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는 12월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들이 최근 잇따라 채널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종편채널들은 이를 통해 자신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종편채널은 광고주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광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려 직접 광고 판매에 나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종편채널의 광고 직접 영업,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박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 방송광고 공사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 판매를 독점하는 방식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내려진 건 지난 2008년.
<녹취> 김복기(당시 헌재 공보관) : "코바코가 광고 판매 대행을 독점하게 한 것은 민간사업체의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이때부터 방송광고를 판매하는 민영 광고판매대행사 즉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논의돼왔습니다.
그러나 대체입법 시한인 2009년까지 법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4개의 종합편성 채널이 선정됐습니다.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체 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종편의 직접적인 광고 영업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녹취>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 "현재 종편에 관련된 광고 영업이 자율로 보장되어 있는 것을 다른 기관 규제에 들 수 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지난 18일, 조선일보의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의 채널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오지철(TV조선 대표이사) : "시청자와 광고주를 진짜 주인으로 섬기는, 겸손한 방송. 세상에 없던, 그래서 세상이 기다리던 새로운 방송 만들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항상 소통하겠습니다."
'세상에 없던 TV'라는 슬로건으로, TV조선은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드라마 '한반도'와 주말 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각 부문 프로그램에 이어 광고 판매 정책이 소개됩니다.
사실상 이 번 설명회의 핵심 부분입니다.
<녹취> "정말 많은 불편함이 있었네요. 이제 이런 아쉬움들 TV조선이 해결해드립니다."
특히 지상파와는 달리 중간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면서 TV조선이 직접 광고영업을 하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녹취> "자세한 내용은 TV조선의 광고사업본부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뵙고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다음날, 지면을 통해 TV 조선 채널 설명회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모기업인 신문이 종편 채널의 홍보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조선일보(10.19 1면) : "1등 신문이 만드는 1등 TV 눈을 뗄 수 없는 세상을 흔드는 사람 냄새 나는… TV조선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앞서 채널설명회를 열었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종편사업자가 아닌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종편의 설명회가 사실상 광고 영업장이었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녹취> 경향신문 (10.7 4면) :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틈을 타 종편들이 직접 광고영업을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한겨례와 경향신문의 이러한 논조는 언론 단체의 주장과 같은 맥락입니다.
종편들의 행사장마다 언론 단체들은 직접 광고 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같은 광고 직거래는 중소 언론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결국, 언론의 다양성이 파괴돼 민주주의의 뿌리마저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방송 광고 자유화가 논의될 때 조선,중앙,동아일보도 이와 똑같은 논리로 적극적으로 반대했습니다.
<녹취> 조선일보(00.12.25 2면) : "사설 광고시장을 자유화하여 시청률 경쟁을 부채질한다면 프로그램은 선정 폭력으로 치닫고 광고시장 왜곡현상은 더욱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시행 즉시 그간 억제되어온 광고단가가 치솟고, 여의도 지상파 방송사에만 고액광고가 몰려 기타 방송사는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녹취> 중앙일보(01.1.10 5면) :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방송사가 더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상업적·선정적인 편성과 제작을 할 경우 방송의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녹취> 동아일보(00.12.27 사설 3개) : "방송사가 모두 광고에 직접 뛰어들 경우 광고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언론산업의 다양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학과 교수) : "종교 방송이나 지역방송이나 지역신문이나 조금 약한 신문들, 여러 매체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네들의 이익, 자기네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지 않는,상당히 이율배반적이고..."
신규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미디어비평이 취재한 다수의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은 종편 관련자들이 고위임원을 찾아와 거액의 광고나 협찬을 요구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큰 기업은 소문에 100억 대 얘기가 돌고 그러고, 4대 그룹은 그렇게 돈다는 얘기도 있고.(단위가 좀 크니까 고민을 하지, 좀. 단위가 적은 단위가 아니지."
1년치 홍보 예산이 이미 정해져 있는 기업들로서는 광고를 갑자기 늘리는 게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종편들이 모기업인 신문사를 등에 업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밝힙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기업으로 봐서는 그만큼 또 다 상대를 해줘야 되니까. 그리고 이거는 또 메이저들이잖아. 영향력이 큰 회사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부담스러운 거지, 요구하는 것도 크고..."
광고 단가를 둘러싼 종편과 광고주의 입장차이도 큰 상황입니다.
jTBC의 경우 황금시간대에 가장 비싼 광고비는 15초 기준으로 1200여만 원, 가장 싼 광고비는 30초 기준으로 330여만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광고 단가는 평균적으로 지상파의 약 75% 수준입니다.
광고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광고주 설문조사결과 광고 단가는 지상파의 4분의 1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현재 지상파의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광고 시청률은 약 2%에서 2.5% 정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종편의 예상 광고 시청률은 0.57%로 조사되었기 때문에 약 지상파 대비 4분의 1 정도의 가치를 갖는 것이 적당하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처럼 치열한 광고 수주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종편들은 방송 광고와 관련한 법적 규제가 없어 자유로운 광고 영업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종편채널 스스로도 전체 방송 광고 시장이 정체돼있는 상황에서 4곳의 신규 채널이 너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벌써 방송가에는 종편채널들 중 한 두 개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돕니다.
생존을 위한 종편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일강 일중 이약으로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약한 곳 두 곳은 적자가 나니까 문을 닫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적자라고 해서 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다른 매체로 갈 자양분들을 다 흡수하는..."
종편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채널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종편이 사활을 걸고 직접 광고시장에 뛰어들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당장,신문과 중소 케이블 방송의 광고비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일단 금액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신문입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약 17% 정도의 감소를 예상했고요. 그리고 또 하나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유료 방송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그런 영세한 작은 규모의 채널들은 20% 이상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지상파까지 가세해 광고 전쟁에 불을 지필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상파인 SBS가 자사 미디어 렙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MBC 또한 SBS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방송계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돼 광고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종편 채널은 방송 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지상파인 MBC와 SBS도 포함되지 않은 유선과 위성방송의 의무 재전송 혜택까지 부여받아 갖가지 특혜시비를 낳고 있습니다.
게다가 종편들이 광고시장의 새로운 공룡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공정한 게임의 틀을 통한 방송 광고 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들이 최근 잇따라 채널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종편채널들은 이를 통해 자신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종편채널은 광고주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광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려 직접 광고 판매에 나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종편채널의 광고 직접 영업,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박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 방송광고 공사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 판매를 독점하는 방식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내려진 건 지난 2008년.
<녹취> 김복기(당시 헌재 공보관) : "코바코가 광고 판매 대행을 독점하게 한 것은 민간사업체의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이때부터 방송광고를 판매하는 민영 광고판매대행사 즉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논의돼왔습니다.
그러나 대체입법 시한인 2009년까지 법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4개의 종합편성 채널이 선정됐습니다.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체 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종편의 직접적인 광고 영업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녹취>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 "현재 종편에 관련된 광고 영업이 자율로 보장되어 있는 것을 다른 기관 규제에 들 수 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지난 18일, 조선일보의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의 채널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오지철(TV조선 대표이사) : "시청자와 광고주를 진짜 주인으로 섬기는, 겸손한 방송. 세상에 없던, 그래서 세상이 기다리던 새로운 방송 만들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항상 소통하겠습니다."
'세상에 없던 TV'라는 슬로건으로, TV조선은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드라마 '한반도'와 주말 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각 부문 프로그램에 이어 광고 판매 정책이 소개됩니다.
사실상 이 번 설명회의 핵심 부분입니다.
<녹취> "정말 많은 불편함이 있었네요. 이제 이런 아쉬움들 TV조선이 해결해드립니다."
특히 지상파와는 달리 중간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면서 TV조선이 직접 광고영업을 하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녹취> "자세한 내용은 TV조선의 광고사업본부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뵙고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다음날, 지면을 통해 TV 조선 채널 설명회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모기업인 신문이 종편 채널의 홍보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조선일보(10.19 1면) : "1등 신문이 만드는 1등 TV 눈을 뗄 수 없는 세상을 흔드는 사람 냄새 나는… TV조선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앞서 채널설명회를 열었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종편사업자가 아닌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종편의 설명회가 사실상 광고 영업장이었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녹취> 경향신문 (10.7 4면) :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틈을 타 종편들이 직접 광고영업을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한겨례와 경향신문의 이러한 논조는 언론 단체의 주장과 같은 맥락입니다.
종편들의 행사장마다 언론 단체들은 직접 광고 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같은 광고 직거래는 중소 언론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결국, 언론의 다양성이 파괴돼 민주주의의 뿌리마저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방송 광고 자유화가 논의될 때 조선,중앙,동아일보도 이와 똑같은 논리로 적극적으로 반대했습니다.
<녹취> 조선일보(00.12.25 2면) : "사설 광고시장을 자유화하여 시청률 경쟁을 부채질한다면 프로그램은 선정 폭력으로 치닫고 광고시장 왜곡현상은 더욱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시행 즉시 그간 억제되어온 광고단가가 치솟고, 여의도 지상파 방송사에만 고액광고가 몰려 기타 방송사는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녹취> 중앙일보(01.1.10 5면) :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방송사가 더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상업적·선정적인 편성과 제작을 할 경우 방송의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녹취> 동아일보(00.12.27 사설 3개) : "방송사가 모두 광고에 직접 뛰어들 경우 광고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언론산업의 다양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학과 교수) : "종교 방송이나 지역방송이나 지역신문이나 조금 약한 신문들, 여러 매체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네들의 이익, 자기네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지 않는,상당히 이율배반적이고..."
신규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미디어비평이 취재한 다수의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은 종편 관련자들이 고위임원을 찾아와 거액의 광고나 협찬을 요구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큰 기업은 소문에 100억 대 얘기가 돌고 그러고, 4대 그룹은 그렇게 돈다는 얘기도 있고.(단위가 좀 크니까 고민을 하지, 좀. 단위가 적은 단위가 아니지."
1년치 홍보 예산이 이미 정해져 있는 기업들로서는 광고를 갑자기 늘리는 게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종편들이 모기업인 신문사를 등에 업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밝힙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기업으로 봐서는 그만큼 또 다 상대를 해줘야 되니까. 그리고 이거는 또 메이저들이잖아. 영향력이 큰 회사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부담스러운 거지, 요구하는 것도 크고..."
광고 단가를 둘러싼 종편과 광고주의 입장차이도 큰 상황입니다.
jTBC의 경우 황금시간대에 가장 비싼 광고비는 15초 기준으로 1200여만 원, 가장 싼 광고비는 30초 기준으로 330여만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광고 단가는 평균적으로 지상파의 약 75% 수준입니다.
광고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광고주 설문조사결과 광고 단가는 지상파의 4분의 1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현재 지상파의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광고 시청률은 약 2%에서 2.5% 정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종편의 예상 광고 시청률은 0.57%로 조사되었기 때문에 약 지상파 대비 4분의 1 정도의 가치를 갖는 것이 적당하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처럼 치열한 광고 수주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종편들은 방송 광고와 관련한 법적 규제가 없어 자유로운 광고 영업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종편채널 스스로도 전체 방송 광고 시장이 정체돼있는 상황에서 4곳의 신규 채널이 너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벌써 방송가에는 종편채널들 중 한 두 개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돕니다.
생존을 위한 종편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일강 일중 이약으로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약한 곳 두 곳은 적자가 나니까 문을 닫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적자라고 해서 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다른 매체로 갈 자양분들을 다 흡수하는..."
종편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채널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종편이 사활을 걸고 직접 광고시장에 뛰어들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당장,신문과 중소 케이블 방송의 광고비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일단 금액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신문입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약 17% 정도의 감소를 예상했고요. 그리고 또 하나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유료 방송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그런 영세한 작은 규모의 채널들은 20% 이상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지상파까지 가세해 광고 전쟁에 불을 지필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상파인 SBS가 자사 미디어 렙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MBC 또한 SBS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방송계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돼 광고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종편 채널은 방송 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지상파인 MBC와 SBS도 포함되지 않은 유선과 위성방송의 의무 재전송 혜택까지 부여받아 갖가지 특혜시비를 낳고 있습니다.
게다가 종편들이 광고시장의 새로운 공룡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공정한 게임의 틀을 통한 방송 광고 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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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붙은 ‘종편’ 광고 전쟁
-
- 입력 2011-10-22 09:32:49
<앵커 멘트>
오는 12월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들이 최근 잇따라 채널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종편채널들은 이를 통해 자신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종편채널은 광고주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광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려 직접 광고 판매에 나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종편채널의 광고 직접 영업,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박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 방송광고 공사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 판매를 독점하는 방식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내려진 건 지난 2008년.
<녹취> 김복기(당시 헌재 공보관) : "코바코가 광고 판매 대행을 독점하게 한 것은 민간사업체의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이때부터 방송광고를 판매하는 민영 광고판매대행사 즉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논의돼왔습니다.
그러나 대체입법 시한인 2009년까지 법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4개의 종합편성 채널이 선정됐습니다.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체 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종편의 직접적인 광고 영업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녹취>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 "현재 종편에 관련된 광고 영업이 자율로 보장되어 있는 것을 다른 기관 규제에 들 수 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지난 18일, 조선일보의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의 채널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오지철(TV조선 대표이사) : "시청자와 광고주를 진짜 주인으로 섬기는, 겸손한 방송. 세상에 없던, 그래서 세상이 기다리던 새로운 방송 만들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항상 소통하겠습니다."
'세상에 없던 TV'라는 슬로건으로, TV조선은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드라마 '한반도'와 주말 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각 부문 프로그램에 이어 광고 판매 정책이 소개됩니다.
사실상 이 번 설명회의 핵심 부분입니다.
<녹취> "정말 많은 불편함이 있었네요. 이제 이런 아쉬움들 TV조선이 해결해드립니다."
특히 지상파와는 달리 중간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면서 TV조선이 직접 광고영업을 하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녹취> "자세한 내용은 TV조선의 광고사업본부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뵙고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다음날, 지면을 통해 TV 조선 채널 설명회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모기업인 신문이 종편 채널의 홍보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조선일보(10.19 1면) : "1등 신문이 만드는 1등 TV 눈을 뗄 수 없는 세상을 흔드는 사람 냄새 나는… TV조선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앞서 채널설명회를 열었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종편사업자가 아닌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종편의 설명회가 사실상 광고 영업장이었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녹취> 경향신문 (10.7 4면) :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틈을 타 종편들이 직접 광고영업을 시작하면서 대기업들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한겨례와 경향신문의 이러한 논조는 언론 단체의 주장과 같은 맥락입니다.
종편들의 행사장마다 언론 단체들은 직접 광고 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같은 광고 직거래는 중소 언론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결국, 언론의 다양성이 파괴돼 민주주의의 뿌리마저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방송 광고 자유화가 논의될 때 조선,중앙,동아일보도 이와 똑같은 논리로 적극적으로 반대했습니다.
<녹취> 조선일보(00.12.25 2면) : "사설 광고시장을 자유화하여 시청률 경쟁을 부채질한다면 프로그램은 선정 폭력으로 치닫고 광고시장 왜곡현상은 더욱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시행 즉시 그간 억제되어온 광고단가가 치솟고, 여의도 지상파 방송사에만 고액광고가 몰려 기타 방송사는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녹취> 중앙일보(01.1.10 5면) :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방송사가 더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상업적·선정적인 편성과 제작을 할 경우 방송의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녹취> 동아일보(00.12.27 사설 3개) : "방송사가 모두 광고에 직접 뛰어들 경우 광고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언론산업의 다양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학과 교수) : "종교 방송이나 지역방송이나 지역신문이나 조금 약한 신문들, 여러 매체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네들의 이익, 자기네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지 않는,상당히 이율배반적이고..."
신규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미디어비평이 취재한 다수의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은 종편 관련자들이 고위임원을 찾아와 거액의 광고나 협찬을 요구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큰 기업은 소문에 100억 대 얘기가 돌고 그러고, 4대 그룹은 그렇게 돈다는 얘기도 있고.(단위가 좀 크니까 고민을 하지, 좀. 단위가 적은 단위가 아니지."
1년치 홍보 예산이 이미 정해져 있는 기업들로서는 광고를 갑자기 늘리는 게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종편들이 모기업인 신문사를 등에 업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밝힙니다.
<녹취> 기업 홍보실 관계자 : "기업으로 봐서는 그만큼 또 다 상대를 해줘야 되니까. 그리고 이거는 또 메이저들이잖아. 영향력이 큰 회사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부담스러운 거지, 요구하는 것도 크고..."
광고 단가를 둘러싼 종편과 광고주의 입장차이도 큰 상황입니다.
jTBC의 경우 황금시간대에 가장 비싼 광고비는 15초 기준으로 1200여만 원, 가장 싼 광고비는 30초 기준으로 330여만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광고 단가는 평균적으로 지상파의 약 75% 수준입니다.
광고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광고주 설문조사결과 광고 단가는 지상파의 4분의 1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현재 지상파의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광고 시청률은 약 2%에서 2.5% 정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종편의 예상 광고 시청률은 0.57%로 조사되었기 때문에 약 지상파 대비 4분의 1 정도의 가치를 갖는 것이 적당하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처럼 치열한 광고 수주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종편들은 방송 광고와 관련한 법적 규제가 없어 자유로운 광고 영업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종편채널 스스로도 전체 방송 광고 시장이 정체돼있는 상황에서 4곳의 신규 채널이 너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벌써 방송가에는 종편채널들 중 한 두 개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돕니다.
생존을 위한 종편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민기(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일강 일중 이약으로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약한 곳 두 곳은 적자가 나니까 문을 닫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적자라고 해서 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다른 매체로 갈 자양분들을 다 흡수하는..."
종편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채널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종편이 사활을 걸고 직접 광고시장에 뛰어들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당장,신문과 중소 케이블 방송의 광고비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박현수(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일단 금액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신문입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약 17% 정도의 감소를 예상했고요. 그리고 또 하나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매체는 유료 방송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그런 영세한 작은 규모의 채널들은 20% 이상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지상파까지 가세해 광고 전쟁에 불을 지필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상파인 SBS가 자사 미디어 렙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MBC 또한 SBS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종편들의 직접 광고 영업은 방송계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돼 광고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종편 채널은 방송 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지상파인 MBC와 SBS도 포함되지 않은 유선과 위성방송의 의무 재전송 혜택까지 부여받아 갖가지 특혜시비를 낳고 있습니다.
게다가 종편들이 광고시장의 새로운 공룡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공정한 게임의 틀을 통한 방송 광고 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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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기자 par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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