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술 표현 ‘19금’?…심의기준 들쑥날쑥

<녹취>뮤직뱅크:"친구들과 술 한잔 정신없이 취하련다."

<앵커 멘트>

두 남성 가수가 부른 이 노래를 청소년들은 지난달부터 들을 수 없었습니다.

'술'이 들어가는 가사 때문에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김기흥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에서 시작된 K-POP 열풍.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팝의 본고장 미국에 상륙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가요계엔 때아닌 '19금' 논쟁이 한창입니다.

<녹취> "술 한잔을 다 같이 들이킬께..원 샷"

<녹취> "예쁜 여자와 담배 피고 차 마실때.."

여성가족부가 많은 곡에 대해 유해매체물 판정을 내렸습니다.

가사에 술과 담배가 등장해 청소년들에게 해롭다는 이윱니다.

현행법상, 이 노래들은 밤 10시 이전에 방송이나 공연이 금지되며,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판매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공연 중 가사를 바꿔 부른 아이돌 그룹도 있고..

SM 엔터테인먼트는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까지 제기는데, 법원은 SM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며 가사에 술이란 말이 들어가도 청소년들에게 해롭다고 결정한 외국 사례가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강헌(대중음악 평론가) : "K-POP은 글로벌 스탠다드 문화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심의 기준도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것이 돼야 합니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이 여성부의 심의 관행에 제동을 걸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앵커 멘트>

가사에 '술과 담배' 란 말 때문에 '19세 미만 청취 불가' 노래는 올 들어서만 169곡이나 됩니다.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는데요.

문제는 이같은 심의에 일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이어서 이진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마시자 한 잔의 술...."

이장희 씨의 히트곡 '한 잔의 추억'

<녹취>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바도"

70년대 영화 주제곡으로 유명했던 송창식 씨의 '고래사냥'

두 노래 모두 가사에 술이 언급돼있지만 '한 잔의 추억'만 '19금' 곡으로 판정받았습니다.

<녹취> "어차피 인생은 빈 술잔 들고..."

남진 씨의 '빈잔'과

<녹취>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그룹 '바이브'의 '술이야' 역시 청소년보호위의 판정은 엇갈렸습니다.

<인터뷰>김성벽(여가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 : "술 담배가 어떤 갈등이나 고통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묘사나 미화되는 경우에 바로 유해 매체물(19금)로..."

그러나 대중 음악계는 심의 기준이 자의적이고 일관성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문식(그룹 '더 문' 리더) : "술이나 담배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 규제의 대상이 된다면 창작 활동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검열을 해야 되는..."

더 나아가 미국과 일본처럼 음반 심의를 민간단체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다음달까지 기준이 완화된 심의 세칙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과잉 심의 논란을 끝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진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