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약가 인하고시…의약 선진국은?

입력 2011.10.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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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부터 처방약 가격이 평균 14% 인하됩니다.

정부는 당초 17%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제약사들이 반발하자 인하 폭을 줄였습니다.

그래서 국민의료비 절감액도 2조 천억 원에서 1조 7천억 원으로 수정됐습니다.

약값 인하는 소비자와 제약회사가 서로 양끝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매우 어려운 쟁점입니다.

의약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김민철 기자가 스웨덴의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

이 곳 약국의 약사들은 환자들이 약을 타러 오면, 우선 컴퓨터에서 목록표를 뽑습니다.

처방약과 성분이 같은 대체 약들을 값이 싼 순서로 나열한 목록인데, 이 가운데 한 가지를 환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가산 죠셉(약사) : "항상 환자들에게 값이 싼 약들을 살 건지, 오리지날 약을 살 건지 물어야 합니다."

스웨덴은 늘어나는 약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체조제의무화 정책으로 제약사간 약값 인하경쟁을 유도해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가장 싼 약이 가장 잘 팔리자 제약사들은 앞다퉈 약값을 내렸고, 3년 만에 우리 돈 1조 넘는 재정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스웨덴 정부와 제약사간의 협정은 제약사와 의료계의 부패를 방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의사들의 해외 회의 참석시, 제약사의 경비 부담은 병원측의 동의를 필요로 하고, 회의장은 골프장이 있는 호텔은 안되며, 독한 술 반입도 금지하는 등 협정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인터뷰>얀스트렘(스웨덴 제약업체 협동조합 홍보실장) : "(협정 이후로) 어느 제약사가 의사들과 부정이 있다는 정보가 다른 제약사에 들어가면 즉시 수사를 받게 하는 등 (서로 감시합니다.)"

대체조제 의무화와 부패 방지 협약 등으로 의료비 거품을 뺀 스웨덴과는 달리, 우리는 의약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에 체결을 추진하기로 한 의약당사자들간의 사회 협약이 국민의료비 절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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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약가 인하고시…의약 선진국은?
    • 입력 2011-10-31 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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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부터 처방약 가격이 평균 14% 인하됩니다. 정부는 당초 17%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제약사들이 반발하자 인하 폭을 줄였습니다. 그래서 국민의료비 절감액도 2조 천억 원에서 1조 7천억 원으로 수정됐습니다. 약값 인하는 소비자와 제약회사가 서로 양끝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매우 어려운 쟁점입니다. 의약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김민철 기자가 스웨덴의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 이 곳 약국의 약사들은 환자들이 약을 타러 오면, 우선 컴퓨터에서 목록표를 뽑습니다. 처방약과 성분이 같은 대체 약들을 값이 싼 순서로 나열한 목록인데, 이 가운데 한 가지를 환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가산 죠셉(약사) : "항상 환자들에게 값이 싼 약들을 살 건지, 오리지날 약을 살 건지 물어야 합니다." 스웨덴은 늘어나는 약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체조제의무화 정책으로 제약사간 약값 인하경쟁을 유도해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가장 싼 약이 가장 잘 팔리자 제약사들은 앞다퉈 약값을 내렸고, 3년 만에 우리 돈 1조 넘는 재정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스웨덴 정부와 제약사간의 협정은 제약사와 의료계의 부패를 방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의사들의 해외 회의 참석시, 제약사의 경비 부담은 병원측의 동의를 필요로 하고, 회의장은 골프장이 있는 호텔은 안되며, 독한 술 반입도 금지하는 등 협정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인터뷰>얀스트렘(스웨덴 제약업체 협동조합 홍보실장) : "(협정 이후로) 어느 제약사가 의사들과 부정이 있다는 정보가 다른 제약사에 들어가면 즉시 수사를 받게 하는 등 (서로 감시합니다.)" 대체조제 의무화와 부패 방지 협약 등으로 의료비 거품을 뺀 스웨덴과는 달리, 우리는 의약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에 체결을 추진하기로 한 의약당사자들간의 사회 협약이 국민의료비 절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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