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고기·생선으로 장 담그기?

입력 2011.03.02 (08:54) 수정 2011.03.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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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고유의 음식 가운데 빼놀 수 없는 것, 바로 장이죠.

음식 맛은 장맛이란 말도 있듯이 장은 음식의 풍미를 살려주는 중요한 재료인데요.

보통 장 하면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떠올리실텐데 이게 다가 아니라고 합니다.

김양순 기자, 이런 재료로도 장으로 담그나 싶은 색다른 별미 장들이 있다고요?

<답변>

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말라고 하더니 정말 장 담그는 데 별별 재료가 다 들어갑니다.

달콤한 배를 통째로 갈아넣는가하면 오미자와 옻도 들어가는데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장 담그는 데 육해공에서 나는 고기와 생선이 듬뿍 들어간답니다.

<리포트>

충북 옥천의 한 가정집.

이곳에 조선시대 궁궐에서만 담가먹었다던 귀한 장이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땅만 파지 마시고, 좀 알려주세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어육장 묻은 항아리 캐는 중이에요."

<녹취> "어육장이 뭐죠?"

<인터뷰> "장인데요. 물고기도 들어 있고, 그 다음에 고기도 들어 있고요. 하늘을 나는 새 고기도 들어 있어요."

장에 생선이며 고기가 들어있다고요?

이게 바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귀한 어육장인데요.

육해공 영양 많은 고기, 정말 다 들어가 있죠~ 이거 정말 장 맞아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일반 된장과 다르게 동물성 단백질이 같이 발효돼 있어요. 훨씬 풍미도 있고요, 맛도 깊어요."

어육장 만드는 방법 살짝 들여다 봤는데요.

메주와 함께 조기와 전복, 꿩, 양지머리 준비해서 그 위에다 소금물을 붓고요!

그리고 마무리는 정체불명의 이 노란 가루로 해준다는데! 이거 뭔가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물고기 종류가 들어가다 보니 비린 느낌이 있어요. 옻이 비린 냄새를 잡아먹는 효과를 내요."

이렇게 3년 숙성시키고 나면요.

일반 장과는 맛과 향부터 다른데요. 장은 장 대로, 묵힌 고기는 고기대로 꺼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니까요.
전남 나주시.

나주하면 나주 배!

바로 떠오르실텐데요. 아무리 배 많이 나는 동네라지만, 잔뜩 쌓아놓고선 깎고, 또 깎고 이 많은 배 누가 다 먹어요?

<인터뷰> 이갑순(전남 나주시 가흥리) : "누가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배 고추장을 담그려고 이렇게 깎고 있습니다."

배와 고추장 묘한 궁합인데요.

잘게 자른 배를 기계에 넣고, 잘 갈아주고요, 그 다음에, 뜨거운 불에 꼬박 반나절을 바짝 졸입니다.

물엿대신 배를 넣는 건데요, 달짝지근 시원한 배에다 메줏가루, 고춧가루, 찹쌀, 소금을 넣어 잘 섞어주면 고추장이 완성! 맛 어때요?

<녹취> "간 맞는지 맛보세요."

<녹취> "맛있어."

배 고추장은 담근 지 보름만 지나면 바로 먹을 수가 있는데요. 하지만 오래될수록 깊은 맛이 일품이겠죠?

장도 담갔겠다, 오늘 점심은 푸짐한 비빔밥인데요.

작년에 담근 배 고추장 꺼내서 갖은 채소 넣고 쓱쓱~ 비비고요, 크게 한 입 넣으면! 그 맛 기가 막힙니다~

<인터뷰> 문정금(전남 나주시 가흥리) : "배 고추장으로 해서 먹는 건 밥 자체가 살아나요. 엄청 고슬고슬 맛있어요."

경북 문경의 한 사찰.

천년의 세월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에 스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물이 있다죠?

그래서! 찾아나섰는데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는 건 항아리 빚고 계신 이 분밖엔 없는데! 혹시 이 항아리가 보물?

<인터뷰> 서동덕(대승사 신도) : "보물은 아니고요. 보물을 보호해주는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하는 거죠."

보물 못지 않은 이 보물단지, 섭씨 1500도 소나무 장작불에 구워내는데요.

<인터뷰> 초우심(법명/대승사 신도) : "우리 보물 담으러 갑니다."

<녹취> "(보물요?) 네, 따라와 보세요."

그렇다면 이제 보물 볼 수 있는 건가요? 매년 정월, 대승사엔 요 보물 만나려고 사람들 줄을 선다는데요.

<인터뷰> 우희경(대승사 신도) : "첫째는 부처님이시고, 둘째는 스님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오미자칠장이죠."

오미자칠장!

담그는데도 보통 정성이 필요한 게 아닌데요.

소금과 메주를 같이 넣어 담그는 일반 된장과 다르게 오미자 칠장은 콩을 열흘간 발효시킨 뒤 따로 죽염을 넣어주는 게 특징입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많아서요, 항암효과가 뛰어난 옻과 고추, 숯이 들어가고요.

마지막으로 피를 맑게 하는 오미자까지 넣어줘야 합니다.

이렇게 담근 오미자칠장만 해도 장독 천 여 개!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네요? 담근 지 100일 뒤, 된장과 간장을 분리할 때요.

표고버섯을 넣어야 오미자칠장이 비로소 완성!

<인터뷰> 자비화(법명/대승사 신도) : "단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신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이잖아요. 다양한 맛이 어우러져서 된장이 더 깊은 맛을 내는 것 같아요."

풍부한 맛이 일품인 오미자칠장! 나물부터 찌개까지 어디에나 맛깔스럽게 어울립니다.

장맛이 거기서 거기라고요? 독특한 재료 유별난 정성으로 무한변신하는 장맛! 정말 별미 중에 별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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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고기·생선으로 장 담그기?
    • 입력 2011-03-02 08:54:21
    • 수정2011-03-02 0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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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고유의 음식 가운데 빼놀 수 없는 것, 바로 장이죠. 음식 맛은 장맛이란 말도 있듯이 장은 음식의 풍미를 살려주는 중요한 재료인데요. 보통 장 하면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떠올리실텐데 이게 다가 아니라고 합니다. 김양순 기자, 이런 재료로도 장으로 담그나 싶은 색다른 별미 장들이 있다고요? <답변> 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말라고 하더니 정말 장 담그는 데 별별 재료가 다 들어갑니다. 달콤한 배를 통째로 갈아넣는가하면 오미자와 옻도 들어가는데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장 담그는 데 육해공에서 나는 고기와 생선이 듬뿍 들어간답니다. <리포트> 충북 옥천의 한 가정집. 이곳에 조선시대 궁궐에서만 담가먹었다던 귀한 장이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땅만 파지 마시고, 좀 알려주세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어육장 묻은 항아리 캐는 중이에요." <녹취> "어육장이 뭐죠?" <인터뷰> "장인데요. 물고기도 들어 있고, 그 다음에 고기도 들어 있고요. 하늘을 나는 새 고기도 들어 있어요." 장에 생선이며 고기가 들어있다고요? 이게 바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귀한 어육장인데요. 육해공 영양 많은 고기, 정말 다 들어가 있죠~ 이거 정말 장 맞아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일반 된장과 다르게 동물성 단백질이 같이 발효돼 있어요. 훨씬 풍미도 있고요, 맛도 깊어요." 어육장 만드는 방법 살짝 들여다 봤는데요. 메주와 함께 조기와 전복, 꿩, 양지머리 준비해서 그 위에다 소금물을 붓고요! 그리고 마무리는 정체불명의 이 노란 가루로 해준다는데! 이거 뭔가요? <인터뷰> 박기영(7년째 어육장 제조) : "물고기 종류가 들어가다 보니 비린 느낌이 있어요. 옻이 비린 냄새를 잡아먹는 효과를 내요." 이렇게 3년 숙성시키고 나면요. 일반 장과는 맛과 향부터 다른데요. 장은 장 대로, 묵힌 고기는 고기대로 꺼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니까요. 전남 나주시. 나주하면 나주 배! 바로 떠오르실텐데요. 아무리 배 많이 나는 동네라지만, 잔뜩 쌓아놓고선 깎고, 또 깎고 이 많은 배 누가 다 먹어요? <인터뷰> 이갑순(전남 나주시 가흥리) : "누가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배 고추장을 담그려고 이렇게 깎고 있습니다." 배와 고추장 묘한 궁합인데요. 잘게 자른 배를 기계에 넣고, 잘 갈아주고요, 그 다음에, 뜨거운 불에 꼬박 반나절을 바짝 졸입니다. 물엿대신 배를 넣는 건데요, 달짝지근 시원한 배에다 메줏가루, 고춧가루, 찹쌀, 소금을 넣어 잘 섞어주면 고추장이 완성! 맛 어때요? <녹취> "간 맞는지 맛보세요." <녹취> "맛있어." 배 고추장은 담근 지 보름만 지나면 바로 먹을 수가 있는데요. 하지만 오래될수록 깊은 맛이 일품이겠죠? 장도 담갔겠다, 오늘 점심은 푸짐한 비빔밥인데요. 작년에 담근 배 고추장 꺼내서 갖은 채소 넣고 쓱쓱~ 비비고요, 크게 한 입 넣으면! 그 맛 기가 막힙니다~ <인터뷰> 문정금(전남 나주시 가흥리) : "배 고추장으로 해서 먹는 건 밥 자체가 살아나요. 엄청 고슬고슬 맛있어요." 경북 문경의 한 사찰. 천년의 세월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에 스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물이 있다죠? 그래서! 찾아나섰는데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는 건 항아리 빚고 계신 이 분밖엔 없는데! 혹시 이 항아리가 보물? <인터뷰> 서동덕(대승사 신도) : "보물은 아니고요. 보물을 보호해주는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하는 거죠." 보물 못지 않은 이 보물단지, 섭씨 1500도 소나무 장작불에 구워내는데요. <인터뷰> 초우심(법명/대승사 신도) : "우리 보물 담으러 갑니다." <녹취> "(보물요?) 네, 따라와 보세요." 그렇다면 이제 보물 볼 수 있는 건가요? 매년 정월, 대승사엔 요 보물 만나려고 사람들 줄을 선다는데요. <인터뷰> 우희경(대승사 신도) : "첫째는 부처님이시고, 둘째는 스님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오미자칠장이죠." 오미자칠장! 담그는데도 보통 정성이 필요한 게 아닌데요. 소금과 메주를 같이 넣어 담그는 일반 된장과 다르게 오미자 칠장은 콩을 열흘간 발효시킨 뒤 따로 죽염을 넣어주는 게 특징입니다. 들어가는 재료도 많아서요, 항암효과가 뛰어난 옻과 고추, 숯이 들어가고요. 마지막으로 피를 맑게 하는 오미자까지 넣어줘야 합니다. 이렇게 담근 오미자칠장만 해도 장독 천 여 개!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네요? 담근 지 100일 뒤, 된장과 간장을 분리할 때요. 표고버섯을 넣어야 오미자칠장이 비로소 완성! <인터뷰> 자비화(법명/대승사 신도) : "단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신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이잖아요. 다양한 맛이 어우러져서 된장이 더 깊은 맛을 내는 것 같아요." 풍부한 맛이 일품인 오미자칠장! 나물부터 찌개까지 어디에나 맛깔스럽게 어울립니다. 장맛이 거기서 거기라고요? 독특한 재료 유별난 정성으로 무한변신하는 장맛! 정말 별미 중에 별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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