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전세계 ‘비만’과의 전쟁 중

입력 2012.01.18 (22:03) 수정 2012.01.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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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악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비만 여성들, 과거에는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런 초고도 비만 환자들이 이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비만 인구가 이미 기아 인구를 초과했을 정돕니다.



전세계 비만 인구 실태, 먼저 서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180킬로그램이나 되는 자신의 몸을 가누지 조차 못하던 이 중국인 남성, 심부전 증세로 고통받다 결국 소방관들의 도움을 받아서야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인 멕시코에서는, 지난 4년간 마약보다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녹취>멕시코 학부모



이처럼 비만은 이제 전세계적인 문제로, 비만으로 숨지는 사람이 해마다 4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지구촌 인구의 20%는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기아 인구를 이미 초과했습니다.



<녹취>자간 샤파가(국제적십자사 국장)



특히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 4천 200만 명 정도가 과체중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어린 나이에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게 될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만세를 도입하려는 나라들도 늘고 있는데요.



세계 각국이 벌이고 있는 비만과의 전쟁, 심인보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짚어 봅니다.



<기자 멘트>



비만세라고 해서 뚱뚱한 사람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은 아닙니다.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 그러니까 기름기가 많거나, 당분이 많은 피자나 감자튀김, 탄산음료 같은 음식에 세금을 물리는 겁니다.



정확한 표현은 비만 식품세라고 할 수 있겠죠.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같은 비만 식품세의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비만 유발 식품을 멀리할 수 있도록 교정 내 탄산음료 자판기를 없애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패스트푸드의 광고에 대해서는 규제를 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이른바 비만 유발 식품을 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을 쓰고 있는 데요.



미국에서는 비만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정치 쟁점까지 되고 있습니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 주 만에 3킬로그램을 줄였다고 환호하는 여성...



혹독한 살빼기 과정을 담아낸 TV 쇼들이 인기를 끄는 현실은 ’비만 대국’ 미국의 절박함을 보여줍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 꼴인 9천백만 명이 비만인 상황...



10년 뒤엔 인구의 절반을 넘을 거라는 경고에 미국 정부는 비만 퇴치를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섰습니다.



탄산음료에 비만세를 부과하고 아이들 식단에서 초콜릿과 딸기 우유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비만과의 전쟁은 갖가지 규제로 이어지면서 법적, 정치적 쟁점으로도 떠올랐습니다



설탕이 많이 든 과자의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은 위헌 소송으로 이어질 분위깁니다.



학교 급식에서 피자와 감자튀김을 줄이려는 정책은 농촌 의원들의 반발로 좌절됐습니다.



<녹취>블루메나워(미 하원 의원) : "우리 의원들이 피자를 채소로 인정하고 학교 급식에서 감자튀김을 보호하기 위해 뛴다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비만과의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보다 더 길고 험난할 지 모른다고 미국 언론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만과의 전쟁,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외국에서는 비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하고, 제도 마련에도 적극적이지만, 국내는 아직 초보 단계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도비만에 당뇨병까지 겹쳐 위를 잘라내기로 한 50대 여성입니다.



먹는 양을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고도비만 환자 : "음식조절이 너무 힘들어서 수술까지 하게됐습니다."



비만의 유혹을 차단하기 위해 한 마트에선 정크푸드는 판매하지 않는 전용구역을 만들었습니다.



또, 식품에 지방이 많으면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신호등제가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참여업체가 매우 적어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인터뷰>강백원(식약청 영양정책과 과장) : "기업들이 제품에서 빨간색을 표시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나쁜 식품으로 오인할 까봐 하는 부담감 때문에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극히 적은 업체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먹는 양뿐 아니라 질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용진(순천향대학병원 고도비만센터장) : "결국은 칼로리 싸움이고요, 특히 칼로리 중에서도 지방이 많이 포함되거나 탄수화물이 주된 나쁜 칼로리 같은 경우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칼로리도 질을 따져봐야 하지만, 깨알 같은 영양표시만 봐서는 살이 찌는 식품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경연명(서울시 공릉동) :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거 작은 글씨 볼 수 없으니까..."



비만을 잡기 위한 제도적인 접근은 턱없이 모자란 가운데 식품용 설탕이나 꿀을 뜻하는 첨가당의 섭취량은 지난 10년 새 36%나 늘어났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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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전세계 ‘비만’과의 전쟁 중
    • 입력 2012-01-18 22:03:30
    • 수정2012-01-18 22: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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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비만 여성들, 과거에는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런 초고도 비만 환자들이 이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비만 인구가 이미 기아 인구를 초과했을 정돕니다.

전세계 비만 인구 실태, 먼저 서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180킬로그램이나 되는 자신의 몸을 가누지 조차 못하던 이 중국인 남성, 심부전 증세로 고통받다 결국 소방관들의 도움을 받아서야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인 멕시코에서는, 지난 4년간 마약보다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녹취>멕시코 학부모

이처럼 비만은 이제 전세계적인 문제로, 비만으로 숨지는 사람이 해마다 4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지구촌 인구의 20%는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기아 인구를 이미 초과했습니다.

<녹취>자간 샤파가(국제적십자사 국장)

특히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 4천 200만 명 정도가 과체중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어린 나이에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게 될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만세를 도입하려는 나라들도 늘고 있는데요.

세계 각국이 벌이고 있는 비만과의 전쟁, 심인보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짚어 봅니다.

<기자 멘트>

비만세라고 해서 뚱뚱한 사람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은 아닙니다.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 그러니까 기름기가 많거나, 당분이 많은 피자나 감자튀김, 탄산음료 같은 음식에 세금을 물리는 겁니다.

정확한 표현은 비만 식품세라고 할 수 있겠죠.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같은 비만 식품세의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비만 유발 식품을 멀리할 수 있도록 교정 내 탄산음료 자판기를 없애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패스트푸드의 광고에 대해서는 규제를 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이른바 비만 유발 식품을 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을 쓰고 있는 데요.

미국에서는 비만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정치 쟁점까지 되고 있습니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 주 만에 3킬로그램을 줄였다고 환호하는 여성...

혹독한 살빼기 과정을 담아낸 TV 쇼들이 인기를 끄는 현실은 ’비만 대국’ 미국의 절박함을 보여줍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 꼴인 9천백만 명이 비만인 상황...

10년 뒤엔 인구의 절반을 넘을 거라는 경고에 미국 정부는 비만 퇴치를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섰습니다.

탄산음료에 비만세를 부과하고 아이들 식단에서 초콜릿과 딸기 우유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비만과의 전쟁은 갖가지 규제로 이어지면서 법적, 정치적 쟁점으로도 떠올랐습니다

설탕이 많이 든 과자의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은 위헌 소송으로 이어질 분위깁니다.

학교 급식에서 피자와 감자튀김을 줄이려는 정책은 농촌 의원들의 반발로 좌절됐습니다.

<녹취>블루메나워(미 하원 의원) : "우리 의원들이 피자를 채소로 인정하고 학교 급식에서 감자튀김을 보호하기 위해 뛴다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비만과의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보다 더 길고 험난할 지 모른다고 미국 언론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만과의 전쟁,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외국에서는 비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하고, 제도 마련에도 적극적이지만, 국내는 아직 초보 단계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도비만에 당뇨병까지 겹쳐 위를 잘라내기로 한 50대 여성입니다.

먹는 양을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고도비만 환자 : "음식조절이 너무 힘들어서 수술까지 하게됐습니다."

비만의 유혹을 차단하기 위해 한 마트에선 정크푸드는 판매하지 않는 전용구역을 만들었습니다.

또, 식품에 지방이 많으면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신호등제가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참여업체가 매우 적어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인터뷰>강백원(식약청 영양정책과 과장) : "기업들이 제품에서 빨간색을 표시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나쁜 식품으로 오인할 까봐 하는 부담감 때문에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극히 적은 업체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먹는 양뿐 아니라 질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용진(순천향대학병원 고도비만센터장) : "결국은 칼로리 싸움이고요, 특히 칼로리 중에서도 지방이 많이 포함되거나 탄수화물이 주된 나쁜 칼로리 같은 경우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칼로리도 질을 따져봐야 하지만, 깨알 같은 영양표시만 봐서는 살이 찌는 식품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경연명(서울시 공릉동) :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거 작은 글씨 볼 수 없으니까..."

비만을 잡기 위한 제도적인 접근은 턱없이 모자란 가운데 식품용 설탕이나 꿀을 뜻하는 첨가당의 섭취량은 지난 10년 새 36%나 늘어났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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