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가계 대출 일시 중단…‘가계 빚’ 죄기

입력 2011.08.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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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부 시중은행들이 가계빚 증가를 막기 위해서 가계 대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갑자기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시중은행 지점, 오늘 주택 담보대출을 받으려던 고객들은 창구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녹취> 직원 : "8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거든요."

다른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출중단 소식에 창구는 썰렁해졌습니다.

한 시중은행은 고객들에게 '대출중단'을 알리는 문자까지 보내 돈줄 죄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오혜정(은행고객): "아무런 사전에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중단을 했다는 것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도 큰 장애가 되고.."

가계대출 제한에 들어간 시중은행은 농협과 신한,우리은행 등 3곳, 주택담보와 신용대출 등 신규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하거나,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은행권 관계자 : "(정부 방침에 따라)저희도 가계부채를 제한적으로 운용해야 되는데 유독 7,8월 들어 급격하게 많이 늘어났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성경중(은행고객) : "꼭 필요한 부분은 어디서든 써야된다는 말이에요. 제1금융권처럼 싼데서 가계대출을 오히려 늘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거지.."

여기에 은행권 대출이 거절된 고객들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몰리게 되면, 가계부채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도대체 가계부채가 얼마나 늘어나길래 은행들이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가계 금융부채가 9백37조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이 해마다 늘면서 지난해에는 백46%까지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가계 대출 중단까지 부른 가계 부채 문제,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 이어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당국이 6월 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증가세는 꺽이지 않았습니다.

매달 3조 5천억 원 가량 늘던 것이 지난 달엔 4조 3천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농협 등 일부 은행이 과도하게 대출을 늘렸기 때문인데 당국이 급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가계 대출 증가율이 실물경제 성장률인 7%선을 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고 일시상환 비중이 높은 취약한 구조여서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대폭 오르거나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가계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은행부실,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선(LG경제연구원) : "미국 유럽의 국가 부채와 관련된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렇게 낮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카드 발급도 크게 늘어 2002년 카드대란때 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갑작스런 대출중단에 따른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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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가계 대출 일시 중단…‘가계 빚’ 죄기
    • 입력 2011-08-18 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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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부 시중은행들이 가계빚 증가를 막기 위해서 가계 대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갑자기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시중은행 지점, 오늘 주택 담보대출을 받으려던 고객들은 창구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녹취> 직원 : "8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거든요." 다른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출중단 소식에 창구는 썰렁해졌습니다. 한 시중은행은 고객들에게 '대출중단'을 알리는 문자까지 보내 돈줄 죄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오혜정(은행고객): "아무런 사전에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중단을 했다는 것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도 큰 장애가 되고.." 가계대출 제한에 들어간 시중은행은 농협과 신한,우리은행 등 3곳, 주택담보와 신용대출 등 신규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하거나,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은행권 관계자 : "(정부 방침에 따라)저희도 가계부채를 제한적으로 운용해야 되는데 유독 7,8월 들어 급격하게 많이 늘어났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성경중(은행고객) : "꼭 필요한 부분은 어디서든 써야된다는 말이에요. 제1금융권처럼 싼데서 가계대출을 오히려 늘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거지.." 여기에 은행권 대출이 거절된 고객들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몰리게 되면, 가계부채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도대체 가계부채가 얼마나 늘어나길래 은행들이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가계 금융부채가 9백37조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이 해마다 늘면서 지난해에는 백46%까지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가계 대출 중단까지 부른 가계 부채 문제,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 이어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당국이 6월 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증가세는 꺽이지 않았습니다. 매달 3조 5천억 원 가량 늘던 것이 지난 달엔 4조 3천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농협 등 일부 은행이 과도하게 대출을 늘렸기 때문인데 당국이 급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가계 대출 증가율이 실물경제 성장률인 7%선을 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고 일시상환 비중이 높은 취약한 구조여서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대폭 오르거나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가계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은행부실,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선(LG경제연구원) : "미국 유럽의 국가 부채와 관련된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렇게 낮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카드 발급도 크게 늘어 2002년 카드대란때 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갑작스런 대출중단에 따른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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