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경복궁 건청궁, 100억 들인 부실 복원

입력 2011.11.1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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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성황후가 시해됐던 비극의 역사 현장, 경복궁 건청궁이 복원된 지 4년 밖에 안됐는데 곰팡이가 피며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백억 원 가까이 들여 복원된 역사적 건물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 칼에 시해된 슬픈 역사의 장소 건청궁.

경복궁 북쪽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건청궁은 일제에 의해 헐린 뒤 지난 2007년 초 복원됐습니다.

<인터뷰>유홍준(문화재청장/준공 당시) : "한옥 살림집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는"

복원 4년 뒤.

나무문 윗부분에 흘러내린 빗물 자국이 선명합니다.

처마밑 역시 시커멓게 변하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낀, 부식 초기 단곕니다.

건청궁에서 이처럼 나무가 얼룩덜룩해졌거나 부식이 진행 중인 곳은 확인된 것만 일곱 군뎁니다.

<인터뷰>박병수(서울시 운암동) : "부실 공사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많이 알려서 이런 일이 다신 없도록."

지은 지 5년도 안 된 건청궁이 부식되는 이유는 뭘까.

문화재청이 지난 8월 초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며 보낸 공문에서 밝힌 원인은 누숩니다.

지붕이 잘못 지어진 겁니다.

<녹취>한옥 전문가(음성변조) : "(지은 뒤)4년이 아니라 10년 만이라도 그건(누수는) 잘못된 거죠. 비정상적인 거죠."

4년 만에 시작한 보수 역시 눈가림으로 끝났습니다.

<녹취>건청궁 기와 시공·보수 담당자 : "일단 기와를 뜯고 손으로 (누수지점을) 식별을 한 거죠. 그 다음에 기와를 촘촘히. 그런 식으로 보수를 했어요."

곰팡이를 걷어냈다지만 한 번 썩기 시작한 목재는 원상회복이 힘들다는 게 정설입니다.

건물 지붕이 맞닿은 회첨골도 보수했다지만, 기와 끝까지 채워야 하는 강회 역시 반쯤 비어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빗물이 들 가능성은 물론 뒤틀릴 우려까지 여전합니다.

100억 들여 100년 만에 복원한 역사적 공간의 현주소입니다.

현장추적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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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경복궁 건청궁, 100억 들인 부실 복원
    • 입력 2011-11-16 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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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성황후가 시해됐던 비극의 역사 현장, 경복궁 건청궁이 복원된 지 4년 밖에 안됐는데 곰팡이가 피며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백억 원 가까이 들여 복원된 역사적 건물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 칼에 시해된 슬픈 역사의 장소 건청궁. 경복궁 북쪽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건청궁은 일제에 의해 헐린 뒤 지난 2007년 초 복원됐습니다. <인터뷰>유홍준(문화재청장/준공 당시) : "한옥 살림집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는" 복원 4년 뒤. 나무문 윗부분에 흘러내린 빗물 자국이 선명합니다. 처마밑 역시 시커멓게 변하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낀, 부식 초기 단곕니다. 건청궁에서 이처럼 나무가 얼룩덜룩해졌거나 부식이 진행 중인 곳은 확인된 것만 일곱 군뎁니다. <인터뷰>박병수(서울시 운암동) : "부실 공사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많이 알려서 이런 일이 다신 없도록." 지은 지 5년도 안 된 건청궁이 부식되는 이유는 뭘까. 문화재청이 지난 8월 초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며 보낸 공문에서 밝힌 원인은 누숩니다. 지붕이 잘못 지어진 겁니다. <녹취>한옥 전문가(음성변조) : "(지은 뒤)4년이 아니라 10년 만이라도 그건(누수는) 잘못된 거죠. 비정상적인 거죠." 4년 만에 시작한 보수 역시 눈가림으로 끝났습니다. <녹취>건청궁 기와 시공·보수 담당자 : "일단 기와를 뜯고 손으로 (누수지점을) 식별을 한 거죠. 그 다음에 기와를 촘촘히. 그런 식으로 보수를 했어요." 곰팡이를 걷어냈다지만 한 번 썩기 시작한 목재는 원상회복이 힘들다는 게 정설입니다. 건물 지붕이 맞닿은 회첨골도 보수했다지만, 기와 끝까지 채워야 하는 강회 역시 반쯤 비어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빗물이 들 가능성은 물론 뒤틀릴 우려까지 여전합니다. 100억 들여 100년 만에 복원한 역사적 공간의 현주소입니다. 현장추적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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