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인지문의 눈물…폭우에 일부 파손

입력 2011.08.0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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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대문으로 잘 알려진 보물 1호 흥인지문이 최근 내린 큰 비때문에 지붕 일부분이 파손됐습니다.

관리를 맡은 종로구청은 파손 사실을 알고도 닷새 동안이나 이를 방치했습니다.

고순정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있는 보물 1호 흥인지문입니다.

지붕 내림 마루의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 안쪽에 바른 진흙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반대 쪽 지붕도 커다랗게 금이 갔고 파랗게 풀까지 자라났습니다.

바닥에는 떨어진 잔해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최근 거세게 내렸던 비가 원인입니다.

1미터 크기의 파손이지만 자칫하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틈을 통해 지붕 내부로 물이 오랫동안 침투될 경우 진흙이 흘러내리고 결국에는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비를 머금은게 서까래쪽으로 침투되고 그러면서 기와를 밀어내게 되니까 완전하게 붕괴가 될 수 있죠."

이렇게 위험한 상태로 방치된 지가 벌써 닷새 째.

파손 사실을 처음 발견한 것도 현장 순찰 요원이나 감시 장비가 아닌 일반 시민이었습니다.

붕괴를 우려한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지만 아무 조치 없이 빗속에 파손 부위를 방치했습니다.

<인터뷰> 종로구청 관계자:"비가 오는 상황에서 올라가서 무엇을 덮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구요. "

감독기관인 문화재청에 보고도 하지 않았고, 파손된 지 닷새째 오후가 돼서야 부랴부랴 작업 차량을 불러 현장 점검에 나섰고 긴급 보수도 했습니다.

지난 4일 문화재 위원들이 흥인지문의 파손 부위에 대한 실사를 벌였고,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 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천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실금이나 이런 부분들이 더 보입니다. 정확히 점검해서 보수나 이런 부분을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숭례문 화재의 교훈은 잊혀진 지 오래.

폭우에 허술한 관리와 무관심이 겹치면서 문화재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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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인지문의 눈물…폭우에 일부 파손
    • 입력 2011-08-07 07: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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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대문으로 잘 알려진 보물 1호 흥인지문이 최근 내린 큰 비때문에 지붕 일부분이 파손됐습니다. 관리를 맡은 종로구청은 파손 사실을 알고도 닷새 동안이나 이를 방치했습니다. 고순정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있는 보물 1호 흥인지문입니다. 지붕 내림 마루의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 안쪽에 바른 진흙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반대 쪽 지붕도 커다랗게 금이 갔고 파랗게 풀까지 자라났습니다. 바닥에는 떨어진 잔해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최근 거세게 내렸던 비가 원인입니다. 1미터 크기의 파손이지만 자칫하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틈을 통해 지붕 내부로 물이 오랫동안 침투될 경우 진흙이 흘러내리고 결국에는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비를 머금은게 서까래쪽으로 침투되고 그러면서 기와를 밀어내게 되니까 완전하게 붕괴가 될 수 있죠." 이렇게 위험한 상태로 방치된 지가 벌써 닷새 째. 파손 사실을 처음 발견한 것도 현장 순찰 요원이나 감시 장비가 아닌 일반 시민이었습니다. 붕괴를 우려한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지만 아무 조치 없이 빗속에 파손 부위를 방치했습니다. <인터뷰> 종로구청 관계자:"비가 오는 상황에서 올라가서 무엇을 덮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구요. " 감독기관인 문화재청에 보고도 하지 않았고, 파손된 지 닷새째 오후가 돼서야 부랴부랴 작업 차량을 불러 현장 점검에 나섰고 긴급 보수도 했습니다. 지난 4일 문화재 위원들이 흥인지문의 파손 부위에 대한 실사를 벌였고,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 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천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실금이나 이런 부분들이 더 보입니다. 정확히 점검해서 보수나 이런 부분을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숭례문 화재의 교훈은 잊혀진 지 오래. 폭우에 허술한 관리와 무관심이 겹치면서 문화재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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