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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나 떠난 뒤 돈이라도 넉넉하라고…”
입력 2011.06.06 (08:59)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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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산물 회사를 상대로 수십억 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일당 세 명이 붙잡혔는데 주범이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이 조사해보니 주범인 40대 피의자는 앞으로 살날이 한 달 남짓인 말기 암환자 였습니다.

정수영 기자, 곧 세상을 떠날 시한부 인생인 사람이 왜 이런 짓을 꾸민 건가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가족들을 위해서였습니다.

피의자는 서울 명문대학 을 졸업하고 지역 대형마트에서 경력을 쌓은 평범한 40대 가장이었습니다.

4년 전 청천벽력같은 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몰두했습니다.

완치에 실패했고 시한부 인생 을 선고받자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사기로 일확천금을 벌어 물려주자는 계획이었습니다.

뜻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모든 게 들통났고 돈은커녕 아내마저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리포트>

주로 대형 마트를 상대로 쌀과 채소 등을 납품하는 농산물 중간 유통 회사입니다.

이 회사 구매 담당자 김모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농산물 유통업자 47살 권모 씨와 거래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는 00마트쪽에서는 상당히 고위직에 있었기 때문에, 사장 바로 밑에 직급입니다. 전략본부장으로 00마트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다 알정도로 활약을 한 사람같습니다.”

김 씨는 쌀값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던 끝에 권 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권 씨는 흔쾌히 후한 값에 쌀을 사들여 한 번에 고민을 해결해 줬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가) 자기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거래 회사(농특산물 중간유통업체)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다든지 (했는데,) 만 3천원에 산 물건을 만원에 팔게 생겼는데, (권씨에게) 도와주려면 만 3천원에 팔아달라 그러면 (권씨가) 와서 전부 사가지고 갔습니다.”

김 씨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번번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권 씨에 대한 믿음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두 사람 사이 거래가 한층 활발해졌을 무렵 권 씨는 김 씨에게 귀가 번쩍 뜨일 만한 파격적인 제안을 건넸습니다.

질 좋은 쌀 20만 포대를 시중 가격 70% 정도 헐값에 납품해 주겠다는 얘기였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먼저 (계약물량의) 10퍼센트를 받게 되면 (업체에서는) 믹게 됩니다. 실제로 2만포가 왔잖아요. 그러니까 (농특산물 중간유통업체에서는) 믿게 된거죠. 계약서 작성하고 그 물량이 그대로 오는데 다 믿죠.”

물론 조건이 있었습니다. 쌀값 가운데 56억 원을 선납금 명목으로 요구했고 김 씨 회사는 선뜻 돈을 건넸습니다.

한 번에 거액을 벌 기대에 부풀어 있던 김 씨는 뒤늦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습니다.

반 년 가까이 믿음직한 파트너였던 권 씨가 돈을 받기가 무섭게 하루아침에 증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녹취>농특산물 유통업체 직원(음성변조) : “깜짝 놀랐죠. 갑자기 일을 이렇게 만들어놨으니까. (구매담당자 김씨) 그 분이 일을 얼마나 일을 잘하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황당했죠.”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거액을 챙겨 달아난 권 씨 일당은 잠적 두 달 만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공범 42살 선모 씨 등을 상대로 추궁하던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십 억대 사기 범행을 꾸민 주범 권 씨가 남은 살 날이 한 달 남짓에 불과한 말기암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암 말기 환자인 주 피의자(권씨)가 모든 범행계획을 한 다음에 그 계획에 따라 공범들이 움직였고, 말기암 환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기로 (하고,) 약 8개월간에 걸쳐서 자신들이 범행을 시나리오대로 진행을 했었다고 (합니다.)”

경찰 추적 결과 종적을 감춘 권 씨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들이 모여 있는 대학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녹취>병원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오셨을 때는 호흡곤란에 잠도 못 주무시고, 다리도 부어있고 그러셨죠. 밤에도 컴퓨터하시고, 뭔가를 하고 계시고 약간씩 불안해하시고, (아픈 몸으로) 외출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광주지역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던 권 씨에게 지난 2008년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희귀 혈액암 판정을 받고 치료에 몰두했지만 지난해 암은 재발했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습니다.

권 씨는 자신이 떠나고 나면 생계가 막막해질 가족을 위해 돈이라도 넉넉하게 남겨주고 싶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말기암 환자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거액의 금액을, 자산을 마련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죽음을 앞두고 가족을 위해서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진술했습니다.)”

권 씨는 수십억 원 범죄 수익을 아내에게 건넨 뒤, 발각되더라도 돈을 빼앗기지 않을 속셈으로 지난 3월 아내와 협의 이혼까지 했습니다.

권 씨 집에서는 5만원 권 현금 다발과, 달러화, 귀금속 등 14억 원 상당의 금품이 발견됐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 아내는) 남편이 죽을 각오로 그렇게 하는 것을 옆에서 봤던것 같습니다. (범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몰랐고, 남편이 우리한테 돈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뭔가 일을 벌이고 있구나 이런 정도로 (짐작했습니다.)”

권 씨 계획과는 달리 범행이 발각되자 아내 역시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갔고 권 씨는 아내 혐의를 벗기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경찰서를 찾아왔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가) 와가지고 왜 내 아내를 체포를 했느냐, 그 사람은 잘못이 없다, 모든 잘못은 나한테 있다 (하면서) 서로 울고불고 목숨 값이니 어쩌니 하면서 부둥켜안고 울고 (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 권 씨가 가족을 위해 벌인 50억대 사기는 결국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피의자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죄보다 가중처벌을 받게 되고요, (권씨 아내는) 범죄로 인해서 취득한 수익금인지 알고 이를 수습했기 때문에 ‘범죄수익 은닉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권 씨 일당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암투병중인 권 씨와 아내를 불구속 입건해 회수하지 못한 범죄수익금을 되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나 떠난 뒤 돈이라도 넉넉하라고…”
    • 입력 2011-06-06 08:59:3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농산물 회사를 상대로 수십억 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일당 세 명이 붙잡혔는데 주범이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이 조사해보니 주범인 40대 피의자는 앞으로 살날이 한 달 남짓인 말기 암환자 였습니다.

정수영 기자, 곧 세상을 떠날 시한부 인생인 사람이 왜 이런 짓을 꾸민 건가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가족들을 위해서였습니다.

피의자는 서울 명문대학 을 졸업하고 지역 대형마트에서 경력을 쌓은 평범한 40대 가장이었습니다.

4년 전 청천벽력같은 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몰두했습니다.

완치에 실패했고 시한부 인생 을 선고받자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사기로 일확천금을 벌어 물려주자는 계획이었습니다.

뜻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모든 게 들통났고 돈은커녕 아내마저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리포트>

주로 대형 마트를 상대로 쌀과 채소 등을 납품하는 농산물 중간 유통 회사입니다.

이 회사 구매 담당자 김모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농산물 유통업자 47살 권모 씨와 거래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는 00마트쪽에서는 상당히 고위직에 있었기 때문에, 사장 바로 밑에 직급입니다. 전략본부장으로 00마트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다 알정도로 활약을 한 사람같습니다.”

김 씨는 쌀값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던 끝에 권 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권 씨는 흔쾌히 후한 값에 쌀을 사들여 한 번에 고민을 해결해 줬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가) 자기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거래 회사(농특산물 중간유통업체)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다든지 (했는데,) 만 3천원에 산 물건을 만원에 팔게 생겼는데, (권씨에게) 도와주려면 만 3천원에 팔아달라 그러면 (권씨가) 와서 전부 사가지고 갔습니다.”

김 씨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번번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권 씨에 대한 믿음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두 사람 사이 거래가 한층 활발해졌을 무렵 권 씨는 김 씨에게 귀가 번쩍 뜨일 만한 파격적인 제안을 건넸습니다.

질 좋은 쌀 20만 포대를 시중 가격 70% 정도 헐값에 납품해 주겠다는 얘기였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먼저 (계약물량의) 10퍼센트를 받게 되면 (업체에서는) 믹게 됩니다. 실제로 2만포가 왔잖아요. 그러니까 (농특산물 중간유통업체에서는) 믿게 된거죠. 계약서 작성하고 그 물량이 그대로 오는데 다 믿죠.”

물론 조건이 있었습니다. 쌀값 가운데 56억 원을 선납금 명목으로 요구했고 김 씨 회사는 선뜻 돈을 건넸습니다.

한 번에 거액을 벌 기대에 부풀어 있던 김 씨는 뒤늦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습니다.

반 년 가까이 믿음직한 파트너였던 권 씨가 돈을 받기가 무섭게 하루아침에 증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녹취>농특산물 유통업체 직원(음성변조) : “깜짝 놀랐죠. 갑자기 일을 이렇게 만들어놨으니까. (구매담당자 김씨) 그 분이 일을 얼마나 일을 잘하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황당했죠.”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거액을 챙겨 달아난 권 씨 일당은 잠적 두 달 만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공범 42살 선모 씨 등을 상대로 추궁하던 경찰은 뜻밖의 사실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십 억대 사기 범행을 꾸민 주범 권 씨가 남은 살 날이 한 달 남짓에 불과한 말기암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암 말기 환자인 주 피의자(권씨)가 모든 범행계획을 한 다음에 그 계획에 따라 공범들이 움직였고, 말기암 환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기로 (하고,) 약 8개월간에 걸쳐서 자신들이 범행을 시나리오대로 진행을 했었다고 (합니다.)”

경찰 추적 결과 종적을 감춘 권 씨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들이 모여 있는 대학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녹취>병원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오셨을 때는 호흡곤란에 잠도 못 주무시고, 다리도 부어있고 그러셨죠. 밤에도 컴퓨터하시고, 뭔가를 하고 계시고 약간씩 불안해하시고, (아픈 몸으로) 외출을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광주지역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던 권 씨에게 지난 2008년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희귀 혈액암 판정을 받고 치료에 몰두했지만 지난해 암은 재발했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습니다.

권 씨는 자신이 떠나고 나면 생계가 막막해질 가족을 위해 돈이라도 넉넉하게 남겨주고 싶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말기암 환자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거액의 금액을, 자산을 마련해주겠다는 (생각으로) 죽음을 앞두고 가족을 위해서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진술했습니다.)”

권 씨는 수십억 원 범죄 수익을 아내에게 건넨 뒤, 발각되더라도 돈을 빼앗기지 않을 속셈으로 지난 3월 아내와 협의 이혼까지 했습니다.

권 씨 집에서는 5만원 권 현금 다발과, 달러화, 귀금속 등 14억 원 상당의 금품이 발견됐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 아내는) 남편이 죽을 각오로 그렇게 하는 것을 옆에서 봤던것 같습니다. (범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몰랐고, 남편이 우리한테 돈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뭔가 일을 벌이고 있구나 이런 정도로 (짐작했습니다.)”

권 씨 계획과는 달리 범행이 발각되자 아내 역시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갔고 권 씨는 아내 혐의를 벗기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경찰서를 찾아왔습니다.

<녹취>김현길(팀장/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권씨가) 와가지고 왜 내 아내를 체포를 했느냐, 그 사람은 잘못이 없다, 모든 잘못은 나한테 있다 (하면서) 서로 울고불고 목숨 값이니 어쩌니 하면서 부둥켜안고 울고 (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 권 씨가 가족을 위해 벌인 50억대 사기는 결국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습니다.

<녹취>김세욱(수사관/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 “피의자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죄보다 가중처벌을 받게 되고요, (권씨 아내는) 범죄로 인해서 취득한 수익금인지 알고 이를 수습했기 때문에 ‘범죄수익 은닉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권 씨 일당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암투병중인 권 씨와 아내를 불구속 입건해 회수하지 못한 범죄수익금을 되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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