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삼성 마저 고전…위기의 IT 강국

입력 2011.08.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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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새로 내놓은 갤럭시탭 10.1입니다.



하지만 독일 한 지방법원에서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당분간 EU지역에선 못 팔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 수출 대들보인 IT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단 얘긴데, 그런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소정 기자가 한국 IT산업의 현주소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걸으면서 음악을 듣는 워크맨!



1979년 이후 20여 년간 세계를 주름잡았지만 신제품 개발을 외면한 소니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내가 시장의 표준"이라며 으스대던 노키아와 오바마 대통령이 사랑한 블랙베리도 애플에 밀려 순식간에 추락했습니다.



최강자 애플이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소송을 제기하며 삼성을 괴롭히는 것도 경쟁자가 더 크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애플의 올 2분기 매출은 지난해의 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우리 돈으로 10조 원, 삼성전자의 3배에 육박합니다.



LG 전자는 천500억 원대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송종호(대우증권 연구원) : "4분기에 애플이 아이폰5, 삼성도 갤럭시3 내놓거든요. 더 완전히 본격적 접전이죠. 그 와중에 다른 업체들은 죽어나는 거죠. LG나 HTC나 나머지 소니, 모토롤라 거의 명함을 못 내미는 거죠."



기업들의 고민은 수출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올 상반기 우리 IT수출 비중은 18년 만에 처음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LCD와 반도체값 하락에 지난달 IT 수출은 3.2% 줄었습니다.



21개월 만의 감소세인데, 올 하반기에도 상황은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질문>



눈깜짝할 사이에 1등과 2등이 뒤바뀌는군요.



조현진 기자! 아이폰-스마트폰도 그랬구요.



애플과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단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애플과 우리 IT 기업들의 시장 가치를 한번 비교해 볼까요?



애플은 오늘 시가 총액 365조 원으로 미국 기업 중 1위에 올랐는데요.



지난 10년 새 40배나 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을 다 합쳐도 애플의 1/3에 불과합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과 끌려가고 있는 기업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을 관련업계에서는 TGiF라고 부릅니다.



트위터, 구글, 아이폰(애플), 페이스북의 머릿글자를 딴 것인데요.



이들 모두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만든 벤처기업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선도적인 벤처기업이 등장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리포트>



CD로 듣던 음악을 디지털파일로 바꿔 음악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MP3 플레이어.



처음 상용화한 곳은 국내의 한 벤처기업이었습니다.



특히 2004년에는 전 세계 MP3 시장의 1/4을 휩쓸며 애플과 삼성전자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애플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을 대부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정석원(아이리버 전략기획팀장) : "저희같은 벤처기업, 중소기업에서는 제품 하나쪽으로는 자신있는데 다양한 서비스를 융합하는 그쪽 부분에서는 크게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무료 인터넷전화 기술이나 소셜네트워크라는 아이디어도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10년이 지나 열매를 거둔 곳은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미국 기업들입니다.



원천기술을 세계시장으로 확산시켜주는 자금과 영업력 등 사회적 기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처럼 벤처기업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없고 인력과 자본을 몇몇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창의적인 벤처가 설 땅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병기(엔젤투자자/서강대 겸임교수) : "만약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 와서 기업을 했으면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의 성공을 거둘수있었을까. 실제로 수혜가 됐다 느낄수 있는,도움이 되는 그런 정책으로 좀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질문>



우리한테 시장을 선도할만한 ’기술’이 없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없다는 얘길텐데요.



조기자 급격하게 바뀐 산업구조에 맞게 변신을 못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죠.



<답변>



애플과 구글 등 스마트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의 힘은 강력한 소프트웨어에서 비롯되지만 한국 기업은, 반도체나 휴대전화는 잘 만드는데 비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열악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 조지현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글보다 10년 앞서 웹 기반 3D지도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구글어스는 세계적인 인기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이 업체는 대기업에 밀려 공공기관 물량 수주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인현(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이사) : "지방에 있는 것들 하나로 다 묶어서 볼륨이 몇백억으로 커지죠. 그렇게 되면 전문기업 같은 개별기업은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워지죠. 하청업체밖에 안 되는 거죠."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비중은 불과 1.8%.



그나마 70%는 대기업 내부거래 물량입니다.



6천여 개 국내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하청에만 매달리는 실정이어서 독자 소프트웨어 개발은 부진합니다.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도 연구개발에는 소홀해 삼성SDS의 R&D 규모가 안철수연구소의 4분의 1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문형남(숙명여대 교수) :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등 R&D 투자엔 나서지 않고 그룹내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어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기업 위주의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기술혁명을 주도할 세계적인 벤처기업의 출현과 성장은 멀어만 보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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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삼성 마저 고전…위기의 IT 강국
    • 입력 2011-08-11 22:04:32
    뉴스 9
<앵커 멘트>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새로 내놓은 갤럭시탭 10.1입니다.

하지만 독일 한 지방법원에서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당분간 EU지역에선 못 팔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 수출 대들보인 IT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단 얘긴데, 그런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소정 기자가 한국 IT산업의 현주소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걸으면서 음악을 듣는 워크맨!

1979년 이후 20여 년간 세계를 주름잡았지만 신제품 개발을 외면한 소니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내가 시장의 표준"이라며 으스대던 노키아와 오바마 대통령이 사랑한 블랙베리도 애플에 밀려 순식간에 추락했습니다.

최강자 애플이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소송을 제기하며 삼성을 괴롭히는 것도 경쟁자가 더 크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애플의 올 2분기 매출은 지난해의 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우리 돈으로 10조 원, 삼성전자의 3배에 육박합니다.

LG 전자는 천500억 원대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송종호(대우증권 연구원) : "4분기에 애플이 아이폰5, 삼성도 갤럭시3 내놓거든요. 더 완전히 본격적 접전이죠. 그 와중에 다른 업체들은 죽어나는 거죠. LG나 HTC나 나머지 소니, 모토롤라 거의 명함을 못 내미는 거죠."

기업들의 고민은 수출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올 상반기 우리 IT수출 비중은 18년 만에 처음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LCD와 반도체값 하락에 지난달 IT 수출은 3.2% 줄었습니다.

21개월 만의 감소세인데, 올 하반기에도 상황은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질문>

눈깜짝할 사이에 1등과 2등이 뒤바뀌는군요.

조현진 기자! 아이폰-스마트폰도 그랬구요.

애플과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단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애플과 우리 IT 기업들의 시장 가치를 한번 비교해 볼까요?

애플은 오늘 시가 총액 365조 원으로 미국 기업 중 1위에 올랐는데요.

지난 10년 새 40배나 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을 다 합쳐도 애플의 1/3에 불과합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과 끌려가고 있는 기업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을 관련업계에서는 TGiF라고 부릅니다.

트위터, 구글, 아이폰(애플), 페이스북의 머릿글자를 딴 것인데요.

이들 모두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만든 벤처기업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선도적인 벤처기업이 등장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리포트>

CD로 듣던 음악을 디지털파일로 바꿔 음악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MP3 플레이어.

처음 상용화한 곳은 국내의 한 벤처기업이었습니다.

특히 2004년에는 전 세계 MP3 시장의 1/4을 휩쓸며 애플과 삼성전자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애플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을 대부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정석원(아이리버 전략기획팀장) : "저희같은 벤처기업, 중소기업에서는 제품 하나쪽으로는 자신있는데 다양한 서비스를 융합하는 그쪽 부분에서는 크게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무료 인터넷전화 기술이나 소셜네트워크라는 아이디어도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10년이 지나 열매를 거둔 곳은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미국 기업들입니다.

원천기술을 세계시장으로 확산시켜주는 자금과 영업력 등 사회적 기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처럼 벤처기업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없고 인력과 자본을 몇몇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창의적인 벤처가 설 땅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병기(엔젤투자자/서강대 겸임교수) : "만약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 와서 기업을 했으면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의 성공을 거둘수있었을까. 실제로 수혜가 됐다 느낄수 있는,도움이 되는 그런 정책으로 좀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질문>

우리한테 시장을 선도할만한 ’기술’이 없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없다는 얘길텐데요.

조기자 급격하게 바뀐 산업구조에 맞게 변신을 못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죠.

<답변>

애플과 구글 등 스마트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의 힘은 강력한 소프트웨어에서 비롯되지만 한국 기업은, 반도체나 휴대전화는 잘 만드는데 비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열악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 조지현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글보다 10년 앞서 웹 기반 3D지도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구글어스는 세계적인 인기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이 업체는 대기업에 밀려 공공기관 물량 수주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인현(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이사) : "지방에 있는 것들 하나로 다 묶어서 볼륨이 몇백억으로 커지죠. 그렇게 되면 전문기업 같은 개별기업은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워지죠. 하청업체밖에 안 되는 거죠."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비중은 불과 1.8%.

그나마 70%는 대기업 내부거래 물량입니다.

6천여 개 국내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하청에만 매달리는 실정이어서 독자 소프트웨어 개발은 부진합니다.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도 연구개발에는 소홀해 삼성SDS의 R&D 규모가 안철수연구소의 4분의 1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문형남(숙명여대 교수) :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등 R&D 투자엔 나서지 않고 그룹내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어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기업 위주의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기술혁명을 주도할 세계적인 벤처기업의 출현과 성장은 멀어만 보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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