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다이아 의혹’ 철저한 규명을

입력 2012.01.18 (07:19) 수정 2012.01.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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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의혹만으로도 부끄럽게 됐습니다. 외교부 현직대사가 관련됐다는 이른바 ‘다이아 스캔들’입니다. 특정기업의 해외자원개발성과를 부풀려 발표해 주가폭등을 가져왔고 그런 정보를 주변사람들은 미리 알았다는 겁니다. 정말 믿기 힘든, 아니 믿고 싶지않은 참담한 일입니다.



애초부터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한 발상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외교부는 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광산개발권을 따냈다며 그 매장량이 전세계 한해 수요의 두배반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특정기업 홍보로서 이런 발표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정부가 보증해준 덕분에 이 회사 주가는 날개를 달아서 발표 보름만에 무려 다섯배 뛰었습니다. 발표당사자인 외교부 대사의 일부 친지들은 이미 상당한 주식을 사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회사 고문은 바로 얼마전까지 외교부차관과 총리실장을 지냈는 데 발표 덕분에 역시 막대한 주식차익을 얻었다고합니다.



상상조차 힘든 일들이 이렇게 버젓이 벌어진 그때 상황을 살펴볼까요? 당시는 이른바 자원외교란 명분으로 해외유전이나 광산 개발에 범정부차원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른바 정권실세 인사들이 지원활동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2010년 6월엔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다는 카메룬까지 방문했고 그해 12월 마침내 다이아금맥이 터졌다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아랍에미리트와 쿠르드자치구, 미얀마등의 유전채굴권에 뒤이어 자원외교의 큼직한 성과로 부각됐습니다.



지금 어떻습니까 ? 다이아몬드 매장량은 확인되지않고있습니다. 관련 유엔기관조차 사업성을 의심하고있습니다. 유전채굴권도 알고보니 단독이 아니라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뭔가를 내놔야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성과를 부풀렸을까요? 확인이나 검증이 되지않는데도 그저 기대사항만을 강조했던건 또 아닐까요 ? 비뚤어진 성과지상주의가 일부 관료들의 공명심과 결합해 무리를 낳고 급기야 개인적인 도덕심까지 마비시킨 측면은 없었을까요?



이번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결과가 설 이후에 나온다고 합니다. 일부 인사의 우발적 잘못 정도로 덮어진다면 부끄러운 스캔들은 되풀이될 것입니다. 장관자녀특채나 상하이 추문으로부터도 결국 교훈을 얻지 못한셈이 됐잖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반성에 익숙해지면서 사람의 덕목인 진정한 부끄러움을 잊어버린 때문은 아닐까요 ? 우리 사회와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공직자들이 먼저 부끄러움이 뭔지 되새겨봐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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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다이아 의혹’ 철저한 규명을
    • 입력 2012-01-18 07:19:59
    • 수정2012-01-18 07:27:20
    뉴스광장 1부
[김영근 해설위원]

의혹만으로도 부끄럽게 됐습니다. 외교부 현직대사가 관련됐다는 이른바 ‘다이아 스캔들’입니다. 특정기업의 해외자원개발성과를 부풀려 발표해 주가폭등을 가져왔고 그런 정보를 주변사람들은 미리 알았다는 겁니다. 정말 믿기 힘든, 아니 믿고 싶지않은 참담한 일입니다.

애초부터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한 발상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외교부는 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광산개발권을 따냈다며 그 매장량이 전세계 한해 수요의 두배반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특정기업 홍보로서 이런 발표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정부가 보증해준 덕분에 이 회사 주가는 날개를 달아서 발표 보름만에 무려 다섯배 뛰었습니다. 발표당사자인 외교부 대사의 일부 친지들은 이미 상당한 주식을 사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회사 고문은 바로 얼마전까지 외교부차관과 총리실장을 지냈는 데 발표 덕분에 역시 막대한 주식차익을 얻었다고합니다.

상상조차 힘든 일들이 이렇게 버젓이 벌어진 그때 상황을 살펴볼까요? 당시는 이른바 자원외교란 명분으로 해외유전이나 광산 개발에 범정부차원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른바 정권실세 인사들이 지원활동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2010년 6월엔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다는 카메룬까지 방문했고 그해 12월 마침내 다이아금맥이 터졌다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아랍에미리트와 쿠르드자치구, 미얀마등의 유전채굴권에 뒤이어 자원외교의 큼직한 성과로 부각됐습니다.

지금 어떻습니까 ? 다이아몬드 매장량은 확인되지않고있습니다. 관련 유엔기관조차 사업성을 의심하고있습니다. 유전채굴권도 알고보니 단독이 아니라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뭔가를 내놔야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성과를 부풀렸을까요? 확인이나 검증이 되지않는데도 그저 기대사항만을 강조했던건 또 아닐까요 ? 비뚤어진 성과지상주의가 일부 관료들의 공명심과 결합해 무리를 낳고 급기야 개인적인 도덕심까지 마비시킨 측면은 없었을까요?

이번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결과가 설 이후에 나온다고 합니다. 일부 인사의 우발적 잘못 정도로 덮어진다면 부끄러운 스캔들은 되풀이될 것입니다. 장관자녀특채나 상하이 추문으로부터도 결국 교훈을 얻지 못한셈이 됐잖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반성에 익숙해지면서 사람의 덕목인 진정한 부끄러움을 잊어버린 때문은 아닐까요 ? 우리 사회와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공직자들이 먼저 부끄러움이 뭔지 되새겨봐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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