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현관에 가위·빗자루 두면 집 팔린다?

입력 2012.02.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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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집 팔려고 내놓은 분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죠?

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집은 팔아야 하는데, 이사철인 봄을 앞두고도 집 사려는 사람이 너무 없다는데요.

새로 지은 대형 아파트 단지들도 분양이 하도 안돼서 값을 대폭 깎아주거나 각종 사은품으로 입주민을 모으고 있는데, 영 신통치 않다고 하네요.

네, 집 내놓은 분들 이사는 가야겠고, 집은 안 팔리고,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 점까지 보러 다니기도 한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오죽 초조하면 그럴까 싶기도 하네요.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불황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인데요.

한 무속인은 집 문제 때문에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3배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수십만 원 짜리 부적을 사는가 하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굿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집이 잘 팔린다는 속설에 현관에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두거나 가위를 걸어놓은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별, 상품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아직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부동산 시장.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1년째 공치고 있어요."

<녹취> 공인중개사 : "아사 상태라고 보면 돼요."

<녹취> 공인중개사 : "매매를 안 한 지가 일 년도 넘었어요. 문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기도 그렇고 지금 진퇴양난이죠."

<녹취> 공인중개사 : "구정 지나면 봄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거의 지금 안 들고 어쩌다 급매물 위주로만 문의 전화가 오고 손님들이 없는 전세만 많이들 찾아요. 거래가 안 되는데 분양을 많이 하잖아요. 그렇게 (물량이) 많은 만큼 수요가 없으니까."

매매 거래 발길이 끊긴 와중에 한쪽에선 신도시 아파트 건설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줄줄이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녹취> 공인중개사 : "교통문제나 다른 게 아무것도 인프라가 구축이 돼 있지 않아요. 기반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입주민들이 입주할 엄두를 못 내시는 거예요. 들어가게 되면 거의 공사판에서 살아야 된다, 사람이 살 수 없다."

매매 거래 움직임이 없어 시세가 형성되지 못한 곳도 태반.

3년 동안 지지부진한 약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엔 피로감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뉴타운 아파트. 탁 트인 전망과 고급스러운 내부 장식이 돋보이지만 아직 팔리지 않았습니다.

건설사는 할인분양, 할부분양, 선착순분양 등을 통해 물량털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순옥 (공인중개사) : "전망이 잘 나오는 대형평수인데요. 사실 예전 같으면 이런 물건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오히려 웃돈이 붙어서 거래가 될 텐데 지금 이런 물건들이 아직 소진이 안 되고 미분양으로 남아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전국에 다 지어놓고도 분양이 안 돼 빈집으로 텅텅 비어있는 아파트는 3만 4천 채.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5분의 1로 줄어든 지난 1년 동안의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인터뷰> 함영진 (부동산 연구실장) : "가계 소득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죠. 반면에 주택가격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들은 과거에 비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전,월세) 임차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많다고 보입니다."

집을 팔아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을 쓸 방도가 없습니다.

188제곱미터 형 아파트에 부모님,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장서연 주부, 답답함을 토로하는데요.

<인터뷰> 장서연 (아파트 매매 희망자) : "작년 3월에 내놨어요. 이제 1년 다 돼가죠. 인터넷 매매 같은 데랑 부동산에도 내놨어요. 그런데 딱 한 번 전화가 오더라고요."

<인터뷰> 이옥심 (아파트 매매 희망자) : "그래도 보러는 올 줄 알았죠. 나가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와서 구경이라도 할 거 같은데 어떻게 그런 것도 없어요."

부동산 문제로 1년 동안 속을 끓이던 가족이 찾은 곳은 바로 점 집.

이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요.

절실한 마음을 담아 궁금했던 질문들을 상담하는 가족들.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에 큰 위안이 되어줍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부동산 매매점을 보러오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고 하는데요.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부동산 시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녹취> "그러니까 너무 다급해하지 마시고 놔두면 더 좋은 집이 될 수 있죠 부동산 쪽은 하지만 처분하신다면 좀 손해를 보셔야겠어요."

<인터뷰> 김미희 (무속인) : "건물을 갖고 계신다는 분, 집을 투자하는 목적으로 몇 채를 샀는데 지금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힘드니까 어떻게 매매로 나갈 수 있겠냐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정이 비슷한 주부 박영실 씨.

집이 빨리 나가지 않아 앞으로의 계획에도 지장이 많습니다.

<인터뷰> 박영실 (아파트 매매 희망자) : "넓은 평수로 이사 가려고요. 저희 신혼부부 둘이 살 때는 이 평수가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둘이잖아요. 둘이 크다 보니까 너무 좁은 거예요. 반년이나 집을 내놨는데 오는 사람은 왔다가 그냥 슬쩍 보고 가고 이러니까요. 빨리 나갔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안에 특별한 물건을 설치해 뒀다고 하는데요.

현관에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놓으면 집이 금세 팔린다는 속설, 일종의 미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피로회복제 빈병, 지하철 승차권, 그리고 가위 까지...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집을 잘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겠죠.

<인터뷰> 박영실 (아파트 매매 희망자) : "옛날에 저희 어머니가 장사하실 때 가게를 빨리 내놔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삼대독자 집에 가서 가위를 얻어 와서 걸어놨더니 한, 두 달 만에 집이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위를 걸어놨어요. 이거라도 안 하면 또 마음이 불안하잖아요. 그래도 어머니 말로는 도움이 된 거 같다고 하니까."

전문가들은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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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2-15 09: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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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집 팔려고 내놓은 분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죠? 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집은 팔아야 하는데, 이사철인 봄을 앞두고도 집 사려는 사람이 너무 없다는데요. 새로 지은 대형 아파트 단지들도 분양이 하도 안돼서 값을 대폭 깎아주거나 각종 사은품으로 입주민을 모으고 있는데, 영 신통치 않다고 하네요. 네, 집 내놓은 분들 이사는 가야겠고, 집은 안 팔리고,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 점까지 보러 다니기도 한다는데요. 김기흥 기자, 오죽 초조하면 그럴까 싶기도 하네요.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불황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인데요. 한 무속인은 집 문제 때문에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3배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수십만 원 짜리 부적을 사는가 하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굿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집이 잘 팔린다는 속설에 현관에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두거나 가위를 걸어놓은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별, 상품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아직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부동산 시장.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1년째 공치고 있어요." <녹취> 공인중개사 : "아사 상태라고 보면 돼요." <녹취> 공인중개사 : "매매를 안 한 지가 일 년도 넘었어요. 문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기도 그렇고 지금 진퇴양난이죠." <녹취> 공인중개사 : "구정 지나면 봄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거의 지금 안 들고 어쩌다 급매물 위주로만 문의 전화가 오고 손님들이 없는 전세만 많이들 찾아요. 거래가 안 되는데 분양을 많이 하잖아요. 그렇게 (물량이) 많은 만큼 수요가 없으니까." 매매 거래 발길이 끊긴 와중에 한쪽에선 신도시 아파트 건설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줄줄이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녹취> 공인중개사 : "교통문제나 다른 게 아무것도 인프라가 구축이 돼 있지 않아요. 기반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입주민들이 입주할 엄두를 못 내시는 거예요. 들어가게 되면 거의 공사판에서 살아야 된다, 사람이 살 수 없다." 매매 거래 움직임이 없어 시세가 형성되지 못한 곳도 태반. 3년 동안 지지부진한 약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엔 피로감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뉴타운 아파트. 탁 트인 전망과 고급스러운 내부 장식이 돋보이지만 아직 팔리지 않았습니다. 건설사는 할인분양, 할부분양, 선착순분양 등을 통해 물량털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순옥 (공인중개사) : "전망이 잘 나오는 대형평수인데요. 사실 예전 같으면 이런 물건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오히려 웃돈이 붙어서 거래가 될 텐데 지금 이런 물건들이 아직 소진이 안 되고 미분양으로 남아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전국에 다 지어놓고도 분양이 안 돼 빈집으로 텅텅 비어있는 아파트는 3만 4천 채.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5분의 1로 줄어든 지난 1년 동안의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인터뷰> 함영진 (부동산 연구실장) : "가계 소득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죠. 반면에 주택가격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들은 과거에 비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전,월세) 임차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많다고 보입니다." 집을 팔아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을 쓸 방도가 없습니다. 188제곱미터 형 아파트에 부모님,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장서연 주부, 답답함을 토로하는데요. <인터뷰> 장서연 (아파트 매매 희망자) : "작년 3월에 내놨어요. 이제 1년 다 돼가죠. 인터넷 매매 같은 데랑 부동산에도 내놨어요. 그런데 딱 한 번 전화가 오더라고요." <인터뷰> 이옥심 (아파트 매매 희망자) : "그래도 보러는 올 줄 알았죠. 나가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와서 구경이라도 할 거 같은데 어떻게 그런 것도 없어요." 부동산 문제로 1년 동안 속을 끓이던 가족이 찾은 곳은 바로 점 집. 이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요. 절실한 마음을 담아 궁금했던 질문들을 상담하는 가족들.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에 큰 위안이 되어줍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부동산 매매점을 보러오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고 하는데요.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부동산 시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녹취> "그러니까 너무 다급해하지 마시고 놔두면 더 좋은 집이 될 수 있죠 부동산 쪽은 하지만 처분하신다면 좀 손해를 보셔야겠어요." <인터뷰> 김미희 (무속인) : "건물을 갖고 계신다는 분, 집을 투자하는 목적으로 몇 채를 샀는데 지금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힘드니까 어떻게 매매로 나갈 수 있겠냐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정이 비슷한 주부 박영실 씨. 집이 빨리 나가지 않아 앞으로의 계획에도 지장이 많습니다. <인터뷰> 박영실 (아파트 매매 희망자) : "넓은 평수로 이사 가려고요. 저희 신혼부부 둘이 살 때는 이 평수가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둘이잖아요. 둘이 크다 보니까 너무 좁은 거예요. 반년이나 집을 내놨는데 오는 사람은 왔다가 그냥 슬쩍 보고 가고 이러니까요. 빨리 나갔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안에 특별한 물건을 설치해 뒀다고 하는데요. 현관에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놓으면 집이 금세 팔린다는 속설, 일종의 미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피로회복제 빈병, 지하철 승차권, 그리고 가위 까지...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집을 잘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겠죠. <인터뷰> 박영실 (아파트 매매 희망자) : "옛날에 저희 어머니가 장사하실 때 가게를 빨리 내놔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삼대독자 집에 가서 가위를 얻어 와서 걸어놨더니 한, 두 달 만에 집이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위를 걸어놨어요. 이거라도 안 하면 또 마음이 불안하잖아요. 그래도 어머니 말로는 도움이 된 거 같다고 하니까." 전문가들은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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