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김효재·조정만 불구속…봐주기 수사 비판

<앵커 멘트>

검찰이 2008년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수사를 박희태 국회의장 등 핵심 인사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첫 기소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세 사람이 함께 공모해 고승덕 의원에게 3백만 원을 전달하는 등 정당법을 위반한 혐의입니다.
검찰은 그 근거 중 하나로 3백만 원의 출처가 박희태 의장 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당대회 직전 이틀 사이 박 의장의 계좌에서 모두 1억 5천만 원이 인출됐고, 조정만 비서관이 이 은행 띠지로 묶인 돈을 봉투에 넣은 뒤 김 전 수석 지시로 고승덕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게 검찰의 추정입니다.

검찰은 그럼에도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박 의장과 김 전 수석이 공직을 사퇴한 점을 고려해 처벌 수위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정점식(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여러 가지 의심이 가는 정황은 있었으나 신병 처리 등 처벌 수위는 수사 결과 증거 법칙에 따라 인정되는 범죄 혐의에 상응하여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검찰이 한 달 반 동안 밝혀낸 건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돈 봉투 3백만 원이 전부라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제기됩니다.
돈 봉투를 받은 다른 의원은 없는지 뿌려진 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여전히 남아 검찰 수사는 '실체적 진실' 발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