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치솟는 금값에 ‘불량 순금’ 기승

입력 2011.05.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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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값이 거침없이 오르자 '순금 아닌 순금'까지 판치고 있습니다.

레이저 검사를 해봐도 가려내기가 힘들다는데 김준범 기자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귀금속 도매점입니다.

지난해 이곳에서 순금 목걸이를 산 박수영 씨는 석 달 만에 목걸이 색이 변해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뷰>박수영(금 제품 피해자) :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노란색 빛깔 띄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

취재진이 직접 순금 돌반지를 구입해 봤습니다.

3.75그램짜리 돌반지 하나에 약 20만 원, 가는 곳마다 순금을 강조합니다.

<녹취> "동그랗게 찍혀 있는 게 태극 마크에요. 순금이라는 거에요"

국내 최대의 보석단지가 있는 전북 익산과 전주에서도 돌반지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녹취> "금 이상한 건 저희가 여기서 할 수가 없고요. 보증서 써드리고요."

이렇게 구입한 금반지 세 개를 들고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민간 보석감정원에 찾아가 감정을 의뢰해 봤습니다.

검사료는 천 원, 10분도 안 돼 정상이라고 감정해줍니다.

<녹취> "저희랑 같이 연계된 다른 감정원 건데요. 순금 맞아요. (뭐로 검사한 거에요?) 레이저요."

진짜 순금이 맞는 것일까?

이번에는 다시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 결과 반지 세 개의 금 함량은 각각 98.5, 97.1, 98.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은이나 아연 성분의 이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순금 표준 99.9%에 한참 못 미치는 '불량 순금'이라는 얘깁니다.

함량 99.9%의 이 금괴를 녹여서 다양한 금 제품을 만드는데, 일부 업자들이 의도적으로 이물질을 섞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 함량을 1~2% 속여도 오차 범위가 큰 레이저 검사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40년째 금은방을 운영해온 최창기 씨도 불량 순금에 속았습니다.

최근 사들인 순금 제품들이 이상해 일일이 녹여서 순도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함량 미달이었습니다.

<인터뷰>최창기(금은방 운영) : "색깔이 새파래지고, 순금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어요. 예쁘지도 않고."

금값의 고공행진 속에 양심을 속인 '불량 순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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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치솟는 금값에 ‘불량 순금’ 기승
    • 입력 2011-05-02 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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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값이 거침없이 오르자 '순금 아닌 순금'까지 판치고 있습니다. 레이저 검사를 해봐도 가려내기가 힘들다는데 김준범 기자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귀금속 도매점입니다. 지난해 이곳에서 순금 목걸이를 산 박수영 씨는 석 달 만에 목걸이 색이 변해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뷰>박수영(금 제품 피해자) :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노란색 빛깔 띄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 취재진이 직접 순금 돌반지를 구입해 봤습니다. 3.75그램짜리 돌반지 하나에 약 20만 원, 가는 곳마다 순금을 강조합니다. <녹취> "동그랗게 찍혀 있는 게 태극 마크에요. 순금이라는 거에요" 국내 최대의 보석단지가 있는 전북 익산과 전주에서도 돌반지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녹취> "금 이상한 건 저희가 여기서 할 수가 없고요. 보증서 써드리고요." 이렇게 구입한 금반지 세 개를 들고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민간 보석감정원에 찾아가 감정을 의뢰해 봤습니다. 검사료는 천 원, 10분도 안 돼 정상이라고 감정해줍니다. <녹취> "저희랑 같이 연계된 다른 감정원 건데요. 순금 맞아요. (뭐로 검사한 거에요?) 레이저요." 진짜 순금이 맞는 것일까? 이번에는 다시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 결과 반지 세 개의 금 함량은 각각 98.5, 97.1, 98.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은이나 아연 성분의 이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순금 표준 99.9%에 한참 못 미치는 '불량 순금'이라는 얘깁니다. 함량 99.9%의 이 금괴를 녹여서 다양한 금 제품을 만드는데, 일부 업자들이 의도적으로 이물질을 섞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 함량을 1~2% 속여도 오차 범위가 큰 레이저 검사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40년째 금은방을 운영해온 최창기 씨도 불량 순금에 속았습니다. 최근 사들인 순금 제품들이 이상해 일일이 녹여서 순도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함량 미달이었습니다. <인터뷰>최창기(금은방 운영) : "색깔이 새파래지고, 순금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어요. 예쁘지도 않고." 금값의 고공행진 속에 양심을 속인 '불량 순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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