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횡포 기승

입력 2001.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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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정무렵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택시 잡아 보신적 있습니까? 일부 택시들의 승차거부와 승객 골라태우기가 이제는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택시요금 인상을 앞두고 서비스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밤 서울 명동거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택시를 잡고 있습니다.
행선지를 듣더니 그냥 지나칩니다.
대부분 빈 택시입니다.
⊙기자: 택시 몇 대나 그냥 지나갔어요?
⊙인터뷰: 10대 정도.
⊙기자: 빈차인데도 불을 켜지 않은 한 개인택시가 행선지를 듣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기자: 승객들은 두 배, 세 배를 외치지만 택시기사는 들은 척도 않습니다.
창가에 붙어 있는 친절하고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스티커가 무색합니다.
우산도 없는 두 여성이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잡으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비가 와 승객이 별로 많지 않은 데도 택시들의 승차거부와 골라태우기 횡포는 여전합니다.
서울 종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시민들이 택시를 잡는 게 아니라 택시들이 승객을 골라태웁니다.
⊙기자: 얼마나 됐어요?
⊙박재희(회사원): 지금요, 1시간 좀 넘었네요.
⊙기자: 어디가세요?
⊙박재희(회사원): 왕십리 가거든요.
⊙기자: 빈차가 몇 대 정도 지나갔습니까?
⊙박재희(회사원): 거의 빈차예요, 거의 빈차인데...
⊙기자: 대량 몇 대 정도?
⊙박재희(회사원): 10분에 한 서너 대.
⊙기자: 택시기사는 승차거부를 거리탓으로 돌립니다.
⊙택시기사: 차 막히는 대학로 같은 곳은 안 가요.
회사택시들은 많이 움직여야 돈이 되는데...
⊙택시기사: 그런데 왜 이 시간(자정무렵에)택시들이 다 그러냐?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을 거 아녜요?
⊙기자: 결국 수입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서울시는 물가상승 등을 반영해 이달 말부터 택시요금을 28% 올리기로 발표했습니다.
일반 택시의 기본요금이 현행 1300원에서 1600원으로, 모범택시는 현행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릅니다.
그러나 요금인상 발표 이후에도 일부 택시의 횡포는 여전합니다.
⊙기자: 택시요금이 오른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터뷰: 오르면 그 만큼 서비스가 좋아져야 하는데 지금도 서비스 엉망인데 나중에 좋아지겠어요, 그게.
돈이 있으면 차 좀 빨리 사고 싶네요.
⊙인터뷰: 택시요금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부터 바뀌어야 해요.
⊙기자: 주무관청인 서울시도 택시횡포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울시 교통불편민원신고센터에 접수된 월별 승차거부 건수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택시 승차거부 단속실적은 미미합니다.
⊙김재학(서울시 교통지도 단속반 팀장): 심야시간 대에 유흥업소 지역을 중심으로 경찰과 합동단속을 해서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강력히 가중처벌하는 계획입니다.
⊙기자: 버스도 지하철도 끊긴 뒤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택시.
곧 닥쳐올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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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횡포 기승
    • 입력 2001-08-14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자정무렵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택시 잡아 보신적 있습니까? 일부 택시들의 승차거부와 승객 골라태우기가 이제는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택시요금 인상을 앞두고 서비스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밤 서울 명동거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택시를 잡고 있습니다. 행선지를 듣더니 그냥 지나칩니다. 대부분 빈 택시입니다. ⊙기자: 택시 몇 대나 그냥 지나갔어요? ⊙인터뷰: 10대 정도. ⊙기자: 빈차인데도 불을 켜지 않은 한 개인택시가 행선지를 듣고는 그냥 지나칩니다. ⊙기자: 승객들은 두 배, 세 배를 외치지만 택시기사는 들은 척도 않습니다. 창가에 붙어 있는 친절하고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스티커가 무색합니다. 우산도 없는 두 여성이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잡으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비가 와 승객이 별로 많지 않은 데도 택시들의 승차거부와 골라태우기 횡포는 여전합니다. 서울 종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시민들이 택시를 잡는 게 아니라 택시들이 승객을 골라태웁니다. ⊙기자: 얼마나 됐어요? ⊙박재희(회사원): 지금요, 1시간 좀 넘었네요. ⊙기자: 어디가세요? ⊙박재희(회사원): 왕십리 가거든요. ⊙기자: 빈차가 몇 대 정도 지나갔습니까? ⊙박재희(회사원): 거의 빈차예요, 거의 빈차인데... ⊙기자: 대량 몇 대 정도? ⊙박재희(회사원): 10분에 한 서너 대. ⊙기자: 택시기사는 승차거부를 거리탓으로 돌립니다. ⊙택시기사: 차 막히는 대학로 같은 곳은 안 가요. 회사택시들은 많이 움직여야 돈이 되는데... ⊙택시기사: 그런데 왜 이 시간(자정무렵에)택시들이 다 그러냐?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을 거 아녜요? ⊙기자: 결국 수입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서울시는 물가상승 등을 반영해 이달 말부터 택시요금을 28% 올리기로 발표했습니다. 일반 택시의 기본요금이 현행 1300원에서 1600원으로, 모범택시는 현행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릅니다. 그러나 요금인상 발표 이후에도 일부 택시의 횡포는 여전합니다. ⊙기자: 택시요금이 오른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터뷰: 오르면 그 만큼 서비스가 좋아져야 하는데 지금도 서비스 엉망인데 나중에 좋아지겠어요, 그게. 돈이 있으면 차 좀 빨리 사고 싶네요. ⊙인터뷰: 택시요금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부터 바뀌어야 해요. ⊙기자: 주무관청인 서울시도 택시횡포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울시 교통불편민원신고센터에 접수된 월별 승차거부 건수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택시 승차거부 단속실적은 미미합니다. ⊙김재학(서울시 교통지도 단속반 팀장): 심야시간 대에 유흥업소 지역을 중심으로 경찰과 합동단속을 해서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강력히 가중처벌하는 계획입니다. ⊙기자: 버스도 지하철도 끊긴 뒤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택시. 곧 닥쳐올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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