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친딸 2명 살해…비정한 모정

입력 2011.01.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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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을까요?

두 살난 친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검거됐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여성이 전에도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건데 사연이 복잡합니다.

정수영 기자, 10년 전에도 자기 딸을 살해했었다는거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낳은 친딸을 둘씩이나 살해했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힙니다.

도대체 왤까. 무엇이 스스로 낳은 어린 생명을 스스로 짓밟게 만들었을까.

생활이 짜증났다, 울음을 그치지 않아 욱해서 때렸다는 게 경찰에 밝힌 이유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3월 경남 양산, 야산을 지나던 동네 주민은 나무 밑에 버려진 정체불명의 물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불에 싸인 채 버려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아이 사체였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아이를 살해한 범인은 다름 아닌 아이의 친엄마 35살 임모 씨였습니다.

평소 가정불화로 다툼이 잦던 임 씨 부부...

지난해 2월, 임 씨는 가출을 결심하고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집을 나왔는데요.

가출 당일, 집 부근 놀이터에서 칭얼대는 딸을 본 임씨는 주먹으로 수차례 딸의 머리를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인터뷰> 한성환(경사/울산동부경찰서) :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시댁이나 남편에 대한 어떤 불만, 딸이 또 유달리 칭얼대고 울고 그러니까 살해할 것을 마음먹고 그렇게 한 걸로 생각합니다.”

그날 오후 임 씨는 울산에서 양산으로 이동해 살해한 딸을 이불로 뒤덮어 인근 야산에 몰래 버렸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남편 :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죠. 아무 것도 손에 안 잡히고 부모님께 뭐라고 말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임 씨가 지난 2001년에도 생후 4개월 된 자신의 딸을 살해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동거남의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리던 임 씨는 우발적으로 격분해 갓난아기인 딸을 숨지게 했는데요.

도대체 임씨는 왜 자신이 낳은 딸을 둘씩이나 살해하게 된 것일까?

임씨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아 고아로 자랐고, 이 후 입양 가정에서 조차도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린 나이에 돈을 벌어야 했는데요.

<녹취> 피의자 임 씨 지인 : “자기가 고아로 자라왔어요 (입양된 가정의) 엄마의 매일 화투치고 술 마시고 아빠 밥은 매일 자기가 차려주고 그랬데요.”

임 씨가 스물여섯 살 되던 해 서른네 살 김모 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동거남 김 씨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에 시달려야 했던 임 씨, 급기야 극도로 피폐해진 정신 상태로 4개월 된 친딸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당시 법원은 임 씨가 동거남이 저지른 폭행으로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로 보고 집행 유예를 선고해 딸을 살해한 죗값을 엄하게 묻지 않았습니다.

2005년 울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임 씨.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지금의 남편과 가정을 꾸렸습니다.

이듬해 아들까지 낳은 임씨. 유달리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는데요.

<녹취> 임 씨 친구 : “놀이터에서 (첫째 아들이) 다치고 그러면 되게 과잉보호 식으로 (임씨가) 그랬어요.”

그러나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원치 않았던 둘째를 가진 임 씨는 임신 중절 수술을 하겠다고 나서 아이를 원하던 남편과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임신 사실 마저도 숨겼는데요, 동네 주민들은 임씨가 살이 찐 것으로 잘못 알았다고 합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임신한 사실을 배부를 때까지 말 안 했어요 전부 다 임신했는지 몰랐어요.”

어렵게 세상 빛을 본 둘째 딸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극도로 체구가 왜소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친구 : “그런 아기는 처음 봤어요 사람 같지가 않더라고요 완전 미숙아처럼 (작더라고요..)”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남편과 갈등이 깊어진 임 씨는 집안에만 틀어박혀 심각한 대인 기피 증세를 보였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생활고 때문에 생활 자체나 아저씨하고 사이도 그렇고요 (힘들어 했어요)”

출산 후 바깥출입이 전혀 없었던 임 씨... 동네 주민들은 모두 임씨 가족이 이사 간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친구 : “큰 애 있을 때는 (놀이터에) 나왔어요 애가 하나니까 놀이터 만날 살았죠 그런데 둘째 낳고 동시에 얼굴조차 안 보였어요.”

우울감에 빠져 지낸 임 씨는 자살마저 시도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임 씨 말로는)우울증 때문에 뛰어내리려다가 신랑이 한 번 잡은 적이 있다고 그랬어요.”

급기야 딸을 데리고 가출한 임 씨는 극도로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 빠진 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을 수차례 구타해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 “생활이 짜증나고..집나가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아 욱해서 때렸어요.”

딸을 살해한 뒤 약 8개월 동안 임 씨는 울산의 다방들을 전전하며 가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 “아래, 위 몰라보고 건방져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말도 함부로 하고 그러더라고요.”

임 씨를 기억하는 주민들도 임씨의 폭언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여자 치고는 너무 언어폭력이 심했어요 욕은 그냥 다반사였습니다.”

딸을 살해한 뒤 도피 생활을 하던 임 씨가 경찰에 꼬리를 잡힌 결정적 이유는 임 씨 주변 인물의 제보였습니다.

술에 취한 임 씨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았고 임 씨 지인은 이를 경찰에 알렸습니다.

<인터뷰> 한성환(경사/울산동부경찰서) : “아이의 수사 기록이 1년 동안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겼는데요 제보자가 있어서 검거하게 됐다.”

임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아이의 소재가 불확실한 점과 전과기록을 확인한 경찰의 추궁에 순순히 범행 사실을 털어놨는데요.

사건 이후 충격에 빠진 남편은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아들과 함께 칩거하고 있습니다.

불행했던 성장과정과 결혼 생활 끝에 임 씨가 저지른 극단적 행동으로 남편과 지인들은 물론 지역 사회가 커다란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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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친딸 2명 살해…비정한 모정
    • 입력 2011-01-19 0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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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을까요? 두 살난 친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검거됐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여성이 전에도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건데 사연이 복잡합니다. 정수영 기자, 10년 전에도 자기 딸을 살해했었다는거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낳은 친딸을 둘씩이나 살해했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힙니다. 도대체 왤까. 무엇이 스스로 낳은 어린 생명을 스스로 짓밟게 만들었을까. 생활이 짜증났다, 울음을 그치지 않아 욱해서 때렸다는 게 경찰에 밝힌 이유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3월 경남 양산, 야산을 지나던 동네 주민은 나무 밑에 버려진 정체불명의 물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불에 싸인 채 버려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아이 사체였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아이를 살해한 범인은 다름 아닌 아이의 친엄마 35살 임모 씨였습니다. 평소 가정불화로 다툼이 잦던 임 씨 부부... 지난해 2월, 임 씨는 가출을 결심하고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집을 나왔는데요. 가출 당일, 집 부근 놀이터에서 칭얼대는 딸을 본 임씨는 주먹으로 수차례 딸의 머리를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인터뷰> 한성환(경사/울산동부경찰서) :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시댁이나 남편에 대한 어떤 불만, 딸이 또 유달리 칭얼대고 울고 그러니까 살해할 것을 마음먹고 그렇게 한 걸로 생각합니다.” 그날 오후 임 씨는 울산에서 양산으로 이동해 살해한 딸을 이불로 뒤덮어 인근 야산에 몰래 버렸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남편 :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죠. 아무 것도 손에 안 잡히고 부모님께 뭐라고 말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임 씨가 지난 2001년에도 생후 4개월 된 자신의 딸을 살해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동거남의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리던 임 씨는 우발적으로 격분해 갓난아기인 딸을 숨지게 했는데요. 도대체 임씨는 왜 자신이 낳은 딸을 둘씩이나 살해하게 된 것일까? 임씨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아 고아로 자랐고, 이 후 입양 가정에서 조차도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린 나이에 돈을 벌어야 했는데요. <녹취> 피의자 임 씨 지인 : “자기가 고아로 자라왔어요 (입양된 가정의) 엄마의 매일 화투치고 술 마시고 아빠 밥은 매일 자기가 차려주고 그랬데요.” 임 씨가 스물여섯 살 되던 해 서른네 살 김모 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동거남 김 씨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에 시달려야 했던 임 씨, 급기야 극도로 피폐해진 정신 상태로 4개월 된 친딸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당시 법원은 임 씨가 동거남이 저지른 폭행으로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로 보고 집행 유예를 선고해 딸을 살해한 죗값을 엄하게 묻지 않았습니다. 2005년 울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임 씨.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지금의 남편과 가정을 꾸렸습니다. 이듬해 아들까지 낳은 임씨. 유달리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는데요. <녹취> 임 씨 친구 : “놀이터에서 (첫째 아들이) 다치고 그러면 되게 과잉보호 식으로 (임씨가) 그랬어요.” 그러나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원치 않았던 둘째를 가진 임 씨는 임신 중절 수술을 하겠다고 나서 아이를 원하던 남편과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임신 사실 마저도 숨겼는데요, 동네 주민들은 임씨가 살이 찐 것으로 잘못 알았다고 합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임신한 사실을 배부를 때까지 말 안 했어요 전부 다 임신했는지 몰랐어요.” 어렵게 세상 빛을 본 둘째 딸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극도로 체구가 왜소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친구 : “그런 아기는 처음 봤어요 사람 같지가 않더라고요 완전 미숙아처럼 (작더라고요..)”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남편과 갈등이 깊어진 임 씨는 집안에만 틀어박혀 심각한 대인 기피 증세를 보였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생활고 때문에 생활 자체나 아저씨하고 사이도 그렇고요 (힘들어 했어요)” 출산 후 바깥출입이 전혀 없었던 임 씨... 동네 주민들은 모두 임씨 가족이 이사 간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친구 : “큰 애 있을 때는 (놀이터에) 나왔어요 애가 하나니까 놀이터 만날 살았죠 그런데 둘째 낳고 동시에 얼굴조차 안 보였어요.” 우울감에 빠져 지낸 임 씨는 자살마저 시도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임 씨 말로는)우울증 때문에 뛰어내리려다가 신랑이 한 번 잡은 적이 있다고 그랬어요.” 급기야 딸을 데리고 가출한 임 씨는 극도로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 빠진 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을 수차례 구타해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의자 임 씨 : “생활이 짜증나고..집나가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아 욱해서 때렸어요.” 딸을 살해한 뒤 약 8개월 동안 임 씨는 울산의 다방들을 전전하며 가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 “아래, 위 몰라보고 건방져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말도 함부로 하고 그러더라고요.” 임 씨를 기억하는 주민들도 임씨의 폭언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여자 치고는 너무 언어폭력이 심했어요 욕은 그냥 다반사였습니다.” 딸을 살해한 뒤 도피 생활을 하던 임 씨가 경찰에 꼬리를 잡힌 결정적 이유는 임 씨 주변 인물의 제보였습니다. 술에 취한 임 씨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았고 임 씨 지인은 이를 경찰에 알렸습니다. <인터뷰> 한성환(경사/울산동부경찰서) : “아이의 수사 기록이 1년 동안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겼는데요 제보자가 있어서 검거하게 됐다.” 임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아이의 소재가 불확실한 점과 전과기록을 확인한 경찰의 추궁에 순순히 범행 사실을 털어놨는데요. 사건 이후 충격에 빠진 남편은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아들과 함께 칩거하고 있습니다. 불행했던 성장과정과 결혼 생활 끝에 임 씨가 저지른 극단적 행동으로 남편과 지인들은 물론 지역 사회가 커다란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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