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위기 순간, 참사 막은 ‘우면산 영웅’

<앵커 멘트>

우면산 산사태가 나던 날.

자신의 몸을 돌보기에도 벅찬 위기 속에서 이웃의 목숨을 구한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양성모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토사가 휩쓸고 내려간 서울 남태령 전원마을.

산사태가 덮치던 지난 27일,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42살 조양현 씨는 마을을 향해 쏟아져 내리는 시뻘건 토사를 목격했습니다.

토사가 흘러가는 곳은 20여 가구가 사는 저지대 주택가!

조 씨는 토사의 길목을 차단해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자신의 화물차를 몰고 모래주머니를 사다 날랐습니다.

<인터뷰>조양현 : "당장 필요한 게 뭘까 싶어서 보니까 모래주머니가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모래주머니를 가져와야 되겠다 싶어서 수십 개를 가져와서… "

조 씨는 주민들과 함께 작은 둑을 만들었고, 주택가로 흐르던 토사는 곧 방향을 바꿨습니다.

<인터뷰>조양현 : "사실은 도와주시는 분이 많고 같이 했기 때문에 불과 20~30분 해서 빨리 끝냈죠."

57살 김제영 씨는 물이 가득 차 문이 열리지 않는 반 지하방에 들어가 주민 4명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자신의 집이 침수됐지만 탈출 대신 이웃을 구했습니다.

<인터뷰>정영찬(김제영 씨 도움으로 탈출) : "그때 여기 물이 아마 바깥쪽이 허리 정도까지 찼을 거예요. 그래서 이게 안 열려서"

산사태라는 급박한 위기의 순간속에서 주민들은 스스로 구조대가 돼 최악의 참사를 막았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