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위기에 빠진 신비의 모래섬 ‘풀등’

입력 2011.12.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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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다 속에 숨어있다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섬이 있습니다.

신비의 모래섬이라고 불리는 <풀등>인데요, 서해의 명물 <풀등>이 위기에 놓였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서 뱃길로 한 시간 반 거리인 대이작도, 섬 정상에 올라서면 바다 한가운데 길게 펼쳐진 모래섬이 보입니다.

하루 여섯 시간, 썰물 때만 바다 위로 나타나는 모래섬, '풀등'입니다.

길이가 3킬로미터에 폭이 3백 미터를 넘어서 마치 바다 속에 사막이 펼쳐진 듯합니다.

모래 위에는 바다 속 쉼없는 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신비로운 경관을 이룹니다.

이렇게 빼어난 경관과 모래섬의 다양한 생태계가 인정돼 8년 전에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풀등' 모래 속에는 아무런 생명도 없습니다.

여름철 관광객들이 조개나 게를 무차별적으로 잡아갔기 때문입니다.

더 큰 위기는 따로 있습니다.

'풀등'의 높이와 면적이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겁니다.

지난 7월에 설치한 탐측 장비 아래도 모래가 30센티미터가량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김태경(인하대 지형역학 연구원) : "지금 상황 봐서는 여기서 요만큼 모래사장 부분이 드러났으니까, 요만큼 깎여나갔다는 얘기죠."

주변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모래 채취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장정구(인천환경운동 연합) : "바로 불과 몇 키로 앞에서 푸게 되면 여기 풀등의 모래가 그리 쓸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주변 지역 해수욕장 사구의 모래 유실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풀등 옆에 있는 사승봉도의 모래 언덕도 모래가 침식되면서 5미터 높이 가량의 절벽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풀등 주변 해역에서 채취한 모래가 2억5천만 톤, 올해도 8백만 톤을 퍼냈습니다.

모래 채취는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이대로 가다간 신비의 섬 풀등이 후손들에게는 사라져버린 전설의 섬이 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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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간] 위기에 빠진 신비의 모래섬 ‘풀등’
    • 입력 2011-12-04 21:55:20
    뉴스 9
<앵커 멘트> 바다 속에 숨어있다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섬이 있습니다. 신비의 모래섬이라고 불리는 <풀등>인데요, 서해의 명물 <풀등>이 위기에 놓였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서 뱃길로 한 시간 반 거리인 대이작도, 섬 정상에 올라서면 바다 한가운데 길게 펼쳐진 모래섬이 보입니다. 하루 여섯 시간, 썰물 때만 바다 위로 나타나는 모래섬, '풀등'입니다. 길이가 3킬로미터에 폭이 3백 미터를 넘어서 마치 바다 속에 사막이 펼쳐진 듯합니다. 모래 위에는 바다 속 쉼없는 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신비로운 경관을 이룹니다. 이렇게 빼어난 경관과 모래섬의 다양한 생태계가 인정돼 8년 전에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풀등' 모래 속에는 아무런 생명도 없습니다. 여름철 관광객들이 조개나 게를 무차별적으로 잡아갔기 때문입니다. 더 큰 위기는 따로 있습니다. '풀등'의 높이와 면적이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겁니다. 지난 7월에 설치한 탐측 장비 아래도 모래가 30센티미터가량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김태경(인하대 지형역학 연구원) : "지금 상황 봐서는 여기서 요만큼 모래사장 부분이 드러났으니까, 요만큼 깎여나갔다는 얘기죠." 주변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모래 채취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장정구(인천환경운동 연합) : "바로 불과 몇 키로 앞에서 푸게 되면 여기 풀등의 모래가 그리 쓸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주변 지역 해수욕장 사구의 모래 유실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풀등 옆에 있는 사승봉도의 모래 언덕도 모래가 침식되면서 5미터 높이 가량의 절벽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풀등 주변 해역에서 채취한 모래가 2억5천만 톤, 올해도 8백만 톤을 퍼냈습니다. 모래 채취는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이대로 가다간 신비의 섬 풀등이 후손들에게는 사라져버린 전설의 섬이 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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