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마을 구하느라 일가족 4명 잃어

입력 2011.03.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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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구조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들, 자기자신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의 안위까지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는데요.

마을의 안전을 먼저 챙겼던 한 소방대원이 가족 모두를 잃게 돼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이곳 마을의 소방본부장 스즈키 켄이치씨는 쓰나미 경보가 울리자마자, 항구로 뛰어갔습니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수문을 닫았습니다.

그사이 스즈키씨 집엔 해일이 덮쳤고, 아내와 아들 부부는 물론 초등학생 손자까지, 가족 4명 모두 행방 불명됐습니다.

<인터뷰> 스즈키 켄이치(우오스마이 지역 소방본부장/지난 15일) : "(울먹) 망설이긴 했지만, 소방단 업무를 우선할 수밖에 없어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른 이들의 구조에 매진했던 스즈키씨.

하지만, 사고 일주일째인 지난 17일 가족 모두는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이 위험에 처한 걸 알면서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인터뷰> 스즈키 켄이치 : "(가족을 구하지 못한 게) 억울합니다. 미안미안...그 말밖에 안 나옵니다."

동료의 위로를 받으며, 스즈키씨는 다시 일어나봅니다.

아직도 어딘가에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피해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즈키 : "(동료들이 있고) 나 혼자 만이 아니니까, 더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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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대원, 마을 구하느라 일가족 4명 잃어
    • 입력 2011-03-20 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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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구조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들, 자기자신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의 안위까지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는데요. 마을의 안전을 먼저 챙겼던 한 소방대원이 가족 모두를 잃게 돼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이곳 마을의 소방본부장 스즈키 켄이치씨는 쓰나미 경보가 울리자마자, 항구로 뛰어갔습니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수문을 닫았습니다. 그사이 스즈키씨 집엔 해일이 덮쳤고, 아내와 아들 부부는 물론 초등학생 손자까지, 가족 4명 모두 행방 불명됐습니다. <인터뷰> 스즈키 켄이치(우오스마이 지역 소방본부장/지난 15일) : "(울먹) 망설이긴 했지만, 소방단 업무를 우선할 수밖에 없어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른 이들의 구조에 매진했던 스즈키씨. 하지만, 사고 일주일째인 지난 17일 가족 모두는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이 위험에 처한 걸 알면서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인터뷰> 스즈키 켄이치 : "(가족을 구하지 못한 게) 억울합니다. 미안미안...그 말밖에 안 나옵니다." 동료의 위로를 받으며, 스즈키씨는 다시 일어나봅니다. 아직도 어딘가에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피해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즈키 : "(동료들이 있고) 나 혼자 만이 아니니까, 더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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