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도 퍼도 줄지 않는 ‘쌀독’ 화제

입력 2011.12.0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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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 일 년 내내 바닥이 드러내지 않는 쌀독이 있어 화제라고 합니다.

아무리 쓰고 또 써도 줄지 않는 화수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따듯한 기부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에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오고 가는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이곳에 가면 365일 퍼고 또 퍼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있습니다.

그 화수분은 바로 이 쌀독.

왜 쌀독에 쌀이 마를 틈이 없는지 CCTV를 살펴봤습니다.

시민들이 오가며 항아리독에 쌀을 붓고 있었습니다.

쌀독은 2년 전부터 있었지만 그 존재조차 모르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녹취>" (쌀독이 있는 건) 금시초문이에요. "

<녹취> "지나가면서 (쌀독이) 여기에 있는 건 처음 봤어요."

쌀을 붓는 시민이 얼마나 많은지 카메라를 세워두고 관찰을 해봤습니다.

퇴근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쌀을 붓는 시민들 두 시간 동안 모두 네 분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분들은 왜 쌀독에 쌀을 붓는 걸까?

<인터뷰>김재형(서울시 대방동) : "퇴근하는 길에 쌀을 준비해 두었다가 넣고 가는 길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남들 모르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임재성(서울시 사당동) : "추운 겨울인데 어려운 시민들에게 작은 정성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맛있게 밥 드시고요."

저녁이 되면 어려운 이웃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녹취> "할아버지, 진지 많이 해서 잡수세요. 밥심으로 사시잖아요. 늘 건강하시고요."

<인터뷰>이상윤 (서울시 화곡동) : "쌀 때문에 고생을 했어요. 밥도 조금 먹고 저녁은 죽 끓여 먹고 그랬는데요, (이 쌀로) 비빔밥도 해먹을 수 있어서 반갑고 감사해요."

<인터뷰>이복계(서울시 미아동) : "일주일 실컷 먹겠더라고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녹취> "월요일에 꼭 오세요."

여든 일곱의 이복계 할머님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동안 쌀을 받기 위해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주 다니셨는데 어르신에겐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닙니다.

십시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사랑으로 채워진 ‘쌀밥 한 그릇’.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할머님에겐 오늘도 소중한 한끼 식사가 돼 줍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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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도 퍼도 줄지 않는 ‘쌀독’ 화제
    • 입력 2011-12-04 0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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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 일 년 내내 바닥이 드러내지 않는 쌀독이 있어 화제라고 합니다. 아무리 쓰고 또 써도 줄지 않는 화수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따듯한 기부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에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오고 가는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이곳에 가면 365일 퍼고 또 퍼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있습니다. 그 화수분은 바로 이 쌀독. 왜 쌀독에 쌀이 마를 틈이 없는지 CCTV를 살펴봤습니다. 시민들이 오가며 항아리독에 쌀을 붓고 있었습니다. 쌀독은 2년 전부터 있었지만 그 존재조차 모르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녹취>" (쌀독이 있는 건) 금시초문이에요. " <녹취> "지나가면서 (쌀독이) 여기에 있는 건 처음 봤어요." 쌀을 붓는 시민이 얼마나 많은지 카메라를 세워두고 관찰을 해봤습니다. 퇴근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쌀을 붓는 시민들 두 시간 동안 모두 네 분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분들은 왜 쌀독에 쌀을 붓는 걸까? <인터뷰>김재형(서울시 대방동) : "퇴근하는 길에 쌀을 준비해 두었다가 넣고 가는 길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남들 모르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임재성(서울시 사당동) : "추운 겨울인데 어려운 시민들에게 작은 정성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맛있게 밥 드시고요." 저녁이 되면 어려운 이웃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녹취> "할아버지, 진지 많이 해서 잡수세요. 밥심으로 사시잖아요. 늘 건강하시고요." <인터뷰>이상윤 (서울시 화곡동) : "쌀 때문에 고생을 했어요. 밥도 조금 먹고 저녁은 죽 끓여 먹고 그랬는데요, (이 쌀로) 비빔밥도 해먹을 수 있어서 반갑고 감사해요." <인터뷰>이복계(서울시 미아동) : "일주일 실컷 먹겠더라고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녹취> "월요일에 꼭 오세요." 여든 일곱의 이복계 할머님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동안 쌀을 받기 위해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주 다니셨는데 어르신에겐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닙니다. 십시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사랑으로 채워진 ‘쌀밥 한 그릇’.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할머님에겐 오늘도 소중한 한끼 식사가 돼 줍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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