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장애인의 날 30년’ 차별·편견 여전

입력 2011.04.20 (22:07) 수정 2011.04.2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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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장애인의 날 30주년입니다.



저도 스튜디오에서 벗어나서 잠시나마 장애인의 생활을 체험해보러 나왔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녹취> "지팡이로는 잘 모르겠어요. 어디가 점자블록이고 어디가 보도인지"



<녹취> "시각장애인들이 다니다보면 부딪힐 수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신호등 찾아서 헤메고.



<녹취> "저 음악소리때문에 마음이 급해서 빨리 못가겠어요. 어떻게"



<앵커 멘트>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까 요만한 턱이 아주 높게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두렵고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데요.



그런데, 장애인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물리적인 턱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차별과 편견이라고 합니다.



조정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체장애인 1급인 도신자 씨가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친절교육이 잘돼 있다는 백화점이지만, 점원은 한 번 쳐다만 볼 뿐입니다.



<녹취> "점원이 바빠 가지고, 물어볼 수가 있어야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지만 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휠체어를 고려하지 않은 높은 문턱 때문입니다.



<녹취> 식당 주인 : "뭐 받치는 건 없는데..죄송합니다."



<인터뷰> 도신자(지체장애 1급) : "실제로 너무 힘들죠. (건물에) 턱이 너무 많아요. 대부분 그냥 간단한 걸로 먹어요. 사서 갖고 와서 먹을 수 있는 거요."



청각 장애가 있는 함효숙 씨도 옷가게를 찾았지만 마음은 불편합니다.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자 대뜸 계산기부터 들이밀고, 수화통역사가 말을 전하면 대부분 통역사만 바라보며 대화하려 합니다.



심지어 함 씨 앞에서 귀가 안 들린다는 손짓을 하며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함효숙(청각장애 1급) :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외감을 느끼고,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이 지정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은 쉽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런 편견과 차별속에서 장애인들은 상처를 받고 있는데요.



황동진 기자! 이런 차별속에서 장애인들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고용차별이라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여기에 제가 타고 나온 보조공학기기 등을 이용하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이렇게 서서 작업을 할 수가 있는데요.



현행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선 상시 근로자의 2.3%를 장애인으로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률을 실제 2%도 안되고, 해당업체 2만 3천여 곳 가운데 의무 고용비율을 지키는 기업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회와 사법부같은 헌법기관이나, 연구소와 병원 등 기타 공공기관,교육청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훨씬 낮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업체 일수록 장애인 고용 비율은 더 떨어집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취업을 위해 애쓰고 있는 장애인 구직 희망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직업능력 개발원.



장애인 2백 명이 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직장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인터뷰> 이동욱(뇌병변 3급) : "너는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그냥 빠져’ 그런 것 말고 똑같이 정상인하고 똑같이 일 시켰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유태욱(청각장애2급) : "사회에 진출했을 때 비장애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고 똑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능력에 대해서도 인정받고 싶습니다."



희망과 기대도 있지만, 각종 차별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성(지적장애3급) : "회사사람들이 욕하지 않고, 반말하지 않고,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주성(뇌병변장애 5급) :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는 그 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임하니까 똑같이 평가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김진원(시각장애1급) :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게 아니고, 비장애인들하고 똑같이 기회를 받고 그 능력이 발휘되면 그 안에서 똑같은 승진의 대우를 받기를 원합니다."



장애인들이 장애인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될 2가지 말이 있습니다.



첫째는 ’넌 안돼’이고 둘째는 ’넌 몰라도 돼’ 입니다.



<인터뷰> 김종상(직업능력개발원장) : "회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장애인들은 반드시 자신의 역할이나 몫을 해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믿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멘트>



기회를 주고 믿어주는 것! 장애인에 대한 진정한 배려일텐데요.



장애인 고용률이 높고 중증장애인을 많이 고용한 업체도 있죠?



<답변>



예, 근로자의 30% 이상이 장애인이고 그중 절반 이상을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한 업체를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표준사업장을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담원 2천명이 일하는 콜센터 운영업체.



시각 장애인을 정직원으로 고용해 틈틈히 안마를 받게 합니다.



직원들에게 시각 장애인은 더없이 소중한 동료들입니다.



<인터뷰> 이화영(직원) : "혼신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저희를 관리해 주시는 모습이 감사하기도 하고 서로 너무 고마움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어서.."



집배원들의 필수품인 우체국 모자.



전량을 이 장애인 근로사업장에서 납품하고 있습니다.



봉재와 다림질, 최종 검사까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녹취> 이대길(장애인 근로자) : "(어디어디를 검사하나요?)자수하고요, 봉제 뜯어진 곳 있나없나 살펴보는 거예요."



관련법 시행으로 우체국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주문도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부터 모든 공공기관들은 총 구매액의 1%를 중증 장애인이 만든 물품을 사야합니다.



<인터뷰> 성선경(장애인근로사업장’동천’대표) : "오히려 이분들이 섬세하고, 꼼꼼하고, 정직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좋은 물건 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숨겨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도록 서로 돕고 배려한다면 더없이 소중한 직장 동료가 되는데 장애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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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장애인의 날 30년’ 차별·편견 여전
    • 입력 2011-04-20 22:07:15
    • 수정2011-04-20 22: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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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장애인의 날 30주년입니다.

저도 스튜디오에서 벗어나서 잠시나마 장애인의 생활을 체험해보러 나왔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녹취> "지팡이로는 잘 모르겠어요. 어디가 점자블록이고 어디가 보도인지"

<녹취> "시각장애인들이 다니다보면 부딪힐 수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신호등 찾아서 헤메고.

<녹취> "저 음악소리때문에 마음이 급해서 빨리 못가겠어요. 어떻게"

<앵커 멘트>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까 요만한 턱이 아주 높게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두렵고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데요.

그런데, 장애인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물리적인 턱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차별과 편견이라고 합니다.

조정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체장애인 1급인 도신자 씨가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친절교육이 잘돼 있다는 백화점이지만, 점원은 한 번 쳐다만 볼 뿐입니다.

<녹취> "점원이 바빠 가지고, 물어볼 수가 있어야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지만 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휠체어를 고려하지 않은 높은 문턱 때문입니다.

<녹취> 식당 주인 : "뭐 받치는 건 없는데..죄송합니다."

<인터뷰> 도신자(지체장애 1급) : "실제로 너무 힘들죠. (건물에) 턱이 너무 많아요. 대부분 그냥 간단한 걸로 먹어요. 사서 갖고 와서 먹을 수 있는 거요."

청각 장애가 있는 함효숙 씨도 옷가게를 찾았지만 마음은 불편합니다.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자 대뜸 계산기부터 들이밀고, 수화통역사가 말을 전하면 대부분 통역사만 바라보며 대화하려 합니다.

심지어 함 씨 앞에서 귀가 안 들린다는 손짓을 하며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함효숙(청각장애 1급) :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외감을 느끼고,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이 지정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은 쉽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런 편견과 차별속에서 장애인들은 상처를 받고 있는데요.

황동진 기자! 이런 차별속에서 장애인들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고용차별이라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여기에 제가 타고 나온 보조공학기기 등을 이용하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이렇게 서서 작업을 할 수가 있는데요.

현행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선 상시 근로자의 2.3%를 장애인으로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률을 실제 2%도 안되고, 해당업체 2만 3천여 곳 가운데 의무 고용비율을 지키는 기업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회와 사법부같은 헌법기관이나, 연구소와 병원 등 기타 공공기관,교육청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훨씬 낮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업체 일수록 장애인 고용 비율은 더 떨어집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취업을 위해 애쓰고 있는 장애인 구직 희망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직업능력 개발원.

장애인 2백 명이 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직장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인터뷰> 이동욱(뇌병변 3급) : "너는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그냥 빠져’ 그런 것 말고 똑같이 정상인하고 똑같이 일 시켰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유태욱(청각장애2급) : "사회에 진출했을 때 비장애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고 똑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능력에 대해서도 인정받고 싶습니다."

희망과 기대도 있지만, 각종 차별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성(지적장애3급) : "회사사람들이 욕하지 않고, 반말하지 않고,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주성(뇌병변장애 5급) :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는 그 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임하니까 똑같이 평가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김진원(시각장애1급) :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게 아니고, 비장애인들하고 똑같이 기회를 받고 그 능력이 발휘되면 그 안에서 똑같은 승진의 대우를 받기를 원합니다."

장애인들이 장애인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될 2가지 말이 있습니다.

첫째는 ’넌 안돼’이고 둘째는 ’넌 몰라도 돼’ 입니다.

<인터뷰> 김종상(직업능력개발원장) : "회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장애인들은 반드시 자신의 역할이나 몫을 해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믿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멘트>

기회를 주고 믿어주는 것! 장애인에 대한 진정한 배려일텐데요.

장애인 고용률이 높고 중증장애인을 많이 고용한 업체도 있죠?

<답변>

예, 근로자의 30% 이상이 장애인이고 그중 절반 이상을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한 업체를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표준사업장을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담원 2천명이 일하는 콜센터 운영업체.

시각 장애인을 정직원으로 고용해 틈틈히 안마를 받게 합니다.

직원들에게 시각 장애인은 더없이 소중한 동료들입니다.

<인터뷰> 이화영(직원) : "혼신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저희를 관리해 주시는 모습이 감사하기도 하고 서로 너무 고마움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어서.."

집배원들의 필수품인 우체국 모자.

전량을 이 장애인 근로사업장에서 납품하고 있습니다.

봉재와 다림질, 최종 검사까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녹취> 이대길(장애인 근로자) : "(어디어디를 검사하나요?)자수하고요, 봉제 뜯어진 곳 있나없나 살펴보는 거예요."

관련법 시행으로 우체국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주문도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부터 모든 공공기관들은 총 구매액의 1%를 중증 장애인이 만든 물품을 사야합니다.

<인터뷰> 성선경(장애인근로사업장’동천’대표) : "오히려 이분들이 섬세하고, 꼼꼼하고, 정직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좋은 물건 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숨겨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도록 서로 돕고 배려한다면 더없이 소중한 직장 동료가 되는데 장애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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