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저축은행 수사, 이대로 끝나는가?

입력 2011.08.13 (08:36) 수정 2011.08.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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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호 해설위원]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뚜렷한 성과 없이 어제 막을 내렸습니다. 45일 동안 계속됐지만 기대했던 국민에게 실망만 안겼습니다. 저축은행 사태는 경영부실과 금융감독원의 감독소홀이 부른 금융사고처럼 여겨졌지만, 갈수록 감사원과 국세청까지 얽힌 총체적 비리 사건으로 비화됐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거북이걸음 아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국정조사는 시작됐습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국정조사 실시 계획서는 여야가 증인채택을 놓고 갈등을 빚느라 특위가 출범한 지 23일 만에야 가까스로 통과됐습니다. 이달 초 예정됐던 청문회 일정도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피해자 보상 대책도 대중 영합주의 논란을 일으키며 말 잔치로 끝나는 분위깁니다. 저축은행 수사 주체인 검찰에 대한 조사도 검찰 관계자들이 출석하지 않아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국정조사 특위는 검찰 측 증인 6명을 고발하는 한편 지난 6월 해체한 사법제도 개혁 특위를 다시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카드를 다시 만지면서 검찰을 압박하겠다는 의중이 읽힙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본질인 저축은행 비리를 파헤치지 못하고 국회와 검찰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국정조사를 왜 하는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부실한 국정조사나 정치권과 검찰의 충돌 양상은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 기인합니다. 지난 3월 저축은행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5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이해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박태규 씨 등 핵심 브로커들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정관계 로비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 “검찰수사가 왜 이리 지지부진하냐, 박태규는 안 데려오느냐, 못 데려오느냐” 라며 질책을 했겠습니까.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임 한상대 검찰총장이 어제 취임했습니다.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돼 있지만 우선 저축은행에 수사력을 총동원해 명확한 진상규명을 이뤄내는 것이 신임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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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08-13 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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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호 해설위원]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뚜렷한 성과 없이 어제 막을 내렸습니다. 45일 동안 계속됐지만 기대했던 국민에게 실망만 안겼습니다. 저축은행 사태는 경영부실과 금융감독원의 감독소홀이 부른 금융사고처럼 여겨졌지만, 갈수록 감사원과 국세청까지 얽힌 총체적 비리 사건으로 비화됐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거북이걸음 아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국정조사는 시작됐습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국정조사 실시 계획서는 여야가 증인채택을 놓고 갈등을 빚느라 특위가 출범한 지 23일 만에야 가까스로 통과됐습니다. 이달 초 예정됐던 청문회 일정도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피해자 보상 대책도 대중 영합주의 논란을 일으키며 말 잔치로 끝나는 분위깁니다. 저축은행 수사 주체인 검찰에 대한 조사도 검찰 관계자들이 출석하지 않아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국정조사 특위는 검찰 측 증인 6명을 고발하는 한편 지난 6월 해체한 사법제도 개혁 특위를 다시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카드를 다시 만지면서 검찰을 압박하겠다는 의중이 읽힙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본질인 저축은행 비리를 파헤치지 못하고 국회와 검찰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국정조사를 왜 하는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부실한 국정조사나 정치권과 검찰의 충돌 양상은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 기인합니다. 지난 3월 저축은행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5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이해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박태규 씨 등 핵심 브로커들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정관계 로비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 “검찰수사가 왜 이리 지지부진하냐, 박태규는 안 데려오느냐, 못 데려오느냐” 라며 질책을 했겠습니까.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임 한상대 검찰총장이 어제 취임했습니다.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돼 있지만 우선 저축은행에 수사력을 총동원해 명확한 진상규명을 이뤄내는 것이 신임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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