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고 감고 엮고 짓는’ 길쌈 전통 잇는다

입력 2011.09.12 (22:05) 수정 2011.09.1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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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가위 유래가 알고보면 참 재미납니다.

신라시대 편을 갈라 삼베짜기, 즉 길쌈시합을 하던 데서 비롯됐다는데, 아직도 그 명맥을 잇는 마을이 있습니다.

손원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삼대에서 벗겨낸 껍질을 하나하나 가늘게 찢습니다.

삼베가 얼마나 섬세하게 짜여 질 수 있는지, 결정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실처럼 이은 삼 줄은, 물레를 통해 올이 꼬이면서 강해집니다.

시어머니의 손때가 묻어 있는 100년도 넘은 물레.

<인터뷰> 정금순(주민) : "어렸을 때 엄마랑 이렇게 같이 하던 게 떠오릅니다."

바깥에서는 베 매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실 표면에 메밀과 된장, 보리를 섞어 쑨 풀을 묻혀 거친 표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입니다.

<인터뷰> 김옥심(주민) : "구멍 하나하나에 (올이) 2개도 들어가도 안 되고, (올끼리) 붙어서도 안 되고. 불 위에서 매니까 정말 힘듭니다."

4백가닥의 날실에 씨 실을 꿰어 삼베가 만들어지기까지 하나하나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작업이 없습니다.

개량된 베틀은 옛날 방식보다 훨씬 좋다고는 하지만, 옷 한 두벌을 만들 수 있는 삼베 한 필을 만들려면 10여 명이 꼬박 3일을 작업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수군(주민) : "우리는 이렇게 하지만, 우리 밑에 사람이 없으니까 이것도 우리 삼베마을에서도 길게 갈 수 있을까 (걱정이죠.)"

잇고, 감고, 엮고, 짓는 복잡하고 고된 일이지만 한가위 전통인 길쌈 문화가 1,000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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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고 감고 엮고 짓는’ 길쌈 전통 잇는다
    • 입력 2011-09-12 22:05:59
    • 수정2011-09-12 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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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가위 유래가 알고보면 참 재미납니다. 신라시대 편을 갈라 삼베짜기, 즉 길쌈시합을 하던 데서 비롯됐다는데, 아직도 그 명맥을 잇는 마을이 있습니다. 손원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삼대에서 벗겨낸 껍질을 하나하나 가늘게 찢습니다. 삼베가 얼마나 섬세하게 짜여 질 수 있는지, 결정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실처럼 이은 삼 줄은, 물레를 통해 올이 꼬이면서 강해집니다. 시어머니의 손때가 묻어 있는 100년도 넘은 물레. <인터뷰> 정금순(주민) : "어렸을 때 엄마랑 이렇게 같이 하던 게 떠오릅니다." 바깥에서는 베 매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실 표면에 메밀과 된장, 보리를 섞어 쑨 풀을 묻혀 거친 표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입니다. <인터뷰> 김옥심(주민) : "구멍 하나하나에 (올이) 2개도 들어가도 안 되고, (올끼리) 붙어서도 안 되고. 불 위에서 매니까 정말 힘듭니다." 4백가닥의 날실에 씨 실을 꿰어 삼베가 만들어지기까지 하나하나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작업이 없습니다. 개량된 베틀은 옛날 방식보다 훨씬 좋다고는 하지만, 옷 한 두벌을 만들 수 있는 삼베 한 필을 만들려면 10여 명이 꼬박 3일을 작업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수군(주민) : "우리는 이렇게 하지만, 우리 밑에 사람이 없으니까 이것도 우리 삼베마을에서도 길게 갈 수 있을까 (걱정이죠.)" 잇고, 감고, 엮고, 짓는 복잡하고 고된 일이지만 한가위 전통인 길쌈 문화가 1,000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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