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식량난 속 북한 주민 목숨 건 밀무역

입력 2011.04.15 (22: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갈수록 어려워지는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최근 화면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북한 압록강변에서 북한 주민들이 중국과 밀무역하는 장면도 잡혔습니다.

소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양강도와 맞닿은 중국 국경지대.

남녀 2명이 나룻배로 물건을 든 상자를 옮겨 싣습니다.

잠시 뒤 강을 건너는 나룻배.

강가에 나온 북한 주민이 가져온 마대 자루 2개를 배에 싣고 다시 강을 건너 옵니다.

강가에 있는 북한 군인들이 이 장면을 보고 있지만 모른체 합니다.

북한 군인의 묵인 속에 중국산 물건과 북한산 버섯을 물물교환하는 밀무역이 이뤄진 것입니다.

<녹취> 북한 무역상 : "난 지금 밀수하러 같이 나왔다. 버섯 사려고 나왔다."

사 온 버섯이 마음에 들지 않자 휴대 전화로 북한에 전화를 걸어 따지기도 합니다.

<녹취> 북한 무역상 : "버섯이 나쁘다구. 웃기지 말구. 노릇노릇하잖아."

함경북도 청진의 장마당.

곡식에, 연탄, 그리고 우리의 6-70년대를 연상시키는 구두닦이들도 보입니다.

수레 옆에 앉아 요기를 때우는 여성.

이른바 '꽃제비'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가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이 누군가로부터 먹을 거리를 얻자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습니다.

<녹취> "(집이 없어?) 네. (아버지 엄마는?) 아버지 없습니다."

화폐 개혁이 실패한 이후 출렁이는 물가 탓에 선뜻 물건을 사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

<녹취> "(얼마요? 그건) 천 백원. (비싸지) 비싸도 내려간 축입니다. 어제까지는 천 700원 했는데..."

배급제가 붕괴된 뒤 밀무역과 장마당마저 막을 경우 주민 경제가 마비될 거라는 게 북한을 왕래하는 무역상들의 증언입니다.

KBS 뉴스 소현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식량난 속 북한 주민 목숨 건 밀무역
    • 입력 2011-04-15 22:06:50
    뉴스 9
<앵커 멘트> 갈수록 어려워지는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최근 화면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북한 압록강변에서 북한 주민들이 중국과 밀무역하는 장면도 잡혔습니다. 소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양강도와 맞닿은 중국 국경지대. 남녀 2명이 나룻배로 물건을 든 상자를 옮겨 싣습니다. 잠시 뒤 강을 건너는 나룻배. 강가에 나온 북한 주민이 가져온 마대 자루 2개를 배에 싣고 다시 강을 건너 옵니다. 강가에 있는 북한 군인들이 이 장면을 보고 있지만 모른체 합니다. 북한 군인의 묵인 속에 중국산 물건과 북한산 버섯을 물물교환하는 밀무역이 이뤄진 것입니다. <녹취> 북한 무역상 : "난 지금 밀수하러 같이 나왔다. 버섯 사려고 나왔다." 사 온 버섯이 마음에 들지 않자 휴대 전화로 북한에 전화를 걸어 따지기도 합니다. <녹취> 북한 무역상 : "버섯이 나쁘다구. 웃기지 말구. 노릇노릇하잖아." 함경북도 청진의 장마당. 곡식에, 연탄, 그리고 우리의 6-70년대를 연상시키는 구두닦이들도 보입니다. 수레 옆에 앉아 요기를 때우는 여성. 이른바 '꽃제비'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가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이 누군가로부터 먹을 거리를 얻자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습니다. <녹취> "(집이 없어?) 네. (아버지 엄마는?) 아버지 없습니다." 화폐 개혁이 실패한 이후 출렁이는 물가 탓에 선뜻 물건을 사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 <녹취> "(얼마요? 그건) 천 백원. (비싸지) 비싸도 내려간 축입니다. 어제까지는 천 700원 했는데..." 배급제가 붕괴된 뒤 밀무역과 장마당마저 막을 경우 주민 경제가 마비될 거라는 게 북한을 왕래하는 무역상들의 증언입니다. KBS 뉴스 소현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