폭로할 수 있다. "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기존 언론들에게도 자기 점검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세계적 특종거리가 언론사가 아닌 '위키리크스'에 제보됐기 때문입니다.

자사의 이해관계나 외압 때문에 보도할 것도 침묵하지는 않았는지, 또, 받는 자료에만 의존해, 진실을 추적하고 파헤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는지, 기성 언론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최근에 우리언론뿐만이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는 자본이나 권력에 상당한 눈치를 보는 이런 현상들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대중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가상당히 떨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민형, 집단 지성형 언론이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키 리크스가 확보한 전문 가운데 공개된 것은 아직 1%도 안됩니다.

<최후의 심판 파일>이 열릴지, 파장이 얼마나 클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위키리크스 사이트는 폐쇄됐어도, 복제 사이트는 수백개가 생겼고, 어산지가 구금된 중에도, 폭로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꼭 위키리크스가 아니어도, 새로운 형태의 내부고발과 정보유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보기술의 발달 속에서 ‘국가비밀’의 한계도,‘국익’이라는 통제의 논리도, 기존 언론의 위상도, 모두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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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 리크스, 폭로의 명암
    • 입력 2010-12-18 12:17:46
    • 수정2011-01-12 17: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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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 25만여건을 공개해 지구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세계의 질서를 흔드는 일이라며 비난하고 나섰지만 공익과 알권리를 위해 이번 폭로는 정당하다는 주장도 거셉니다. 위키리크스 폭로의 의미를 구영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위키리크스의 폭로. <녹취> 줄리안 어산지(위키리크스 설립자) : "미국 정부는 우리가 아무것도 공개하지 못하기를 원합니다.이는 미국 정부의 권력 남용을 공개 못한다는 뜻이니까요." 초강대국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든 외교 전문 25만 건. <녹취> 힐러리 클린턴(미 국무장관) : "이번 공개는 미국 정보원을 위험에 빠트리게 하고 안보와 외교활동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폭로의 후폭풍이 이처럼 큰 것은 무엇보다, 미국, 나아가 세계 외교의 숨겨진 이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25만 건의 외교전문은 1966년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무부가 전 세계 274개 해외 대사관과 주고받은 비밀 지시와 보고가 담겼습니다. 특히 미국이 외교관들에게 사실상 스파이 노릇을 시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7월 미 국무부가 작성한 전문입니다. 2급 비밀로 외국정부는 공개하지 말라는 이 문건에는 반기문 총장등 유엔 인사들의 신용카드 번호와 일과, 생체적 정보까지 수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르완다 등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해서는 지문과 얼굴이미지, DNA 홍채인식정보까지 수집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곤혹스러운 것은 미국 뿐만은 아닙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작성된 문건만도 1980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녹취> KBS 뉴스 9(11월 29일) :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오늘 공개한 미국 외교문건에서 남북간에 그동안 정상회담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정부는 그동안 여러차례 나온 남북 정상회담 접촉설을 부인해왔습니다." 외교 전문이 그대로 공개되자, 미국과 일부 우방국들은 세계 외교질서를 흔드는 무책임한 폭로라며 비난했습니다. <녹취> 프라티니(이탈리아 외교장관) : "이번 문건 공개를 강하게 규탄합니다. 이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외교적 선순환 고리를 끊는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미 국무부가 (5일) 업데이트를 지시하면서 지목한 해외 중요 기반시설 목록이 공개되자, 테러 조직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또, 각국 지도자에 대한 원색적인 표현을 그대로 밝혀 개인의 인권침해라는 비난도 있습니다. 실제로 푸틴 러시아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관계를 배트맨과 조수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치광이 김정일 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 친구로 묘사됐습니다. 미국은 설립자인 어산지에 대해 간첩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에릭 홀더(미 법무장관) : "이번 일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범죄 수사를 진행하고있습니다.아직 그 결과를 발표할 상황은 아니지만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알권리를 위해 정당한 행위였다는 찬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위키리크스는 전문을 공개하기 전에 영국의 가디언지 등 세계 주요 언론 5곳에 미리 내용을 제공하고,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언론사들은 각자의 조사팀을 꾸려 내용을 분석하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를 결정했고, 언론 보도와 동시에, 위키리크스도 해당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보도를 결정한 언론사들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11월 29일>“이 문건들은 미국 외교의 목표와 성공과 타협, 좌절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한다고 믿습니다. 보도를 결정한 더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막대한 인적ㆍ물적 부담을 요구하는 크나큰 결정들을 어떻게 하는지를 이 전문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극대화시킨 이런 시도를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어산지는 '과학적 저널리즘'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책임한 폭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디 오스트레일리언/12월 8일> 어산지의 기고문에 "진실은 언제나 승리한다. 위키리크스는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을 개척했다. 과학적 저널리즘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뉴스를 알릴 뿐 아니라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매체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과학적 저널리즘은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하고 근거가 되는 원문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 폭로를 놓고, 합법적이지 않은 절차로 빼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논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논란에 앞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폭로된 정보의 내용입니다. 과연 그 정보가 지켜져야 할 비밀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은폐된 진실인지에 따라 폭로의 정당성도 달라집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일각에서는 불이 났는데 불을 끌생각은 하지 않고 신고한 사람을 구속하려고 한다라는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직시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과연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폭로한 게 더 문제가있는지, 그 정보의 내용에 더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되짚어 봐야 할 것같습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는 이번 외교전문을 폭로하기 전에도 지난 4월에 한편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감춰졌던 진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헬기가 민간인을 적으로 잘못 알고 사격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좋아. 방금 8명 모두에게 발포했어. 2명을 발견해서 계속 발사하고 있어." 이 때문에 어린이와 영국 로이터 기자를 포함한 10여명이 숨졌습니다. 잘못 쏜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대화내용까지 공개됐습니다. <녹취> "(아이들을 전쟁터로 데려온 건 저들의 잘못이야.) 맞아." 당시 위키리크스는, 현지에 조사팀을 보냈고, 동영상으로 공개된 공격 외에 두건의 공격이 더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로이터는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을 공개하라고 법적 절차를 통해 당국에 청구했지만 미국은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는 진실이 밝혀질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하승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 "세계 각국의 정부가 너무 많은 국가 기밀을 유지하고 있고 그 중에 상당수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공개가 돼야 하는데도 정보 공개법이나 그런 절차에 의해서도 공개를 하지않고 있기 때문에 위키리크스 같은 폭로사이트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고 그렇게 때문에 문제의 발단은 사실은 위키리크스라는 어떤 사이트의 활동이 문제가아니라 정부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문제의 발단이라고 생각합니다." 40년 전쯤에도, 미국에서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1971년, 이른바 '펜타곤 문서 유출 사건'입니다. 당시 군사분석전문가인 대니얼 엘스버그가 뉴욕타임스에 넘긴 '펜타곤 문서'에는 미국이 베트남전 확대를 위해 미함정이 공격을 당한 것처럼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기밀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때도 미국 정부는 뉴욕타임스가 국가기밀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법적 절차를 밟았고, 엘스버그를 간첩행위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스와 엘스버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연방대법원 판결문 중에서> "언론은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 자유로운 언론만이 정부의 비리를 효과적으로 폭로할 수 있다. "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기존 언론들에게도 자기 점검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세계적 특종거리가 언론사가 아닌 '위키리크스'에 제보됐기 때문입니다. 자사의 이해관계나 외압 때문에 보도할 것도 침묵하지는 않았는지, 또, 받는 자료에만 의존해, 진실을 추적하고 파헤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는지, 기성 언론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최근에 우리언론뿐만이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는 자본이나 권력에 상당한 눈치를 보는 이런 현상들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대중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가상당히 떨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민형, 집단 지성형 언론이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키 리크스가 확보한 전문 가운데 공개된 것은 아직 1%도 안됩니다. <최후의 심판 파일>이 열릴지, 파장이 얼마나 클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위키리크스 사이트는 폐쇄됐어도, 복제 사이트는 수백개가 생겼고, 어산지가 구금된 중에도, 폭로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꼭 위키리크스가 아니어도, 새로운 형태의 내부고발과 정보유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보기술의 발달 속에서 ‘국가비밀’의 한계도,‘국익’이라는 통제의 논리도, 기존 언론의 위상도, 모두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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