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강추위 속 예비 전력 위험수위

입력 2011.01.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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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밤에 한반도를 찍은 위성사진입니다.



남한 지역은 평소 이렇게 불빛이 환하지만,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 일부 정전사태도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후 전남 여수의 국가산업단지가 20여분간 정전돼 20여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후 한국전력거래소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전압 보시라니까요.여수. 여수 1호기 찍혔잖아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전압이 갑자기 낮아진 것입니다.



이 순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석유화학업체 굴뚝마다 화염이 치솟습니다.



정전으로 인한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긴급히 배출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석유화학업체 직원 : "지금 같은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한 가스나 이런 것들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그걸 배출하지 않으면 다 터져버리거나 폭발을 하죠."



오후 4시 10분부터 20분간 발생한 정전으로 GS칼텍스와 제일모직 등 20여 개 업체의 공장 가동이 멈춰섰습니다.



전기 공급은 재개됐지만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가 눌어붙는 등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가 났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최소 사나흘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전은 오늘 정전 사고가 여수 화력발전소에서 여수산업단지 내 변전소로 가는 15만4천 볼트의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져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 낮 12시, 최대 전력수요는 7314만kW로 사상최대.



올 겨울들어서만 벌써 네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같은 겨울철 전력난, 난방용 전기사용이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은데요.



그 실태를 변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붐비는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입니다.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온 바깥과 달리 포근한 기운이 여기저기서 퍼져나옵니다.



열 영상 카메라로 실내를 촬영해 보니 ’따뜻함’을 뜻하는 붉은색이 화면에 곳곳에 나타납니다.



온도계로 측정한 실내 온도는 21도 이상으로, 에너지관리공단 권장 최고 온도인 20도를 훌쩍 넘겼습니다.



<인터뷰>강호연(대학생) : "백화점이나 실내에 갔을 때 난방을 많이 틀어서 피부가 건조할 정도로 많이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사무실의 과잉난방도 겨울철 전력 사용량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100여 명이 일하는 이 사무실의 실내 온도는 우리나라 7월 평균기온인 영상 25도.



그런데도 회사원들은 자리마다 개인 전열기를 갖춰놓고 하루 서너 시간 이상 틀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민정(회사원) : "전열기가 전력소모가 크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달리 혹독한 한파가 이달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난방용 전기의 과잉사용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오늘도 예비전력이 404만 킬로와트로 떨어졌던데, 전력상황 심각한 건가요?



<답변>



예비전력이 400만㎾ 미만이면 말그대로 ’비상상황’입니다.



그 이하로 내려가면 발전소 비상출력이 시작되고, 한전이 변압 조정을 하게됩니다.



발전소 한 기라도 고장나면 일부 지역에선 정전 피해가 불가피하고요.



전기 품질이 낮아져 산업 불량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부 공장과 공공기관에선 오늘부터 자발적 절약에 들어갔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15개 공장 가운데 5개 공장이 생산을 멈췄습니다.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 측이 오전 오후 1시간씩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입니다.



<인터뷰>김영길(현대제철 에너지담당 이사) : "전력사용량의 20%을 줄임으로써 서울시 전체사용량의 2.4%에 해당하는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성신양회 등 30여 곳도 전기공급이 일시 제한됐습니다.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의 난방을 하루에 2시간 멈추고 실내온도도 18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민센터는 실내 기온이 28도를 가리킵니다.



권장 실내온도보다 무려 10도나 높습니다.



<녹취> 주민센터 직원 : "저도 지금 상당히 당혹스럽네요."



서울의 한 정부 산하 단체 역시 사무실 내부가 21도가 넘습니다.



사용이 금지된 온풍기를 틀어 놓은 지방 자치단체도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 전열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내복 착용을 권장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태용(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서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오늘과 같은 비상한 조치가 마련됐습니다."



비상상황을 맞아 모범을 보이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아직 일부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겨울철 전기 수요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어떤 곳입니까?



<답변>



네, 산업용 전기가 절반이상을 차지하지만, 문제는 난방전기입니다.



겨울철 난방 전기 비중은 5년전 18%에서 올해는 24%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에너지 가격의 왜곡이 주 원인인데요, 등유값이 23% 오르는 사이, 비교적 쌌던 전기요금은 16%만 올랐습니다.



이로인해 전기사용량은 31%나 늘었는데, 등유사용량은 60% 가까이 줄었습니다.



등유난방이 전기난방으로 대체되면서 전력난이 커지고 있는건데, 이 때문에 겨울철 전력대란은 결국 정책의 실패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채소와 화훼 농가가 몰려있는 비닐 하우스 단지, 난방용 기름값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함께 쓰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최진호(농업인) : "과거에 비해 난방용 유류에 대한 세제 혜택도 줄고, 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의 경우 난방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했었지만 이번에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기획재정부 관계자 : "그때(2008년) 고유가였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올해는) 아직 검토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의 전력 수급 계획도 결과적으로 크게 어긋나버렸습니다.



지난 연말 지식경제부가 낸 전력수급계획 보고서, 올해 전력 최대 수요 목표치를 7천 2백여만 킬로와트로 잡았지만, 오늘 이미 이 수치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전력공급을 늘리면 해결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발전소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작정 늘릴 경우 봄과 가을에는 상당수 설비를 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발호(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현행 전력 체제에서는) 외국처럼, 예를들어 단열을 강화한다거나 열효율, 에너지 효율을 좋게 한다거나 흔히 있는 그런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당장은 불필요한 전력 수요를 줄이는 가운데, 전력 수급이나 에너지 공급 체계에 대한 그림을 더 세밀하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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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강추위 속 예비 전력 위험수위
    • 입력 2011-01-17 22:13:56
    뉴스 9
<앵커 멘트>

밤에 한반도를 찍은 위성사진입니다.

남한 지역은 평소 이렇게 불빛이 환하지만,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 일부 정전사태도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후 전남 여수의 국가산업단지가 20여분간 정전돼 20여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후 한국전력거래소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전압 보시라니까요.여수. 여수 1호기 찍혔잖아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전압이 갑자기 낮아진 것입니다.

이 순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석유화학업체 굴뚝마다 화염이 치솟습니다.

정전으로 인한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긴급히 배출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석유화학업체 직원 : "지금 같은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한 가스나 이런 것들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그걸 배출하지 않으면 다 터져버리거나 폭발을 하죠."

오후 4시 10분부터 20분간 발생한 정전으로 GS칼텍스와 제일모직 등 20여 개 업체의 공장 가동이 멈춰섰습니다.

전기 공급은 재개됐지만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가 눌어붙는 등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가 났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최소 사나흘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전은 오늘 정전 사고가 여수 화력발전소에서 여수산업단지 내 변전소로 가는 15만4천 볼트의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져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 낮 12시, 최대 전력수요는 7314만kW로 사상최대.

올 겨울들어서만 벌써 네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같은 겨울철 전력난, 난방용 전기사용이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은데요.

그 실태를 변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붐비는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입니다.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온 바깥과 달리 포근한 기운이 여기저기서 퍼져나옵니다.

열 영상 카메라로 실내를 촬영해 보니 ’따뜻함’을 뜻하는 붉은색이 화면에 곳곳에 나타납니다.

온도계로 측정한 실내 온도는 21도 이상으로, 에너지관리공단 권장 최고 온도인 20도를 훌쩍 넘겼습니다.

<인터뷰>강호연(대학생) : "백화점이나 실내에 갔을 때 난방을 많이 틀어서 피부가 건조할 정도로 많이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사무실의 과잉난방도 겨울철 전력 사용량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100여 명이 일하는 이 사무실의 실내 온도는 우리나라 7월 평균기온인 영상 25도.

그런데도 회사원들은 자리마다 개인 전열기를 갖춰놓고 하루 서너 시간 이상 틀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민정(회사원) : "전열기가 전력소모가 크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달리 혹독한 한파가 이달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난방용 전기의 과잉사용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오늘도 예비전력이 404만 킬로와트로 떨어졌던데, 전력상황 심각한 건가요?

<답변>

예비전력이 400만㎾ 미만이면 말그대로 ’비상상황’입니다.

그 이하로 내려가면 발전소 비상출력이 시작되고, 한전이 변압 조정을 하게됩니다.

발전소 한 기라도 고장나면 일부 지역에선 정전 피해가 불가피하고요.

전기 품질이 낮아져 산업 불량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부 공장과 공공기관에선 오늘부터 자발적 절약에 들어갔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15개 공장 가운데 5개 공장이 생산을 멈췄습니다.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회사 측이 오전 오후 1시간씩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입니다.

<인터뷰>김영길(현대제철 에너지담당 이사) : "전력사용량의 20%을 줄임으로써 서울시 전체사용량의 2.4%에 해당하는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성신양회 등 30여 곳도 전기공급이 일시 제한됐습니다.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의 난방을 하루에 2시간 멈추고 실내온도도 18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민센터는 실내 기온이 28도를 가리킵니다.

권장 실내온도보다 무려 10도나 높습니다.

<녹취> 주민센터 직원 : "저도 지금 상당히 당혹스럽네요."

서울의 한 정부 산하 단체 역시 사무실 내부가 21도가 넘습니다.

사용이 금지된 온풍기를 틀어 놓은 지방 자치단체도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 전열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내복 착용을 권장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태용(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서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오늘과 같은 비상한 조치가 마련됐습니다."

비상상황을 맞아 모범을 보이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아직 일부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겨울철 전기 수요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어떤 곳입니까?

<답변>

네, 산업용 전기가 절반이상을 차지하지만, 문제는 난방전기입니다.

겨울철 난방 전기 비중은 5년전 18%에서 올해는 24%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에너지 가격의 왜곡이 주 원인인데요, 등유값이 23% 오르는 사이, 비교적 쌌던 전기요금은 16%만 올랐습니다.

이로인해 전기사용량은 31%나 늘었는데, 등유사용량은 60% 가까이 줄었습니다.

등유난방이 전기난방으로 대체되면서 전력난이 커지고 있는건데, 이 때문에 겨울철 전력대란은 결국 정책의 실패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채소와 화훼 농가가 몰려있는 비닐 하우스 단지, 난방용 기름값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함께 쓰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최진호(농업인) : "과거에 비해 난방용 유류에 대한 세제 혜택도 줄고, 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의 경우 난방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했었지만 이번에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기획재정부 관계자 : "그때(2008년) 고유가였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올해는) 아직 검토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의 전력 수급 계획도 결과적으로 크게 어긋나버렸습니다.

지난 연말 지식경제부가 낸 전력수급계획 보고서, 올해 전력 최대 수요 목표치를 7천 2백여만 킬로와트로 잡았지만, 오늘 이미 이 수치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전력공급을 늘리면 해결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발전소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작정 늘릴 경우 봄과 가을에는 상당수 설비를 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발호(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현행 전력 체제에서는) 외국처럼, 예를들어 단열을 강화한다거나 열효율, 에너지 효율을 좋게 한다거나 흔히 있는 그런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당장은 불필요한 전력 수요를 줄이는 가운데, 전력 수급이나 에너지 공급 체계에 대한 그림을 더 세밀하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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