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北-中 국경 넘다가 피살…목숨 건 탈북

입력 2011.11.07 (23:46) 수정 2011.11.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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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는 남성이 북한 쪽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날아온 총기를 맞고 사살되는 장면을 KBS 취재팀이 단독으로 촬영했습니다.

탈북자가 현장에서 사살되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수희 기자?

<질문> 이번에 KBS 취재팀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취재했죠?

<답변>

네, 취재팀은 지난달 말 북중 국경지대에서 최근 강화된 국경 수비 상황과 목숨을 건 탈북 행렬을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현장에서 총살되는 장면을 단독으로 촬영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KBS 취재팀이 촬영한 장면인데요, 일단 화면을 보시겠습니다.

<질문>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인데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변>

화면 속 장소는 압록강 너머로 북한의 양강도 혜산 땅이 보이는 중국의 장바이현 일대입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4시쯤 긴 총성과 함께 한 남성이 길에 쓰러져 있습니다. 쓰러진 남성을 다른 남성 2명이 살펴보고 검은 옷을 입은 남성 3명은 혹시 목격자가 있는지 주변을 살핍니다.

잠시 후 2명이 더 달려오지만 쓰러진 남성을 둘러싼 채 지켜보기만 할 뿐 응급구호 조치는 하지 않습니다.

처음 총을 맞았을 때는 살아서 강 언덕까지 기어올랐던 이 남성은 피를 흘린 채 이내 숨을 거두고 맙니다.

<질문> 당시 총을 쏜 사람은 누구로 추정됩니까? 이같은 총살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답변>

네, 총살 사건 현장은 평소 백두산 일대 관광객과 상인들의 왕래가 매우 빈번한 곳입니다.

그런 장소에서 그것도 대낮에 총을 쏜 점으로 볼때 총은 쏜 사람은 강 건너 북한의 경비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와 조선족들도 4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이 압록강을 건너와 중국 땅을 밟는 순간 곧바로 총소리가 들렸고 이 남성이 쓰러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쿵하고 총소리가 나더라구요. (총소리 난게) 북한 쪽이니깐, 사람들이 뛰어가면서 모이기 시작하고, 북한 주민인데 대낮에 밀수범인지 내막은 전혀 모르고...중국 땅을 밟으니까 총으로 쏴버린 거죠"

이처럼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주민을 총살하는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 후계 체제 이후 북한이 탈북자에 대해 매우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북한 주민들도 목숨을 걸고 탈출에 나서고 있다면서요?

<답변>

최근 국경지대 뿐 아니라 중국 공안의 탈북자 단속도 강화되고 있는데요,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탈북 행렬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중국 국경지대의 한 탈북자 은신처인데요, 탈북 난민 5명이 중국 공안을 피해 숨어있습니다.

탈북자 총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곳에는 붙잡히면 죽을 각오로 수류탄을 들고 온 탈북자도 있습니다. 한 탈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 난민: "우리는 거저 제때 딸려나가면 죽는단 말입니다...우리는 어쨌든 살아서는 다시 안갑니다, 수류탄 까고 자폭이라고..."

또 다른 지역의 한 은신처에는 일가족 3명을 포함한 탈북자 16명이 숨어있습니다.

붙잡히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탈북 여성 2명은 취재팀을 만나자 울음을 터뜨렸는데요, 탈북자에 대한 총살 소식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녹취> 탈북 여성: "(지금도 총살해요? 어떻게 해요?) 모르게 하지 우리도 모르게 우린 입도 마음대로 못벌린단 말야 우리 입 잘못 벌렸다간 잡혀가니까.."

또 탈북자들은 잡혔다가도 다시 탈출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북송되고 나면 노동단련대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서 강제 노역을 하며 동상에 걸리거나 굶주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인신매매되는 여성을 비롯해 영양실조에 걸린 여성과 어린이까지... 삼엄한 경비에도 북중 접경지역에는 목숨을 건 탈북 행렬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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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는 남성이 북한 쪽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날아온 총기를 맞고 사살되는 장면을 KBS 취재팀이 단독으로 촬영했습니다. 탈북자가 현장에서 사살되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수희 기자? <질문> 이번에 KBS 취재팀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취재했죠? <답변> 네, 취재팀은 지난달 말 북중 국경지대에서 최근 강화된 국경 수비 상황과 목숨을 건 탈북 행렬을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현장에서 총살되는 장면을 단독으로 촬영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KBS 취재팀이 촬영한 장면인데요, 일단 화면을 보시겠습니다. <질문>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인데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변> 화면 속 장소는 압록강 너머로 북한의 양강도 혜산 땅이 보이는 중국의 장바이현 일대입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4시쯤 긴 총성과 함께 한 남성이 길에 쓰러져 있습니다. 쓰러진 남성을 다른 남성 2명이 살펴보고 검은 옷을 입은 남성 3명은 혹시 목격자가 있는지 주변을 살핍니다. 잠시 후 2명이 더 달려오지만 쓰러진 남성을 둘러싼 채 지켜보기만 할 뿐 응급구호 조치는 하지 않습니다. 처음 총을 맞았을 때는 살아서 강 언덕까지 기어올랐던 이 남성은 피를 흘린 채 이내 숨을 거두고 맙니다. <질문> 당시 총을 쏜 사람은 누구로 추정됩니까? 이같은 총살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답변> 네, 총살 사건 현장은 평소 백두산 일대 관광객과 상인들의 왕래가 매우 빈번한 곳입니다. 그런 장소에서 그것도 대낮에 총을 쏜 점으로 볼때 총은 쏜 사람은 강 건너 북한의 경비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와 조선족들도 4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이 압록강을 건너와 중국 땅을 밟는 순간 곧바로 총소리가 들렸고 이 남성이 쓰러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쿵하고 총소리가 나더라구요. (총소리 난게) 북한 쪽이니깐, 사람들이 뛰어가면서 모이기 시작하고, 북한 주민인데 대낮에 밀수범인지 내막은 전혀 모르고...중국 땅을 밟으니까 총으로 쏴버린 거죠" 이처럼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주민을 총살하는 현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 후계 체제 이후 북한이 탈북자에 대해 매우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북한 주민들도 목숨을 걸고 탈출에 나서고 있다면서요? <답변> 최근 국경지대 뿐 아니라 중국 공안의 탈북자 단속도 강화되고 있는데요,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탈북 행렬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중국 국경지대의 한 탈북자 은신처인데요, 탈북 난민 5명이 중국 공안을 피해 숨어있습니다. 탈북자 총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곳에는 붙잡히면 죽을 각오로 수류탄을 들고 온 탈북자도 있습니다. 한 탈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 난민: "우리는 거저 제때 딸려나가면 죽는단 말입니다...우리는 어쨌든 살아서는 다시 안갑니다, 수류탄 까고 자폭이라고..." 또 다른 지역의 한 은신처에는 일가족 3명을 포함한 탈북자 16명이 숨어있습니다. 붙잡히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탈북 여성 2명은 취재팀을 만나자 울음을 터뜨렸는데요, 탈북자에 대한 총살 소식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녹취> 탈북 여성: "(지금도 총살해요? 어떻게 해요?) 모르게 하지 우리도 모르게 우린 입도 마음대로 못벌린단 말야 우리 입 잘못 벌렸다간 잡혀가니까.." 또 탈북자들은 잡혔다가도 다시 탈출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북송되고 나면 노동단련대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서 강제 노역을 하며 동상에 걸리거나 굶주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인신매매되는 여성을 비롯해 영양실조에 걸린 여성과 어린이까지... 삼엄한 경비에도 북중 접경지역에는 목숨을 건 탈북 행렬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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