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FTA ‘성적표’…수출기업 활용율 9%

입력 2011.02.10 (22:07) 수정 2011.02.1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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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FTA추가 협상 합의문에 최종 서명했습니다.

이제 국회 비준절차만 남아있는데요. 이로써 미국, 이유, 아세안 같은 주요 경제권과 잇따라 FTA를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채결한 FTA. 과연 잘 활용하고 있을까요?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구 2억 5천만 명의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

아세안 국가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큰데다 성장 잠재력도 높아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연간 8조원 어치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수출품은 3년 전 발효된 한-아세안 FTA 협정에 따라, 대부분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수출품 가운데 특혜관세를 적용받는 물품은 전체의 4%에 그치고 있습니다.

협정만 체결됐을 뿐, 사실상 무역 장벽이 그대로 남은 셈입니다.

관세 면제를 위해서, 수출 기업들은 '메이드인 코리아'를 증명하는 '원산지증명서'를 관세청으로부터 발급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수출품 가운데 관세 면제를 받은 물품은 평균 9.7%에 그쳤습니다.

관세를 면제받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현지 판매 가격이 올라, 경쟁국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인터뷰> 인터뷰(정인교 교수) : "교육 선진국들에 비해 활용도가 한자릿수까지 떨어지면서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들,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발효 2년째를 맡는 인도 역시, 관세 면제율이 15%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렵게 성사시킨 FTA를 사실상 사장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복잡한 절차 때문에 중소기업은 FTA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영섭 기자가 따져 봤습니다.

<리포트>

이 중소기업은 자체 개발한 샤워 꼭지를 동남아에 팔아 지난해 9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0%나 되는 관세면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 60만 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은 50만 원으로 싸게 팔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하기호(업체 대표) : "이미 3년 전에 (한-ASEAN FTA가 체결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팔고 있었던 거죠. 이미 많은 기회를 놓쳤던 겁니다."

FTA 체결 사실을 알았더라도 복잡한 절차 탓에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각종 증빙서류를 구비해야 하고, 까다로운 승인 절차도 6개월 마다 반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세관에 마련된 FTA 지원센터 상담창구엔 기업체 발길이 거의 없습니다.

<녹취> 세관 직원 : "(EU FTA에 대해서 아세요?) 모릅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교역국인 EU와의 FTA 발효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특혜관세 자격을 갖춘 업체는 불과 5%에 그치고 있습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기재부 서기관 : "작년에 한 600개 업체를 대상으로 FTA 전문가가 기업현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거기 가서 직접 컨설팅도 해주고"

까다로운 절차에 홍보부족까지 겹치면서 FTA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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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라한 FTA ‘성적표’…수출기업 활용율 9%
    • 입력 2011-02-10 22:07:12
    • 수정2011-02-10 22:14:40
    뉴스 9
<앵커 멘트>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FTA추가 협상 합의문에 최종 서명했습니다. 이제 국회 비준절차만 남아있는데요. 이로써 미국, 이유, 아세안 같은 주요 경제권과 잇따라 FTA를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채결한 FTA. 과연 잘 활용하고 있을까요?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구 2억 5천만 명의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 아세안 국가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큰데다 성장 잠재력도 높아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연간 8조원 어치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수출품은 3년 전 발효된 한-아세안 FTA 협정에 따라, 대부분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수출품 가운데 특혜관세를 적용받는 물품은 전체의 4%에 그치고 있습니다. 협정만 체결됐을 뿐, 사실상 무역 장벽이 그대로 남은 셈입니다. 관세 면제를 위해서, 수출 기업들은 '메이드인 코리아'를 증명하는 '원산지증명서'를 관세청으로부터 발급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수출품 가운데 관세 면제를 받은 물품은 평균 9.7%에 그쳤습니다. 관세를 면제받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현지 판매 가격이 올라, 경쟁국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인터뷰> 인터뷰(정인교 교수) : "교육 선진국들에 비해 활용도가 한자릿수까지 떨어지면서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들,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발효 2년째를 맡는 인도 역시, 관세 면제율이 15%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렵게 성사시킨 FTA를 사실상 사장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복잡한 절차 때문에 중소기업은 FTA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영섭 기자가 따져 봤습니다. <리포트> 이 중소기업은 자체 개발한 샤워 꼭지를 동남아에 팔아 지난해 9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0%나 되는 관세면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 60만 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은 50만 원으로 싸게 팔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하기호(업체 대표) : "이미 3년 전에 (한-ASEAN FTA가 체결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팔고 있었던 거죠. 이미 많은 기회를 놓쳤던 겁니다." FTA 체결 사실을 알았더라도 복잡한 절차 탓에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각종 증빙서류를 구비해야 하고, 까다로운 승인 절차도 6개월 마다 반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세관에 마련된 FTA 지원센터 상담창구엔 기업체 발길이 거의 없습니다. <녹취> 세관 직원 : "(EU FTA에 대해서 아세요?) 모릅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교역국인 EU와의 FTA 발효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특혜관세 자격을 갖춘 업체는 불과 5%에 그치고 있습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기재부 서기관 : "작년에 한 600개 업체를 대상으로 FTA 전문가가 기업현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거기 가서 직접 컨설팅도 해주고" 까다로운 절차에 홍보부족까지 겹치면서 FTA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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