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김치 원조가 중국?
입력 2011.05.30 (08:45) 취재파일K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중국 쓰촨성에 있는 한국 식당입니다.

우리 김치를 중국 손님에게 내놓아 봤습니다.

<녹취> “여기서는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부릅니다. (김치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녹취> "(쓰촨(사천) 파오차이랑 어떻게 다른 것 같습니까?)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김치라는 고유 이름 대신 중국의 ‘파오차이’라는 음식의 한 종류로 불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중국 쓰촨성이 김치의 원조는 파오차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 딩스빙(쓰촨요리박물관 부관장) : "쓰촨(사천) 요리에서 파오차이는 매우 중요한 음식입니다. 실제 한(漢)나라 이전부터 파오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바로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파오차이'란 겁니다.

보시는 것처럼 우리 김치와는 형태도 너무 다르고, 맛도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중국은 왜 갑자기 이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고 얘기하는 걸까요?

원조설의 실체와 속내를 취재했습니다.

지난 해 6월, 중국 쓰촨 지역의 한 언론사는 한국 김치가 중국 파오차이를 모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해당 기사가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파오차이 원조설이 퍼져 나갔습니다.

신화통신 보도 내용 : "쓰촨(사천) 파오차이는 조상 대대로 단지(옹기)를 이용해 왔다. 이것은 쓰촨의 독창품인데, 한국인들이 이것을 훔쳐 갔다"

"한국인들이 남아공월드컵을 이용해 김치 광고를 하면서 쓰촨(사천) 파오차이 단지를 이용했다. 이것은 완전한 모방품이다"

파오차이는 단지를 사용해 채소 등을 발효시킨다는 점에서 한국 김치와 유사하지만, 파오차이가 김치 보다 훨씬 역사가 길다는 것입니다.

<녹취>루샤오리(쓰촨대학교 식품공학과 학과장) : "쓰촨의 거의 모든 가정이 파오차이 단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단지에서 김치를 천연 발효 시킵니다. 원료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채소류, 심지어 육류나 어류도 모두 파오차이로 담글 수 있습니다."

특히 단지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하며 파오차이 원조를 강조합니다.

중국 내 유일한 음식 전문 박물관인 쓰촨요리박물관에는 중국이 주장한 파오차이 단지의 역사가 소개돼 있습니다.

<녹취>딩스빙(쓰촨요리박물관 부관장) :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파오차이 단지는 2천년 전 사용된 한(漢)나라 때 단지입니다. 가장 귀중한 것은 청나라 때 국영 가마터에서 만든 겁니다."

박물관 한 켠에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파오차이가 전시돼 있습니다.

<녹취> 후샤오융(쓰촨 요리전문가) : "여기 있는 것은 3~4월에 담근 김치입니다. (보통 얼마 동안 익힙니까?) 개인의 입맛대로 익힙니다. 신 것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좀 오래 담근 것이 좋습니다."

중국에서 ‘파오차이’는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채소를 뜻합니다.

여러 채소를 사용하다 보니 종류가 다양하고,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 전체로 보면 쓰촨, 우리말로는 사천지방에서 주로 애용된 음식입니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시의 한 식당,

<녹취> 양메이(식당 매니저) : "현재 20여 종의 파오차이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원재료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숙성시키는 시간도 다릅니다. 맛도 다르구요.”

중국인들은 식사 전후로, 그러니까 에피타이저나 후식 성격으로 파오차이를 즐겨 먹습니다.

<녹취> 쿵판셩(손님) : "우리 쓰촨 사람들은 끼니마다 파오차이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녹취> 푸촨롱(손님) : "파오차이는 보통 입맛을 돋구는 용도로 주문합니다. 육류 같은 느끼한 음식이 많을 때 파오차이를 먹으면 개운한 느낌이 들죠."

파오차이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한 평범한 가정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파오차이는 주로 집에서 만듭니다.) 밖에서 사면 비위생적입니다. 집에서 만들어야 안심이 됩니다"

일단 여러 채소를 다듬고 물로 씻은 뒤 물기를 한 번 빼줍니다.

그 다음 우리 김장독과 비슷하게 생긴 단지에 재료들을 넣고 찬물과 소금, 산초, 그리고 술을 함께 넣고 발효를 시킵니다.

<녹취> 천마오(중국 가정주부) : "지금 담근 것은 내일 먹을 수 있는데요, 보통 하룻밤 지나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김치 전문가들은 김치와 파오차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고 강조합니다.

<녹취> 이하연(한국김치협회 회장) : "중국의 파오차이라든가 일본의 '쯔께모노', 그리고 독일의 '사우크라우트' 이런 식으로 어느 나라든지 조금 방식은 다르지만 채소 절임 음식을 먹고 있거든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김치, 그러니까 고춧가루가 들어가고 젓갈과 마늘, 생강 양념이 들어간 김치는 우리가 처음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특히 발효과정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녹취> 박건영(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발효라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유산균, 즉 젖산균이 많이 생성이 되면서 아주 건강에도 좋고 맛이 우수한 그런 김치를 만들게 돼서 삼국(한-중-일)이 다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지만 김치와 같은 이런 형태의 발효식품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 대체 중국이 이렇게 파오차이 원조설을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 김치와 원조 논쟁을 통해 파오차이를 세계적으로 알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녹취>임성환(KOTRA 청두무역관장) : "한국의 김치와 원조 논쟁을 통해 가지고 진실이 어찌 되었든 간에 사천 파오차이의 인지도를 높여서 홍보를 강화해서 수출과 내수 시장 확대를 해 보겠다 그런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파오차이의 시장 규모는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매년 5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 2조1,000억 원 규모의 중국 내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조8,000억 원 규모인 국내 김치 시장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쓰촨성 정부는 5개년 발전계획까지 만들어 파오차이 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녹취> 임성환(KOTRA 청두무역관장) : "지금 1억 위안(135억 원) 이상의 파오차이 판매액을 보이는 것이 사천성에만 해도 16개 정도 기업이 있습니다. 소위 이제 '수정방'이나 '오량액' 같은 백주산업(주류산업)과 더불어서 이런 식품 산업 쪽에 대표 품목으로 김치(파오차이)를 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나아가 세계 김치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치무역에선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중국에서 들여 온 김치가 한국이 전세계로 수출하는 김치 물량을 앞지르는 무역 역조를 보이더니 지난 해까지 5년 간 누적 김치 무역 적자액은 660억 원을 넘어 섰습니다.

세계 김치 시장 공략과 함께 원조설을 통해 파오차이 시장도 확대 시키겠다는 양면 전략인 셈입니다.

파오차이의 경우 현재는 김치보다 포장과 마케팅 기술 등이 떨어지지만, 국가 차원의 투자와 연구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머지않아 김치의 가장 큰 적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녹취>가오인장(청두시 파오차이협회 부회장) : "한국의 김치는 이미 국가적으로는 중요한 경제 성장점이 돼 있죠. 또 대외 교류의 브랜드이며 문화의 별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쓰촨이, 중국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식품 산업화에 앞선 한국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엔, 우리나라 세계김치연구소와 기술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교류에 나섰습니다.

<녹취> 투젠화(중국 쓰촨성 농업청 부청장) : "쓰촨 파오차이는 장점이 뚜렷합니다. 한국 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공동 발전을 실현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일본과 종주국 다툼을 벌이느라 중국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던 우리로서는 복병을 만난 셈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화상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서면 우리 김치의 설 땅이 그 만큼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녹취> 박성훈(세계김치연구소 세계화전략본부장) : "사실 지금 우리가 김치 종주국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정작 그 실상을 보면 그 연구가 많이 돼 있지 않구요, 상당히 업체들도 영세하고 기반이 취약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어떤 지원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상당 기간 이 부분에 대한 연구와 또 어떤 산업의 현대화 이런 것들이 진행되어야 우리가 명실상부한 김치종주국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우선 중국 안에서 김치 고유의 브랜드를 알리고, 파오차이가 아닌 김치의 참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정만영(주청두 총영사) : "중국어는 아예 ‘ㄱ’으로 시작되는 한자어가 없습니다, 중국어 발음이.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파오차이라는 용어를 갖다 썼는데...지금 (서울을)서우얼(首爾)이라는 우리 발음에 충실한 그런 한자어를 사용한 거는 잘 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김치에 대해서도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 한국은 김치 종주국 지위를 놓고 일본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당시는 물론 한국 김치의 판정승으로 끝났습니다.

<녹취> 2000년 9월 26일 KBS 9시 뉴스 : "김치를 둘러싼 한-일 간의 종주국 논쟁이 우리나라의 승리로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우리의 김치가 국제적인 식품규격을 정하는 코덱스 회원국 심의를 통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나 불거진 중국의 파오차이 원조설 주장, 자칫 흥분하거나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측의 입지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차분하면서도, 양측의 차이를 제대로 알리는 노력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 김치 원조가 중국?
    • 입력 2011-05-30 08:45:40
    취재파일K
중국 쓰촨성에 있는 한국 식당입니다.

우리 김치를 중국 손님에게 내놓아 봤습니다.

<녹취> “여기서는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부릅니다. (김치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녹취> "(쓰촨(사천) 파오차이랑 어떻게 다른 것 같습니까?)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김치라는 고유 이름 대신 중국의 ‘파오차이’라는 음식의 한 종류로 불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중국 쓰촨성이 김치의 원조는 파오차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 딩스빙(쓰촨요리박물관 부관장) : "쓰촨(사천) 요리에서 파오차이는 매우 중요한 음식입니다. 실제 한(漢)나라 이전부터 파오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바로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파오차이'란 겁니다.

보시는 것처럼 우리 김치와는 형태도 너무 다르고, 맛도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중국은 왜 갑자기 이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고 얘기하는 걸까요?

원조설의 실체와 속내를 취재했습니다.

지난 해 6월, 중국 쓰촨 지역의 한 언론사는 한국 김치가 중국 파오차이를 모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해당 기사가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파오차이 원조설이 퍼져 나갔습니다.

신화통신 보도 내용 : "쓰촨(사천) 파오차이는 조상 대대로 단지(옹기)를 이용해 왔다. 이것은 쓰촨의 독창품인데, 한국인들이 이것을 훔쳐 갔다"

"한국인들이 남아공월드컵을 이용해 김치 광고를 하면서 쓰촨(사천) 파오차이 단지를 이용했다. 이것은 완전한 모방품이다"

파오차이는 단지를 사용해 채소 등을 발효시킨다는 점에서 한국 김치와 유사하지만, 파오차이가 김치 보다 훨씬 역사가 길다는 것입니다.

<녹취>루샤오리(쓰촨대학교 식품공학과 학과장) : "쓰촨의 거의 모든 가정이 파오차이 단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단지에서 김치를 천연 발효 시킵니다. 원료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채소류, 심지어 육류나 어류도 모두 파오차이로 담글 수 있습니다."

특히 단지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하며 파오차이 원조를 강조합니다.

중국 내 유일한 음식 전문 박물관인 쓰촨요리박물관에는 중국이 주장한 파오차이 단지의 역사가 소개돼 있습니다.

<녹취>딩스빙(쓰촨요리박물관 부관장) :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파오차이 단지는 2천년 전 사용된 한(漢)나라 때 단지입니다. 가장 귀중한 것은 청나라 때 국영 가마터에서 만든 겁니다."

박물관 한 켠에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파오차이가 전시돼 있습니다.

<녹취> 후샤오융(쓰촨 요리전문가) : "여기 있는 것은 3~4월에 담근 김치입니다. (보통 얼마 동안 익힙니까?) 개인의 입맛대로 익힙니다. 신 것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좀 오래 담근 것이 좋습니다."

중국에서 ‘파오차이’는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채소를 뜻합니다.

여러 채소를 사용하다 보니 종류가 다양하고,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 전체로 보면 쓰촨, 우리말로는 사천지방에서 주로 애용된 음식입니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시의 한 식당,

<녹취> 양메이(식당 매니저) : "현재 20여 종의 파오차이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원재료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숙성시키는 시간도 다릅니다. 맛도 다르구요.”

중국인들은 식사 전후로, 그러니까 에피타이저나 후식 성격으로 파오차이를 즐겨 먹습니다.

<녹취> 쿵판셩(손님) : "우리 쓰촨 사람들은 끼니마다 파오차이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녹취> 푸촨롱(손님) : "파오차이는 보통 입맛을 돋구는 용도로 주문합니다. 육류 같은 느끼한 음식이 많을 때 파오차이를 먹으면 개운한 느낌이 들죠."

파오차이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한 평범한 가정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녹취> "(파오차이는 주로 집에서 만듭니다.) 밖에서 사면 비위생적입니다. 집에서 만들어야 안심이 됩니다"

일단 여러 채소를 다듬고 물로 씻은 뒤 물기를 한 번 빼줍니다.

그 다음 우리 김장독과 비슷하게 생긴 단지에 재료들을 넣고 찬물과 소금, 산초, 그리고 술을 함께 넣고 발효를 시킵니다.

<녹취> 천마오(중국 가정주부) : "지금 담근 것은 내일 먹을 수 있는데요, 보통 하룻밤 지나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김치 전문가들은 김치와 파오차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고 강조합니다.

<녹취> 이하연(한국김치협회 회장) : "중국의 파오차이라든가 일본의 '쯔께모노', 그리고 독일의 '사우크라우트' 이런 식으로 어느 나라든지 조금 방식은 다르지만 채소 절임 음식을 먹고 있거든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김치, 그러니까 고춧가루가 들어가고 젓갈과 마늘, 생강 양념이 들어간 김치는 우리가 처음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특히 발효과정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녹취> 박건영(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발효라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유산균, 즉 젖산균이 많이 생성이 되면서 아주 건강에도 좋고 맛이 우수한 그런 김치를 만들게 돼서 삼국(한-중-일)이 다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지만 김치와 같은 이런 형태의 발효식품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 대체 중국이 이렇게 파오차이 원조설을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 김치와 원조 논쟁을 통해 파오차이를 세계적으로 알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녹취>임성환(KOTRA 청두무역관장) : "한국의 김치와 원조 논쟁을 통해 가지고 진실이 어찌 되었든 간에 사천 파오차이의 인지도를 높여서 홍보를 강화해서 수출과 내수 시장 확대를 해 보겠다 그런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파오차이의 시장 규모는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매년 5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 2조1,000억 원 규모의 중국 내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조8,000억 원 규모인 국내 김치 시장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쓰촨성 정부는 5개년 발전계획까지 만들어 파오차이 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녹취> 임성환(KOTRA 청두무역관장) : "지금 1억 위안(135억 원) 이상의 파오차이 판매액을 보이는 것이 사천성에만 해도 16개 정도 기업이 있습니다. 소위 이제 '수정방'이나 '오량액' 같은 백주산업(주류산업)과 더불어서 이런 식품 산업 쪽에 대표 품목으로 김치(파오차이)를 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나아가 세계 김치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치무역에선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중국에서 들여 온 김치가 한국이 전세계로 수출하는 김치 물량을 앞지르는 무역 역조를 보이더니 지난 해까지 5년 간 누적 김치 무역 적자액은 660억 원을 넘어 섰습니다.

세계 김치 시장 공략과 함께 원조설을 통해 파오차이 시장도 확대 시키겠다는 양면 전략인 셈입니다.

파오차이의 경우 현재는 김치보다 포장과 마케팅 기술 등이 떨어지지만, 국가 차원의 투자와 연구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머지않아 김치의 가장 큰 적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녹취>가오인장(청두시 파오차이협회 부회장) : "한국의 김치는 이미 국가적으로는 중요한 경제 성장점이 돼 있죠. 또 대외 교류의 브랜드이며 문화의 별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쓰촨이, 중국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식품 산업화에 앞선 한국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엔, 우리나라 세계김치연구소와 기술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교류에 나섰습니다.

<녹취> 투젠화(중국 쓰촨성 농업청 부청장) : "쓰촨 파오차이는 장점이 뚜렷합니다. 한국 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공동 발전을 실현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일본과 종주국 다툼을 벌이느라 중국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던 우리로서는 복병을 만난 셈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화상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서면 우리 김치의 설 땅이 그 만큼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녹취> 박성훈(세계김치연구소 세계화전략본부장) : "사실 지금 우리가 김치 종주국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정작 그 실상을 보면 그 연구가 많이 돼 있지 않구요, 상당히 업체들도 영세하고 기반이 취약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어떤 지원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상당 기간 이 부분에 대한 연구와 또 어떤 산업의 현대화 이런 것들이 진행되어야 우리가 명실상부한 김치종주국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우선 중국 안에서 김치 고유의 브랜드를 알리고, 파오차이가 아닌 김치의 참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정만영(주청두 총영사) : "중국어는 아예 ‘ㄱ’으로 시작되는 한자어가 없습니다, 중국어 발음이.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파오차이라는 용어를 갖다 썼는데...지금 (서울을)서우얼(首爾)이라는 우리 발음에 충실한 그런 한자어를 사용한 거는 잘 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김치에 대해서도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 한국은 김치 종주국 지위를 놓고 일본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당시는 물론 한국 김치의 판정승으로 끝났습니다.

<녹취> 2000년 9월 26일 KBS 9시 뉴스 : "김치를 둘러싼 한-일 간의 종주국 논쟁이 우리나라의 승리로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우리의 김치가 국제적인 식품규격을 정하는 코덱스 회원국 심의를 통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나 불거진 중국의 파오차이 원조설 주장, 자칫 흥분하거나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측의 입지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차분하면서도, 양측의 차이를 제대로 알리는 노력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취재파일K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