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친환경 재배 길 열렸다

입력 2011.01.27 (08:22) 수정 2011.01.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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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물의 뿌리에 사는 미생물 가운데, 각종 병원균을 막아주는 이로운 미생물이 있다는데요.

국내 과학자가 고추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식물이 미생물을 불러들이는 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내 무농약 친환경 재배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은정 과학 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온실 속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들.

자세히 보니 잎사귀 뒷면에 하얀색의 작은 벌레가 붙어있습니다.

'온실가루이'라 불리는 이 벌레는, 즙을 빨아먹어 식물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런데 이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들이 다른 병균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정상 고추보다 강하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와, 정상 고추에, 잎이 시드는 잎 궤양병과 뿌리가 망가지는 '청고병' 균을 접종했습니다.

그랬더니 잎 궤양병에는 정상 고추의 잎들이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보다 2배가량 빨리 시들었고, 청고병에는 정상 고추가 3배 정도 많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식물체가 뿌리 쪽에 신호를 전달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미생물을 끌어들였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앞으로 농약이 없는 친환경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류충민(한국 생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온실가루이가 내는 특이한 신호물질을 찾아내고 그 신호물질을 사용해서 새로운 친환경 농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성과로는 처음으로 생태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영국 생태학 지에 실렸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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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농약 친환경 재배 길 열렸다
    • 입력 2011-01-27 08:22:22
    • 수정2011-01-27 08: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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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물의 뿌리에 사는 미생물 가운데, 각종 병원균을 막아주는 이로운 미생물이 있다는데요. 국내 과학자가 고추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식물이 미생물을 불러들이는 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내 무농약 친환경 재배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은정 과학 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온실 속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들. 자세히 보니 잎사귀 뒷면에 하얀색의 작은 벌레가 붙어있습니다. '온실가루이'라 불리는 이 벌레는, 즙을 빨아먹어 식물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런데 이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들이 다른 병균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정상 고추보다 강하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와, 정상 고추에, 잎이 시드는 잎 궤양병과 뿌리가 망가지는 '청고병' 균을 접종했습니다. 그랬더니 잎 궤양병에는 정상 고추의 잎들이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고추보다 2배가량 빨리 시들었고, 청고병에는 정상 고추가 3배 정도 많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은 식물체가 뿌리 쪽에 신호를 전달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미생물을 끌어들였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앞으로 농약이 없는 친환경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류충민(한국 생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온실가루이가 내는 특이한 신호물질을 찾아내고 그 신호물질을 사용해서 새로운 친환경 농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성과로는 처음으로 생태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영국 생태학 지에 실렸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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