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해안 방파제 절반 이상 위험하다!

<앵커 멘트>

파도를 막으려고 쌓은 방파제 상당수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군데 군데 갈라지고 낡은 걸 보면 지난 여름, 태풍 무이파 때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정연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태풍 뎬무가 불어닥친 부산의 한 해안가. 강력한 파도가 방파제를 그대로 집어삼킵니다.

국토 서남단 가거도 방파제는 완공 3년 만에 붕괴됐습니다.

다른 곳은 어떨까?

울산항 인근의 한 대규모 방파젭니다.

방파제의 몸체에 해당하는 케이슨 곳곳이 갈라진데다 철근까지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곳 울산항 동방파제의 길이는 700여 미터에 달합니다.

하지만 최근 파도가 급격히 강해지면서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의 방파제 130개 가운데 71개가 시설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절반 이상의 방파제가 파도를 제대로 막아낼 수 없다는 얘깁니다.

<인터뷰>고계원(방파제 설계사) : "2005년 이전에 만들었던 방파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서 대폭적인 보강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 됐죠."

완공된 지 30년 넘은 부산 감천항 방파제 역시 곳곳에 금이 가고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대규모 지진 해일이 발생한다면 속수무책인 셈입니다.

<인터뷰>류충로(부경대학교 교수) : "극단적인 재해가 왔을 때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해가면서 설계하는 것이 앞으로의 추세가 아닐까."

파도의 세기가 방파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습니다.

강한 파도가 지속될 경우 방파제는 뒤로 조금씩 밀려나면서 파도를 막지 못했습니다.

<녹취>김규한(관동대학교 교수) : "큰 파도가 와서 소파블럭이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쓸려내려가고,이 케이슨은 노출이 되면서 케이슨에 직접적으로 파도의 에너지가 도달하게 되고..."

급격한 기후 변화를 반영한 방파제 보강공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현장추적, 정연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