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이란 ‘핵 개발’ 놓고 중동 긴장 고조

입력 2012.01.06 (22:00) 수정 2012.01.0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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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곳이 페르시아만에서 아랍해로 연결되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적인 산유국들이 석유를 수출하는 통로로 쓰는데요.



전 세계 유조선의 3분의 1이 이곳을 지날 정도로 원유 수송의 요충지입니다.



그런데 새해 들어 이 주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이란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등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영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해 첫 날부터 이란이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 중이던 이란 해군이 연이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입니다.



이란 해군은 더 나아가 수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했습니다.



<인터뷰>하비볼라 사이야리(이란 해군사령관) :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우리 손에 있습니다.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개발을 막겠다며 미국과 유럽이 잇따라 경제 제재에 나서자 이란이 강경 카드를 빼든 것입니다.



저 뒤에 보이는 바다가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 속해 있는 페르시아 만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바닷길을 장악해 원유 수송을 막겠다는 게 이란 측의 생각입니다.



인근 바레인에 해군 제 5함대 기지를 둔 미국은 이란이 해상 봉쇄에 나설 경우 실력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란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이란이 실제 봉쇄를 감행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이란 당국이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란과 서방간 갈등의 중심에는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있습니다.



왜 중동에 또 긴장이 고조되는지 유지향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이스라엘만 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서방국가들은 중동에 이란 등 또 다른 핵 보유국이 생기면 군사적 억지력이 무너질까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간 주변 국가들이 핵 개발에 나서면 직접 공격하곤 했는데요.



지난 1981년, 이라크가 원자로 건설에 들어가자 이스라엘은 미국에도 통보하지 않고 폭격을 감행했습니다.



또 2007년엔 시리아가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핵 시설을 초토화시켰습니다.



미국도 지난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며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국 찾지 못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기자 멘트>



이란의 핵 개발에서 비롯된 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넘어 세계 경제 불안 요인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도 이란의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데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를 못하게 만들어서, 이란 돈줄의 80%에 달하는 석유 수출에 차질을 주려는 겁니다.



<인터뷰>눌런드(미 국무부 대변인) :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이란은 점점 고립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여러 차례 경고했습니다.



<녹취>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국방장관/지난해 11월, CNN) : "이란이 핵 무장하는데 3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아마 9개월 정도 걸릴거에요. 아무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요."



미국이 강력한 제재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스라엘을 달래려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있어 중동을 둘러싼 패권국들의 신경전이 커지고 있습니다.



1974년, 4차 중동전쟁 이후 중동의 위기는 석유 파동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이란이 맞불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가뜩이나 침체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멘트>



벌써부터 국제 유가가 출렁이는 등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수입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중동 긴장에 나흘째 올라 두 달만에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란 원유 도입량은 전체의 10%, 다른 곳보다 1배럴에 3달러나 저렴해 수입지역 변경이 쉽지 않습니다.



정부도 수입중단 사태는 없도록 미국에 유예를 요청해 놓은 상탭니다.



<인터뷰>문재도(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 : "저희들하고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서로 공조해서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는..."



이란 수출시장도 잃을 수 없습니다.



최근 3년 새 대(對) 이란 수출이 50% 증가할 만큼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수출업체들은 만약의 경우에도 이란 중앙은행과의 원화 결제라인은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와 협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원해(대모 엔지니어링 대표) : "주요 수출시장인 만큼 수입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우리 원유 도입량의 82%가 차질을 빚게 됩니다.



국제 유가는 2~3백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부는 이럴 경우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하고 비축유 방출 등 비상수단을 쓰겠지만, 비축유가 70여 일분에 불과해 국제공조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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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1-06 22:00:33
    • 수정2012-01-06 22: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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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곳이 페르시아만에서 아랍해로 연결되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적인 산유국들이 석유를 수출하는 통로로 쓰는데요.

전 세계 유조선의 3분의 1이 이곳을 지날 정도로 원유 수송의 요충지입니다.

그런데 새해 들어 이 주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이란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등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영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해 첫 날부터 이란이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 중이던 이란 해군이 연이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입니다.

이란 해군은 더 나아가 수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했습니다.

<인터뷰>하비볼라 사이야리(이란 해군사령관) :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우리 손에 있습니다.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개발을 막겠다며 미국과 유럽이 잇따라 경제 제재에 나서자 이란이 강경 카드를 빼든 것입니다.

저 뒤에 보이는 바다가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 속해 있는 페르시아 만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바닷길을 장악해 원유 수송을 막겠다는 게 이란 측의 생각입니다.

인근 바레인에 해군 제 5함대 기지를 둔 미국은 이란이 해상 봉쇄에 나설 경우 실력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란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이란이 실제 봉쇄를 감행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이란 당국이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란과 서방간 갈등의 중심에는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있습니다.

왜 중동에 또 긴장이 고조되는지 유지향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설명해 드립니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이스라엘만 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서방국가들은 중동에 이란 등 또 다른 핵 보유국이 생기면 군사적 억지력이 무너질까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간 주변 국가들이 핵 개발에 나서면 직접 공격하곤 했는데요.

지난 1981년, 이라크가 원자로 건설에 들어가자 이스라엘은 미국에도 통보하지 않고 폭격을 감행했습니다.

또 2007년엔 시리아가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핵 시설을 초토화시켰습니다.

미국도 지난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며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국 찾지 못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기자 멘트>

이란의 핵 개발에서 비롯된 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넘어 세계 경제 불안 요인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도 이란의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데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를 못하게 만들어서, 이란 돈줄의 80%에 달하는 석유 수출에 차질을 주려는 겁니다.

<인터뷰>눌런드(미 국무부 대변인) :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이란은 점점 고립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여러 차례 경고했습니다.

<녹취>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국방장관/지난해 11월, CNN) : "이란이 핵 무장하는데 3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아마 9개월 정도 걸릴거에요. 아무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요."

미국이 강력한 제재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스라엘을 달래려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있어 중동을 둘러싼 패권국들의 신경전이 커지고 있습니다.

1974년, 4차 중동전쟁 이후 중동의 위기는 석유 파동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이란이 맞불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가뜩이나 침체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멘트>

벌써부터 국제 유가가 출렁이는 등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수입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중동 긴장에 나흘째 올라 두 달만에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란 원유 도입량은 전체의 10%, 다른 곳보다 1배럴에 3달러나 저렴해 수입지역 변경이 쉽지 않습니다.

정부도 수입중단 사태는 없도록 미국에 유예를 요청해 놓은 상탭니다.

<인터뷰>문재도(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 : "저희들하고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서로 공조해서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는..."

이란 수출시장도 잃을 수 없습니다.

최근 3년 새 대(對) 이란 수출이 50% 증가할 만큼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수출업체들은 만약의 경우에도 이란 중앙은행과의 원화 결제라인은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와 협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원해(대모 엔지니어링 대표) : "주요 수출시장인 만큼 수입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우리 원유 도입량의 82%가 차질을 빚게 됩니다.

국제 유가는 2~3백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부는 이럴 경우 석유제품 수출을 통제하고 비축유 방출 등 비상수단을 쓰겠지만, 비축유가 70여 일분에 불과해 국제공조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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