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인증샷에 훈훈한 마음까지…

입력 2011.12.0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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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인터넷에서 인증샷이란 말, 참 많이 쓰죠?

흔히 물건 새로 샀을 때, 혹은 연예인 실제로 봤을 때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사진찍어 올리는 걸 이르는 말인데요

최근 이런 인증샷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훈훈한 감동과 선행을 함께하는 착한 인증샷이 뜨고 있는데요,김기흥 기자, 오늘 한 데 모아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는데요

하지만,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게 돼 제 마음은 따듯해지는 것 같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등을 기꺼이 내준 버스 기사 아저씨.

차디찬 방안에서 이틀 동안 싸늘한 엄마의 주검 옆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어린 남매를 위해 손을 건 낸 얼굴 없는 삼촌과 누나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퍼지고 있는 착한 바이러스...

그 '인증샷' 열풍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10월의 재보궐선거에서는 스타들의 투표 인증샷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최근 네티즌들을 사로잡은 인증샷은 한 버스기사의 선행을 담은 화면입니다.

할머니를 직접 업고 내려드린 버스 기사의 행동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좀 더 정확한 내용 확인을 위해 관련 버스 회사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김기수 (운수회사 관계자) : "(인증샷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다음에 저희가 찾아 봤는데 버스기사 분이 (쑥스러운지) 감추고 싶어 하더라고요. 저희 버스기사 분이 모셨던 할머니가 (몸이) 많이 불편하신분인 것 같아요. "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리려하시자 운전기사가 직접 할머니에게 다가가 등에 업는데요.

그리고는 승객 두 명과 함께 할머니를 버스정류장에 안전하게 내려드립니다.

기사님은 남들 다 하는 일이라며 처음엔 인터뷰를 거절했는데요.

오랜 설득 끝에 504번 버스기사님으로 알려진 한재성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분인데요.

<인터뷰> 한재성 (504번 선행 버스기사) : "거울로 보니까 (할머니가 몸이) 너무 안 좋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계시라고, 제가 내려드린다고 해서 (업어서 내려드린) 것뿐인데 누가 찍어서 (인터넷에) 내보내니까 이렇게 (알려지게 됐네요.) "

<인터뷰> 홍성길 (동료 버스기사) : "(친절이) 항상 몸에 배서 운전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봉사활동 하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게 운전대에 앉으면 (생각처럼) 그렇게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서 한 행동이 아닌 한재성씨에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행동!

하지만 워낙 요즘엔 보기 드문 모습이라 인증샷을 타고 화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

덕분에 시민들 마음까지 훈훈해졌는데요.

<인터뷰> 김선미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 "(504번 버스기사의 선행 인증샷)의 기사님이 저분인 거 아세요? 정말요? 저는 듣기만 해서요. 사연 듣고 나서 그런 (친절하신) 기사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인터뷰> 윤시연 (충청남도 천안시 백석동) :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꼈어요."

쌍용자동차 파업 이후, 지난달에는 더 이상 이어지지 말길 바랐던 안타까운 죽음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6살 아들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엄마를 보고 일하러 간 아빠에게 연락했지만, 휴대폰 고장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틀 동안 싸늘한 엄마의 주검 옆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자,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조의금 입금 인증샷’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즐겨 한다는 김영경 씨도 사연과 조의금을 보낸 인증샷을 접하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영경 (서울시 삼전동) :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두 아이들이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니까 마음이 아프죠. 제가 아이들의 삼촌 같은 생각이 드니까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도와줘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자 은행을 찾은 김영경씨.

다른 이의 인증샷에 올라온 계좌번호를 보고 입금을 하는데요.

입금영수증을 인증샷으로 찍어 다시 SNS에 올립니다.

<인터뷰> 최항섭 (사회학과 교수) : "(인증샷이) 과거의 사회 참여가 정치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굉장히 사소한 것이라도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고 그 이슈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하고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그런 긍정적인 기능이 있는 것이죠."

그런가 하면, 무대 위의 화려한 스타들에게도 인증샷은 빠질 수 없는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누나 같은, 옆집 형 같은 모습의 인증샷들!

스타들은 소소한 일상을 전하고, 팬들은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에 더욱 열광합니다.

거기에 팬들의 선물에 대한 인증샷! 이보다 좋은 팬서비스는 없겠죠?

<인터뷰> 최항섭 (사회학과 교수) : "연예인들이 인증샷을 공유하는 이유는 자신들을 대중들에게 노출시키고 자신들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면, 민낯과 같은 (신비감이) 깨진 측면들을 일반인들과 공유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게 해보려는 일종의 홍보 전략인거죠."

한편, 관광지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지자체의 이벤트도 있습니다.

<녹취> "하나 둘 셋"

<녹취> "누구 딸이 이렇게 예뻐"

<인터뷰> 한성희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 "관광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올려주면 상품을 준다고 해서 사진도 찍고, 애들하고 놀고, 관광도 하기 위해서 오게 됐습니다."

추억 삼아 한번쯤 찍게 되는 기념사진. 선물까지 준다하니 관광 온 가족들의 인증샷 행렬이 이어집니다.

가장 멋진 인증샷을 추첨해 지역의 특산품을 선물로 준다고 하는데요.

여행도 하고 선물도 받고, 1석 2조겠죠?

<인터뷰> 강세희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게 꼭 추억이 아니라 후기까지 작성하고 나니까 그 추억이 더 오래갈 것 같고요. 이벤트 선물까지 받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개인적인 일상을 보여주던 인증샷, 이제는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사회를 바꾸는 긍정적 역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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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인증샷에 훈훈한 마음까지…
    • 입력 2011-12-01 09: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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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인터넷에서 인증샷이란 말, 참 많이 쓰죠? 흔히 물건 새로 샀을 때, 혹은 연예인 실제로 봤을 때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사진찍어 올리는 걸 이르는 말인데요 최근 이런 인증샷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훈훈한 감동과 선행을 함께하는 착한 인증샷이 뜨고 있는데요,김기흥 기자, 오늘 한 데 모아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는데요 하지만,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게 돼 제 마음은 따듯해지는 것 같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등을 기꺼이 내준 버스 기사 아저씨. 차디찬 방안에서 이틀 동안 싸늘한 엄마의 주검 옆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어린 남매를 위해 손을 건 낸 얼굴 없는 삼촌과 누나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퍼지고 있는 착한 바이러스... 그 '인증샷' 열풍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10월의 재보궐선거에서는 스타들의 투표 인증샷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최근 네티즌들을 사로잡은 인증샷은 한 버스기사의 선행을 담은 화면입니다. 할머니를 직접 업고 내려드린 버스 기사의 행동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좀 더 정확한 내용 확인을 위해 관련 버스 회사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김기수 (운수회사 관계자) : "(인증샷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다음에 저희가 찾아 봤는데 버스기사 분이 (쑥스러운지) 감추고 싶어 하더라고요. 저희 버스기사 분이 모셨던 할머니가 (몸이) 많이 불편하신분인 것 같아요. "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리려하시자 운전기사가 직접 할머니에게 다가가 등에 업는데요. 그리고는 승객 두 명과 함께 할머니를 버스정류장에 안전하게 내려드립니다. 기사님은 남들 다 하는 일이라며 처음엔 인터뷰를 거절했는데요. 오랜 설득 끝에 504번 버스기사님으로 알려진 한재성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분인데요. <인터뷰> 한재성 (504번 선행 버스기사) : "거울로 보니까 (할머니가 몸이) 너무 안 좋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계시라고, 제가 내려드린다고 해서 (업어서 내려드린) 것뿐인데 누가 찍어서 (인터넷에) 내보내니까 이렇게 (알려지게 됐네요.) " <인터뷰> 홍성길 (동료 버스기사) : "(친절이) 항상 몸에 배서 운전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봉사활동 하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게 운전대에 앉으면 (생각처럼) 그렇게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서 한 행동이 아닌 한재성씨에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행동! 하지만 워낙 요즘엔 보기 드문 모습이라 인증샷을 타고 화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 덕분에 시민들 마음까지 훈훈해졌는데요. <인터뷰> 김선미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 "(504번 버스기사의 선행 인증샷)의 기사님이 저분인 거 아세요? 정말요? 저는 듣기만 해서요. 사연 듣고 나서 그런 (친절하신) 기사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인터뷰> 윤시연 (충청남도 천안시 백석동) :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꼈어요." 쌍용자동차 파업 이후, 지난달에는 더 이상 이어지지 말길 바랐던 안타까운 죽음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6살 아들은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엄마를 보고 일하러 간 아빠에게 연락했지만, 휴대폰 고장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틀 동안 싸늘한 엄마의 주검 옆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자,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조의금 입금 인증샷’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즐겨 한다는 김영경 씨도 사연과 조의금을 보낸 인증샷을 접하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영경 (서울시 삼전동) :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두 아이들이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니까 마음이 아프죠. 제가 아이들의 삼촌 같은 생각이 드니까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도와줘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자 은행을 찾은 김영경씨. 다른 이의 인증샷에 올라온 계좌번호를 보고 입금을 하는데요. 입금영수증을 인증샷으로 찍어 다시 SNS에 올립니다. <인터뷰> 최항섭 (사회학과 교수) : "(인증샷이) 과거의 사회 참여가 정치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굉장히 사소한 것이라도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고 그 이슈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하고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그런 긍정적인 기능이 있는 것이죠." 그런가 하면, 무대 위의 화려한 스타들에게도 인증샷은 빠질 수 없는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누나 같은, 옆집 형 같은 모습의 인증샷들! 스타들은 소소한 일상을 전하고, 팬들은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에 더욱 열광합니다. 거기에 팬들의 선물에 대한 인증샷! 이보다 좋은 팬서비스는 없겠죠? <인터뷰> 최항섭 (사회학과 교수) : "연예인들이 인증샷을 공유하는 이유는 자신들을 대중들에게 노출시키고 자신들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면, 민낯과 같은 (신비감이) 깨진 측면들을 일반인들과 공유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게 해보려는 일종의 홍보 전략인거죠." 한편, 관광지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지자체의 이벤트도 있습니다. <녹취> "하나 둘 셋" <녹취> "누구 딸이 이렇게 예뻐" <인터뷰> 한성희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 "관광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올려주면 상품을 준다고 해서 사진도 찍고, 애들하고 놀고, 관광도 하기 위해서 오게 됐습니다." 추억 삼아 한번쯤 찍게 되는 기념사진. 선물까지 준다하니 관광 온 가족들의 인증샷 행렬이 이어집니다. 가장 멋진 인증샷을 추첨해 지역의 특산품을 선물로 준다고 하는데요. 여행도 하고 선물도 받고, 1석 2조겠죠? <인터뷰> 강세희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게 꼭 추억이 아니라 후기까지 작성하고 나니까 그 추억이 더 오래갈 것 같고요. 이벤트 선물까지 받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개인적인 일상을 보여주던 인증샷, 이제는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사회를 바꾸는 긍정적 역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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