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유혹

입력 2011.02.28 (07:36) 수정 2011.02.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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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충주의 한 한옥을 매입한 송태선 씨 부부. 수십년간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부부는 한옥이 사람 살기에 가장 좋은 집이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흙과 나무로 된 집에 살면서 놀랄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인터뷰>유영희(한옥 거주) : "제가 굉장히 뒷목이 막 뻣뻣하고 그랬거든요. 그 증상이 없어진 거예요. 뒷목 뻣뻣하고 빈혈도 심했고 이랬는데 이제 그런 게 없어지고 일단 잠을 잘자고 잘먹고 그래서 그런지 건강한 거예요. (감기나 잔병도 많으셨어요?) 많았죠."

부엌과 화장실 등도 모두 실내로 들어와 한옥이 불편하다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인터뷰> "인사동 쪽을 갔다가 한옥을 봤어요.아! 내가 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사실은 이 집도 선택을 한 거예요."

송 씨 부부는 집과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라며 한옥 살이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송태선(한옥 거주) : "어떤 사람이 여기 와서 천국에 왔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데. 하여튼 좋아요 이 한옥이라는 게."

한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대생활에 맞게 설계된 한옥이 주거공간은 물론 상업공간에서 공공기관까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옥의 현주소와 미래를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7년 지어진 경주의 한옥 호텔.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관광 업계에 한옥의 가능성을 알렸습니다. 실내에 마당과 툇마루까지 들인 한옥 아파트도 설계중입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새집증후군 걱정없는 한옥 어린이집에서부터, 주민들에게 한결 친근하게 다가가는 한옥 동사무소도 등장해 한옥의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구로에는 한옥 도서관이 3월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고 국회도 영빈관 기능의 새 건물을 전통 가옥으로 짓고 있는 등 건축 각 분야에 한옥 붐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전환(한옥 전문 건축업체 대표) : "2008년도 이후 한 2~3배 가량의 신장세가 보이고 있고요. 레저 개발에 있어서 스파 빌리지나 골프 빌리지, 그리고 한 20~30채 규모의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전국 각 지자체들도 잇따라 한옥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택지지구를 아예 한옥마을로 조성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의 경우 인구가 줄어드는 시골 마을을 '돌아오는 마을'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한옥 마을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970여 채의 한옥을 새로 지었고 400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도 거뒀습니다.

<인터뷰>이병주(전남 구례군) : "저희 마을이 너무 작고 가구 수가 적어서 마을을 좀 키워보려고 노력하던 중에 행복마을 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주민 전체가 그 사업에 참여하자고 해서 전체적으로 한옥을 25동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천2백여 채의 한옥이 모여있는 서울 북촌한옥마을. 한옥이 주목받으면서 관광 명소로도 유명해져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근엔 투기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로 한옥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집값은 몇년 사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인터뷰>김선실(공인중개사/가회동) : "한옥 붐이 2005년 전후로 생기다보니까 찾는 분들도 많아지고. 그 전 가격하고 비교하면 배, 배가 아니라 3배, 4배 정도 올라서 지금은 3.3㎡당 2천5백만 원에서 3천5백만 원 정도로 매물이 나와있어요."

현대 생활에 맞게 설계되고 개량되면서 한옥을 원하는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정구(건축가) : "한옥에 대한 어떤 편견이랄까, 기존에 살기 어렵다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자녀들과 함께 젊은 부부가 더 좋은, 살기 좋은 집으로서 한옥을 택하시는 것 같고요."

이렇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단순히 옛것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땅, 우리 기후에 가장 잘 맞는 건축형태라는 그 과학적 가치가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양 건축이 에너지 소비형이라면 우리 한옥은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합니다. 한옥의 처마는 한반도의 여름철 고도가 높은 태양의 볕을 가려 시원하게 해주고 겨울에는 최대한 빛과 열을 끌어들입니다.

<인터뷰>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그림자가 생겨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비교적. 겨울에는 따뜻하고. 그러니까 인공 난방이나 냉방을 안하고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고, 이건 현대건축에서도 굉장히 응용을 하려고 많이 애를 쓰고."

흙벽 등 한옥 자재들은 콘크리트보다 최고 8배나 늦게 데워지고 천천히 식기 때문에 더울 때 열을 품고 있다가 추울 때 온기를 내뿜습니다. 한옥의 구조는 안과 밖의 구분이 분명치 않아 공간에 갇혀살다시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유로움을 안겨줍니다.

<인터뷰> "그런 게 이 건축학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거예요. 그런 집이 고급스러운 집이다. 밖에서 문 하나 탁 열고 나가는 거하고 다른 거죠. 하나의 입체를 가진 속을 거쳐서 다시 들어오는."

특히 주상복합이나 발코니를 확장한 아파트 햇볕을 지나치게 많이 받고 비바람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점도 한옥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한 대학 연구진이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는 164가구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방범이나 안전 항목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건강과 친환경 항목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특히 실내 악취와 환기 문제 등이 항목별 만족도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현재 많은 건축가들이 우리 전통 가옥의 가치를 현대 건축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충남 부여의 백제문화단지.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리조트 건물은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변 대지의 형상과 어우러지는 말발굽형 현대 건물에, 기운차게 휘돌아가는 원형 회랑은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백제 문화를 상징합니다.

<인터뷰>김송회(서울대 부교수/건축가) : "저는 이 시대에서 한옥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단순히 그냥 기와지붕, 나무로 된 구조물,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그것을 더 깊이 있는 그런 정신의 세계나 시대정신에 다가가야 된다, 그렇게 저는 믿어요."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현대와 전통이 시대정신을 드러내며 어우러집니다.

<인터뷰>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이 시대 안에 백제도 살아있고 조선시대도 살아있고 또 한편으로 미래도 그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건축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간들을 이 안에서 이렇게 품어내는 형식을 만드는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독특한 외관으로 서울 강남의 명물이 된 건물. 한옥과는 연관이 없어보이는 이 건물도 우리 전통 건축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인철(중앙대 교수/건축가) : "전통적인 공간을 만드는 방법에서 건물은 보여지는 건물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보는 하나의 수단으로 건축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 창을 하나의 액자로 삼아서 그 창에 변형을 주면 좀더 우리가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색다르게 보일 수 있을 거다라는 그런 생각으로."

집의 바탕은 땅인 만큼 주변 땅을 무시하고 집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건축가의 말입니 다. 이 전원주택도 땅을 평평하게 깎아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전통건축의 미를 살린 경우입니다. 또 안방에서 건넌방이 내다보이는 우리 한옥의 구조도 되살렸습니다.

<인터뷰>김인철 : "원래 땅이 가지고 있었던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하고 사람이 만드는 집의 공간하고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드는 방법. 그런 방법이 우리 전통 건축이 가지고 있는 요체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 전통 건축 속에 스며있는 과학적 요소들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면서 한옥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수천년 동안 우리 땅에서 한민족을 품에 안아준 한옥. 자재 규격화 등 한옥 건축 방식을 현대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양옥에 비해 건축비가 2~3배 비싸다는 점 등 대중화까지 갈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건축가들은 그럴수록 서두르기보다 한옥을 더 새롭게 하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정구(건축가) : "한옥을 중심으로 한 창의적인 작업이 많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더 한옥을 많이 찾게 되면 시장이 열리고 그러면서 또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가치가 아닌 삶의 가치를 돋워줄 다양한 형태의 한옥이 지어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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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의 유혹
    • 입력 2011-02-28 07:36:16
    • 수정2011-02-28 09:55:07
    취재파일K
지난해 충주의 한 한옥을 매입한 송태선 씨 부부. 수십년간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부부는 한옥이 사람 살기에 가장 좋은 집이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흙과 나무로 된 집에 살면서 놀랄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인터뷰>유영희(한옥 거주) : "제가 굉장히 뒷목이 막 뻣뻣하고 그랬거든요. 그 증상이 없어진 거예요. 뒷목 뻣뻣하고 빈혈도 심했고 이랬는데 이제 그런 게 없어지고 일단 잠을 잘자고 잘먹고 그래서 그런지 건강한 거예요. (감기나 잔병도 많으셨어요?) 많았죠." 부엌과 화장실 등도 모두 실내로 들어와 한옥이 불편하다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인터뷰> "인사동 쪽을 갔다가 한옥을 봤어요.아! 내가 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사실은 이 집도 선택을 한 거예요." 송 씨 부부는 집과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라며 한옥 살이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송태선(한옥 거주) : "어떤 사람이 여기 와서 천국에 왔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데. 하여튼 좋아요 이 한옥이라는 게." 한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대생활에 맞게 설계된 한옥이 주거공간은 물론 상업공간에서 공공기관까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옥의 현주소와 미래를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7년 지어진 경주의 한옥 호텔.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관광 업계에 한옥의 가능성을 알렸습니다. 실내에 마당과 툇마루까지 들인 한옥 아파트도 설계중입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새집증후군 걱정없는 한옥 어린이집에서부터, 주민들에게 한결 친근하게 다가가는 한옥 동사무소도 등장해 한옥의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구로에는 한옥 도서관이 3월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고 국회도 영빈관 기능의 새 건물을 전통 가옥으로 짓고 있는 등 건축 각 분야에 한옥 붐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전환(한옥 전문 건축업체 대표) : "2008년도 이후 한 2~3배 가량의 신장세가 보이고 있고요. 레저 개발에 있어서 스파 빌리지나 골프 빌리지, 그리고 한 20~30채 규모의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전국 각 지자체들도 잇따라 한옥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택지지구를 아예 한옥마을로 조성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의 경우 인구가 줄어드는 시골 마을을 '돌아오는 마을'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한옥 마을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970여 채의 한옥을 새로 지었고 400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도 거뒀습니다. <인터뷰>이병주(전남 구례군) : "저희 마을이 너무 작고 가구 수가 적어서 마을을 좀 키워보려고 노력하던 중에 행복마을 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주민 전체가 그 사업에 참여하자고 해서 전체적으로 한옥을 25동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천2백여 채의 한옥이 모여있는 서울 북촌한옥마을. 한옥이 주목받으면서 관광 명소로도 유명해져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근엔 투기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로 한옥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집값은 몇년 사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인터뷰>김선실(공인중개사/가회동) : "한옥 붐이 2005년 전후로 생기다보니까 찾는 분들도 많아지고. 그 전 가격하고 비교하면 배, 배가 아니라 3배, 4배 정도 올라서 지금은 3.3㎡당 2천5백만 원에서 3천5백만 원 정도로 매물이 나와있어요." 현대 생활에 맞게 설계되고 개량되면서 한옥을 원하는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정구(건축가) : "한옥에 대한 어떤 편견이랄까, 기존에 살기 어렵다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자녀들과 함께 젊은 부부가 더 좋은, 살기 좋은 집으로서 한옥을 택하시는 것 같고요." 이렇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단순히 옛것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땅, 우리 기후에 가장 잘 맞는 건축형태라는 그 과학적 가치가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양 건축이 에너지 소비형이라면 우리 한옥은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합니다. 한옥의 처마는 한반도의 여름철 고도가 높은 태양의 볕을 가려 시원하게 해주고 겨울에는 최대한 빛과 열을 끌어들입니다. <인터뷰>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그림자가 생겨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비교적. 겨울에는 따뜻하고. 그러니까 인공 난방이나 냉방을 안하고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고, 이건 현대건축에서도 굉장히 응용을 하려고 많이 애를 쓰고." 흙벽 등 한옥 자재들은 콘크리트보다 최고 8배나 늦게 데워지고 천천히 식기 때문에 더울 때 열을 품고 있다가 추울 때 온기를 내뿜습니다. 한옥의 구조는 안과 밖의 구분이 분명치 않아 공간에 갇혀살다시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유로움을 안겨줍니다. <인터뷰> "그런 게 이 건축학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거예요. 그런 집이 고급스러운 집이다. 밖에서 문 하나 탁 열고 나가는 거하고 다른 거죠. 하나의 입체를 가진 속을 거쳐서 다시 들어오는." 특히 주상복합이나 발코니를 확장한 아파트 햇볕을 지나치게 많이 받고 비바람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점도 한옥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한 대학 연구진이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는 164가구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방범이나 안전 항목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건강과 친환경 항목에서는 평균 이하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특히 실내 악취와 환기 문제 등이 항목별 만족도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현재 많은 건축가들이 우리 전통 가옥의 가치를 현대 건축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충남 부여의 백제문화단지.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리조트 건물은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변 대지의 형상과 어우러지는 말발굽형 현대 건물에, 기운차게 휘돌아가는 원형 회랑은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백제 문화를 상징합니다. <인터뷰>김송회(서울대 부교수/건축가) : "저는 이 시대에서 한옥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단순히 그냥 기와지붕, 나무로 된 구조물,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그것을 더 깊이 있는 그런 정신의 세계나 시대정신에 다가가야 된다, 그렇게 저는 믿어요."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현대와 전통이 시대정신을 드러내며 어우러집니다. <인터뷰>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이 시대 안에 백제도 살아있고 조선시대도 살아있고 또 한편으로 미래도 그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건축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간들을 이 안에서 이렇게 품어내는 형식을 만드는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독특한 외관으로 서울 강남의 명물이 된 건물. 한옥과는 연관이 없어보이는 이 건물도 우리 전통 건축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인철(중앙대 교수/건축가) : "전통적인 공간을 만드는 방법에서 건물은 보여지는 건물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보는 하나의 수단으로 건축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 창을 하나의 액자로 삼아서 그 창에 변형을 주면 좀더 우리가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색다르게 보일 수 있을 거다라는 그런 생각으로." 집의 바탕은 땅인 만큼 주변 땅을 무시하고 집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건축가의 말입니 다. 이 전원주택도 땅을 평평하게 깎아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전통건축의 미를 살린 경우입니다. 또 안방에서 건넌방이 내다보이는 우리 한옥의 구조도 되살렸습니다. <인터뷰>김인철 : "원래 땅이 가지고 있었던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하고 사람이 만드는 집의 공간하고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드는 방법. 그런 방법이 우리 전통 건축이 가지고 있는 요체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 전통 건축 속에 스며있는 과학적 요소들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면서 한옥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수천년 동안 우리 땅에서 한민족을 품에 안아준 한옥. 자재 규격화 등 한옥 건축 방식을 현대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양옥에 비해 건축비가 2~3배 비싸다는 점 등 대중화까지 갈길이 먼 것도 사실입니다. 건축가들은 그럴수록 서두르기보다 한옥을 더 새롭게 하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정구(건축가) : "한옥을 중심으로 한 창의적인 작업이 많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더 한옥을 많이 찾게 되면 시장이 열리고 그러면서 또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가치가 아닌 삶의 가치를 돋워줄 다양한 형태의 한옥이 지어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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