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서 자살 아들 장기기증…‘애끓는 父情’

입력 2011.04.0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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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 조사를 받던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들을 가슴에 묻고 장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꼈을 텐데요.

그 아버지가 보여준 쉽지않은 결정에 주위가 숙연해졌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14살인 김 모 군은 지난 4일 전북 정읍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을 맸습니다.

뇌사에 빠진 김 군은 오늘 새벽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마트에서 노트북을 훔치려 했던 게 김 군이 받은 혐의였습니다.

조사를 마친 후 경찰은 김 군을 부모에게 인계하기 위해 진술 녹화실에서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피의자를 혼자 둬선 안된다'는 '피의자 관리 지침이 있지만, 김 군을 1시간 가량 혼자 있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관(음성변조) : "부모한테 연락을 했는데 부모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취하기 위해서 녹화실로 가서 (혼자) 대기를 하게 했고..."

김 군은 2년 전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살면서, 새벽에 신문배달로 용돈을 벌어왔습니다.

생계 때문에 제때 아들을 데리려 가지 못한 아버지는 찢어지는 아픔을 딛고, 숨진 아들의 각막을 기증하고 자신도 역시 장기 기증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김 군 아버지 : "저한테는 정말 착한 아이죠. (아들) 장기가 거의 몹쓸 지경으로 되었다는데 일부분이라고 남겨놓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아버지는 아들 몫으로 나온 장제비까지 아들 모교에 전달하고, 지침은 어겼지만 아들에게 호의를 보인 담당 경찰관도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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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서서 자살 아들 장기기증…‘애끓는 父情’
    • 입력 2011-04-06 22:06:07
    뉴스 9
<앵커 멘트> 경찰 조사를 받던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들을 가슴에 묻고 장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꼈을 텐데요. 그 아버지가 보여준 쉽지않은 결정에 주위가 숙연해졌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14살인 김 모 군은 지난 4일 전북 정읍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을 맸습니다. 뇌사에 빠진 김 군은 오늘 새벽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마트에서 노트북을 훔치려 했던 게 김 군이 받은 혐의였습니다. 조사를 마친 후 경찰은 김 군을 부모에게 인계하기 위해 진술 녹화실에서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피의자를 혼자 둬선 안된다'는 '피의자 관리 지침이 있지만, 김 군을 1시간 가량 혼자 있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관(음성변조) : "부모한테 연락을 했는데 부모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취하기 위해서 녹화실로 가서 (혼자) 대기를 하게 했고..." 김 군은 2년 전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살면서, 새벽에 신문배달로 용돈을 벌어왔습니다. 생계 때문에 제때 아들을 데리려 가지 못한 아버지는 찢어지는 아픔을 딛고, 숨진 아들의 각막을 기증하고 자신도 역시 장기 기증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김 군 아버지 : "저한테는 정말 착한 아이죠. (아들) 장기가 거의 몹쓸 지경으로 되었다는데 일부분이라고 남겨놓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아버지는 아들 몫으로 나온 장제비까지 아들 모교에 전달하고, 지침은 어겼지만 아들에게 호의를 보인 담당 경찰관도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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