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일반약 슈퍼 판매’ 찬반 논란

입력 2011.01.06 (22:12) 수정 2011.01.06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감기약 딱 하나만 사면되는데 늦은밤이나 휴일이면 문 연 약국 찾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문, 일반의약품으로 나눠 약을 판매하는데 의사가 처방하느냐, 마느냐만 다르고 모두 약국에서만 팔 수 있습니다.



먼저, 오수호 기자가 늦은 밤 약국을 찾아봤는데 참 많이 헤매야 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에서 심야 응급약국을 찾아가 봤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은 동대문의 한 약국.



10km 넘게 떨어져 있어 차로도 30분 이상 걸립니다.



<녹취> 심야 응급 약국 약사 : "복통이나 설사, 해열제 때문에... 꾸준히 많이들 오세요."



이런 심야약국은 전국에 고작 59곳입니다.



특히 24시간 응급 약국은 12곳에 불과하고, 일부 새벽까지 운영하는 약국은 강원도와 경상북도엔 전혀 없습니다.



응급상황으로 약국을 찾는 시민들은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고태진(서울 봉천동) : "여름에 배 아파서 12시 넘어서 약 사러 약국 갔는데 다 문 닫고 다른 데서는 안 파니까.."



때문에 감기나 속쓰림 같은 가벼운 증세에도 병원 응급실을 찾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민명(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 "약국이 문 닫아서 응급실 찾았는데 검사 하고 뭐 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리죠."



하지만 대한 약사회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심야약국이 적자가 심하다며, 일부 약사들은 운영에 부정적입니다.



<녹취> 약사(음성변조) : "가정에서 상비약을 구비해 놓으면 심야응급약국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약사회 측은 24시간 응급 약국은 줄이고 일부 새벽시간까지 운영하는 약국만 늘릴 계획입니다.



<앵커 멘트>



만약 외국처럼. 간단한 일반 의약품 정도는 슈퍼 같은 데서 쉽게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편리할 거다, 아니다, 오남용이 심각해 질거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현호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의료관련 시민 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가정 상비약은 약국이 아닌 슈퍼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이나 심야시간엔 불편이 큰 만큼 해열제나 소화제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조중근(시민연합 상임대표) : "가정상비약을 주말이나 심야에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국민 편익이 증대되고 제약업체간 가격 경쟁에 의한 약값 인하로..."



하지만 대한약사회는 반대 입장입니다.



쉽게 살 수 있게 되면 무엇보다 약품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영달(대한약사회 홍보이사) : "의약품 부작용이 보고됐을 때 신속한 회수 등 안전 관리는 물론 청소년이나 노인 등 정보취약 계층의 무분별한 복용으로 인한..."



보건복지부 역시 의약품 정책에서 우선되는 기준은 접근성이나 편리성보다는 안전성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양쪽 의견 들어봤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직접 취재한 국현호 기자 나왔습니다.



국현호 기자! KBS가 직접 여론조사를 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천명 넘는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우선 국민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사람은 심야나 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불편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해열제, 소화제를 편의점 등에서 파는 것에 대해선 응답자의 78%가 찬성했습니다.



판매를 허용해야 하는 약품으로는 41% 정도가 진통제와 해열제를 꼽았고, 소화제 30%, 감기약 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 상비약의 판매 장소에 대해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까지가 57%였고, 또 대형 마트까지 확대하자는 의견도 18%나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했구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입니다.



그럼,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정은 어떨까요?



로스앤젤레스 이동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주택가의 한 편의점입니다.



식품과 음료, 술, 담배를 파는 곳이지만 진열장 한 켠에는 약품들이 가득합니다.



<녹취>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픈데요? (예전에는 어떤 약을 드셨어요?)"



밤늦게 약국 문을 두드릴 필요도 없고, 의사의 처방전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뷰>하룬 러식(LA 편의점 운영) : "진통제인를 많이 찾습니다. 처방전 없이 그냥 살 수 있어요."



심야에나 휴일에도 언제든지 비상약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병원과 약국이 먼 곳에서도 늘 안심이 됩니다.



<인터뷰>슈레 오닐(약품 구매자) : "24시간 문을 여는 가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와서 약이나 진통제를 사서 먹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일반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약품만도 8백 여가지 10만 개 품목이 넘습니다.



영국도 간단한 의약품은 일반 가게에서 판매하도록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2년 전부터 일반 의약품의 95%를 동네 슈퍼에서 살 수 있습니다.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만 5천 개가 넘습니다.



이 중 국민 편의를 위해 기초적인 가정 상비약 정도는 이제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판매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오남용을 막기위한 안전장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쌍방향 예고>



서민금융 활성화를 내세우며 ’미소금융’등 여러 대책이 나왔습니다.



서민들은 여전히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내일 이슈앤뉴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KBS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받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일반약 슈퍼 판매’ 찬반 논란
    • 입력 2011-01-06 22:12:30
    • 수정2011-01-06 22:20:09
    뉴스 9
<앵커 멘트>

감기약 딱 하나만 사면되는데 늦은밤이나 휴일이면 문 연 약국 찾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문, 일반의약품으로 나눠 약을 판매하는데 의사가 처방하느냐, 마느냐만 다르고 모두 약국에서만 팔 수 있습니다.

먼저, 오수호 기자가 늦은 밤 약국을 찾아봤는데 참 많이 헤매야 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에서 심야 응급약국을 찾아가 봤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은 동대문의 한 약국.

10km 넘게 떨어져 있어 차로도 30분 이상 걸립니다.

<녹취> 심야 응급 약국 약사 : "복통이나 설사, 해열제 때문에... 꾸준히 많이들 오세요."

이런 심야약국은 전국에 고작 59곳입니다.

특히 24시간 응급 약국은 12곳에 불과하고, 일부 새벽까지 운영하는 약국은 강원도와 경상북도엔 전혀 없습니다.

응급상황으로 약국을 찾는 시민들은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고태진(서울 봉천동) : "여름에 배 아파서 12시 넘어서 약 사러 약국 갔는데 다 문 닫고 다른 데서는 안 파니까.."

때문에 감기나 속쓰림 같은 가벼운 증세에도 병원 응급실을 찾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민명(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 "약국이 문 닫아서 응급실 찾았는데 검사 하고 뭐 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리죠."

하지만 대한 약사회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심야약국이 적자가 심하다며, 일부 약사들은 운영에 부정적입니다.

<녹취> 약사(음성변조) : "가정에서 상비약을 구비해 놓으면 심야응급약국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약사회 측은 24시간 응급 약국은 줄이고 일부 새벽시간까지 운영하는 약국만 늘릴 계획입니다.

<앵커 멘트>

만약 외국처럼. 간단한 일반 의약품 정도는 슈퍼 같은 데서 쉽게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편리할 거다, 아니다, 오남용이 심각해 질거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현호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의료관련 시민 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가정 상비약은 약국이 아닌 슈퍼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이나 심야시간엔 불편이 큰 만큼 해열제나 소화제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조중근(시민연합 상임대표) : "가정상비약을 주말이나 심야에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국민 편익이 증대되고 제약업체간 가격 경쟁에 의한 약값 인하로..."

하지만 대한약사회는 반대 입장입니다.

쉽게 살 수 있게 되면 무엇보다 약품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영달(대한약사회 홍보이사) : "의약품 부작용이 보고됐을 때 신속한 회수 등 안전 관리는 물론 청소년이나 노인 등 정보취약 계층의 무분별한 복용으로 인한..."

보건복지부 역시 의약품 정책에서 우선되는 기준은 접근성이나 편리성보다는 안전성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양쪽 의견 들어봤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직접 취재한 국현호 기자 나왔습니다.

국현호 기자! KBS가 직접 여론조사를 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천명 넘는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우선 국민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사람은 심야나 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불편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해열제, 소화제를 편의점 등에서 파는 것에 대해선 응답자의 78%가 찬성했습니다.

판매를 허용해야 하는 약품으로는 41% 정도가 진통제와 해열제를 꼽았고, 소화제 30%, 감기약 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 상비약의 판매 장소에 대해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까지가 57%였고, 또 대형 마트까지 확대하자는 의견도 18%나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했구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입니다.

그럼,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정은 어떨까요?

로스앤젤레스 이동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주택가의 한 편의점입니다.

식품과 음료, 술, 담배를 파는 곳이지만 진열장 한 켠에는 약품들이 가득합니다.

<녹취>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픈데요? (예전에는 어떤 약을 드셨어요?)"

밤늦게 약국 문을 두드릴 필요도 없고, 의사의 처방전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뷰>하룬 러식(LA 편의점 운영) : "진통제인를 많이 찾습니다. 처방전 없이 그냥 살 수 있어요."

심야에나 휴일에도 언제든지 비상약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병원과 약국이 먼 곳에서도 늘 안심이 됩니다.

<인터뷰>슈레 오닐(약품 구매자) : "24시간 문을 여는 가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와서 약이나 진통제를 사서 먹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일반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약품만도 8백 여가지 10만 개 품목이 넘습니다.

영국도 간단한 의약품은 일반 가게에서 판매하도록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2년 전부터 일반 의약품의 95%를 동네 슈퍼에서 살 수 있습니다.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만 5천 개가 넘습니다.

이 중 국민 편의를 위해 기초적인 가정 상비약 정도는 이제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판매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오남용을 막기위한 안전장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쌍방향 예고>

서민금융 활성화를 내세우며 ’미소금융’등 여러 대책이 나왔습니다.

서민들은 여전히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내일 이슈앤뉴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KBS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받겠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