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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장기 팝니다”…벼랑 끝 사연들
입력 2011.10.03 (09:12)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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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의 장기를 돈을 받고 팔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1년 사이 장기매매 게시물이 두배나 늘었다고 하죠?



장기 기증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한편으론 얼마나 절박하기에 그런 행동을 하나 싶기도 한데요.



정수영 기자,장기를 팔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장기가 좋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광고까지 하고 나섰는데요.



병원 입원한 적도 없이 건강하다, 어떠한 질병도 없다, 서울 강남에 거주한다며 연락처를 공개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보자겉보기에는 멀쩡한 30대 남성이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결혼하려던 여자친구 돈까지 날린 뒤 자살까지 시도한 상태였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제 2의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리포트>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장기매매를 입력해 봤습니다.



장기를 사고 판다는 게시물이 검색 결과에 금세 나타납니다.



클릭 몇 번 만에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올린 글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30대 남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신체 특징까지 적어가며 장기를 사갈 것을 노골적으로 권유합니다.



글을 올린 30대 남성에게 취재진이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신장 판다는 글 보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직도 신장 팔 의향이 있으세요?) 네, 신장 팔 의향 있습니다."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인터뷰에 응하게 된 남성은 힘겹게 말문을 뗐습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증권맨이던 33살 김 모 씨는 1년 전 증권사를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개인 일을 시작하면서 멋모르고 덤비다 보니까 아는 사람한테 돈도 묶이고, 그러다 보니까 뒤통수 맞은 것도 많고, 회사를 살려보려니 여기저기 빚도 졌습니다."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은행 대출에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족들 돈까지 끌어 썼지만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여자 친구가 수년 간 모아둔 결혼자금 2천만 원까지 사업 실패로 날리고 나자 김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소주 먹고 차에서. 연탄 피웠었어요. 주민이 신고 해서 실려 갔었습니다."



주민 신고로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막대한 채무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김 씨는 자신의 장기를 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신장이면 신장, 맞으면 간이라도... 뭐라도 못 내놓겠어요. 지금 심정은 빨리빨리 정리해서 그 사람(여자친구) 편하게 보내주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대학생 22살 박모 씨 역시 인터넷 웹사이트에 장기를 팔겠다는 글을 올리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 씨가 장기 매매에 내몰린 이유는 빚 5백만 원 때문입니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 사줄 돈을 구하느라 대출을 신청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인터뷰>박00(장기 판매 희망자) : "휴대전화에 막 오는 것 있잖아요. 대출문자 같은 것... 그거 한 번 잘못 진행했다가 100만 원을 사기당해서 저는 이제 상황이 더 안 좋아졌어요."



100만원은 순식간에 500만원이 됐고, 휴학까지 해가며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빚은 늘어만 갔습니다.



<인터뷰>박00(장기 판매 희망자) : "사람들 모두 (신장을 판매한 값으로)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사이로 받는다. 그 정도 받으면 안 좋은 걸 다 끝내고 그 돈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또 다른 사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44살 이모 씨는 2년 전 교통사고로 머리와 허리 등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직장마저 그만뒀고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키우느라 극심한 생활고에 쪼들리게 됐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내가 애들 다 혼자 키우고... 중학생, 초등학생. 그런 가정사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일에 혹 할 수 밖에 없죠."



이 씨는 결국 장기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난 7월 장기매매 브로커라는 사람을 알게 됐고 검사비 명목으로 60만 원을 요구받아 꼼짝없이 건넸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브로커는) ‘하고 싶으면 하고 말면 말라’ 이런 식으로 하니까, 사람이 다급하다보면 의심을 하면서도 반신반의 할 것 아닙니까."



브로커 지시대로 검사를 받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서울 한 대학병원까지 찾아왔지만 병원에서 만나기로 한 브로커들은 돈만 챙긴 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말로만 ‘지금 (장기 수혜자) 찾고 있어’ 이런 식으로 전화하면 뭐 어쩌다 통화되면, ‘나중에 통화합시다.’ 하면서 기다리시라고 하고 짜증을 냈습니다."



차일피일 약속 날짜를 바꾸던 브로커들은 연락도 모두 끊겼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글은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온라인 불법 장기 매매 게시글은 모두 357건, 지난 해 174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 전문적인 의료적 훈련을 받지 않은 자들이 아마 장기를 추출하고, 그것을 사고파는 암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를 파는 사람 역시 처벌 대상이라는 약점을 악용해 범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장기 팝니다”…벼랑 끝 사연들
    • 입력 2011-10-03 09:12:5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자신의 장기를 돈을 받고 팔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1년 사이 장기매매 게시물이 두배나 늘었다고 하죠?



장기 기증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한편으론 얼마나 절박하기에 그런 행동을 하나 싶기도 한데요.



정수영 기자,장기를 팔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장기가 좋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광고까지 하고 나섰는데요.



병원 입원한 적도 없이 건강하다, 어떠한 질병도 없다, 서울 강남에 거주한다며 연락처를 공개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보자겉보기에는 멀쩡한 30대 남성이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결혼하려던 여자친구 돈까지 날린 뒤 자살까지 시도한 상태였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제 2의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리포트>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장기매매를 입력해 봤습니다.



장기를 사고 판다는 게시물이 검색 결과에 금세 나타납니다.



클릭 몇 번 만에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올린 글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30대 남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신체 특징까지 적어가며 장기를 사갈 것을 노골적으로 권유합니다.



글을 올린 30대 남성에게 취재진이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신장 판다는 글 보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직도 신장 팔 의향이 있으세요?) 네, 신장 팔 의향 있습니다."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인터뷰에 응하게 된 남성은 힘겹게 말문을 뗐습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증권맨이던 33살 김 모 씨는 1년 전 증권사를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개인 일을 시작하면서 멋모르고 덤비다 보니까 아는 사람한테 돈도 묶이고, 그러다 보니까 뒤통수 맞은 것도 많고, 회사를 살려보려니 여기저기 빚도 졌습니다."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은행 대출에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족들 돈까지 끌어 썼지만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여자 친구가 수년 간 모아둔 결혼자금 2천만 원까지 사업 실패로 날리고 나자 김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소주 먹고 차에서. 연탄 피웠었어요. 주민이 신고 해서 실려 갔었습니다."



주민 신고로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막대한 채무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김 씨는 자신의 장기를 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김00(장기 판매 희망자) : "신장이면 신장, 맞으면 간이라도... 뭐라도 못 내놓겠어요. 지금 심정은 빨리빨리 정리해서 그 사람(여자친구) 편하게 보내주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대학생 22살 박모 씨 역시 인터넷 웹사이트에 장기를 팔겠다는 글을 올리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 씨가 장기 매매에 내몰린 이유는 빚 5백만 원 때문입니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 사줄 돈을 구하느라 대출을 신청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인터뷰>박00(장기 판매 희망자) : "휴대전화에 막 오는 것 있잖아요. 대출문자 같은 것... 그거 한 번 잘못 진행했다가 100만 원을 사기당해서 저는 이제 상황이 더 안 좋아졌어요."



100만원은 순식간에 500만원이 됐고, 휴학까지 해가며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빚은 늘어만 갔습니다.



<인터뷰>박00(장기 판매 희망자) : "사람들 모두 (신장을 판매한 값으로)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사이로 받는다. 그 정도 받으면 안 좋은 걸 다 끝내고 그 돈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또 다른 사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44살 이모 씨는 2년 전 교통사고로 머리와 허리 등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직장마저 그만뒀고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키우느라 극심한 생활고에 쪼들리게 됐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내가 애들 다 혼자 키우고... 중학생, 초등학생. 그런 가정사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일에 혹 할 수 밖에 없죠."



이 씨는 결국 장기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난 7월 장기매매 브로커라는 사람을 알게 됐고 검사비 명목으로 60만 원을 요구받아 꼼짝없이 건넸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브로커는) ‘하고 싶으면 하고 말면 말라’ 이런 식으로 하니까, 사람이 다급하다보면 의심을 하면서도 반신반의 할 것 아닙니까."



브로커 지시대로 검사를 받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서울 한 대학병원까지 찾아왔지만 병원에서 만나기로 한 브로커들은 돈만 챙긴 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이00(장기매매 사기 피해자) : "말로만 ‘지금 (장기 수혜자) 찾고 있어’ 이런 식으로 전화하면 뭐 어쩌다 통화되면, ‘나중에 통화합시다.’ 하면서 기다리시라고 하고 짜증을 냈습니다."



차일피일 약속 날짜를 바꾸던 브로커들은 연락도 모두 끊겼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장기를 팔겠다는 글은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온라인 불법 장기 매매 게시글은 모두 357건, 지난 해 174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 전문적인 의료적 훈련을 받지 않은 자들이 아마 장기를 추출하고, 그것을 사고파는 암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를 파는 사람 역시 처벌 대상이라는 약점을 악용해 범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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