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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112에 “전등 갈아주세요” 황당 신고
입력 2012.02.24 (09:03) 수정 2012.02.24 (09:04)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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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12나 119, 이렇게 꼭 필요한 사람이 급하게 전화해야 하는 신고센터에 장난전화나 오인 신고를 하는 사례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전체 신고 전화의 절반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전화 왜 하면 안 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이랑 기자, 보험사에 해야 할 전화를 112에 하기도 하고, 정말 별별 전화가 다 온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아무리 장난 전화 같아도 출동을 안 할 수는 없어서, 담당자들이 더 힘들어한다고요?

<기자 멘트>

네, 출동하는 경찰들, 하루에도 몇 번씩 참 난감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신고가 일단 접수되면 경찰이 확인을 해야하기 때문에 출동을 하는데요.

막상 나가보면 별일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고 대부분의 민원을 다 해결해주고 있었는데요.

다른 민원 상담을 받는 곳도 마찬가지 사정이었습니다.

장난전화와 허위신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밤, 서초동의 한 파출소는 한바탕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후 9시 57분.

공중전화로 걸려온 신고전화 한 통 때문이었는데요.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노래방을 폭파해버리겠다는 신고전화가 접수되어서 경찰 쪽으로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의문의 폭파협박 전화가 걸려온 후 경찰서 강력팀은 물론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까지 동원돼 정밀수색을 벌였는데요.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이 주차장에 저희 타격대 버스, 순찰차, 저쪽 길 쪽에 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버스 그리고 인근 군부대 정보장교 차량 다섯 대에 인원 한 30여명 정도가 왔습니다.”

한 시간 반에 걸친 대대적인 수색 작업, 끝내 나온 건 폭발물이 아니라 신고전화가 인근 노래방 주인의 거짓신고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뭔가 큰일이 있을 줄 알고 긴장한 상태에서 와서 출동해서 수색을 해본 결과 허위 신고라는 게 밝혀져 좀 허망하기도 하고 허위 신고한 사람이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서울지방경찰청의 112 신고센터.

서울시내에서 걸려온 112 긴급 전화는 모두 이 곳에서 최초 응대를 하는데요.

<인터뷰> 목현태 (경정/ 서울지방경찰청 112 신고센터) : “작년 한 해 실제 전화 콜 수는 약 765만 건입니다. 이 중 실제 상담 또는 경찰이 출동한 284만 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화는 오접속 또는 장난전화에 해당됩니다.”

절반 이상이 장난전화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내용을 들어보니 더 기가 막혔습니다.

<인터뷰>우성숙 (경위/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 “비둘기가 공원에서 죽었으니까 좀 치워달라든가 아니면 고양이가 추운데 떨고 있어요. 그리고 차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으니까 충전을 시켜달라고 한다든가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참 내용들이 사소한데요.

실제 신고접수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과 동행해 봤는데요,

이런 사실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아예 안 먹어버려요. 지금 카센터 같은 경우는 문 닫았거든요.”

운전자가 왜 카센터도 보험사도 아닌 112신고센터에 신고를 했는지 궁금했는데요.

<인터뷰> 112 신고센터 신고자 (음성변조) : “옛날에 직원한테 들었거든요. 112가 그런 거 해준다는 이야기 들어서 한 번 해 본 거예요.”

<녹취>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 “라이트 꺼놨으니까 기다리시다가 한 번 걸어보시죠. 곧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112 신고센터를 통한 소소한 신고는 밤이 깊을수록 더욱 늘어났습니다.

특히 술 취한 사람들의 난감한 신고가 많았는데요.

<녹취> “25시 종발”

<녹취> “R2 25시 종발하겠습니다.”

<녹취> “형광등이 없잖아. 그러면 나이 70먹은 사람이 어떻게 해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

작동하지 않는 문 앞의 전등을 고쳐달라며 112에 신고를 한 겁니다.

위급한 신고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항상 출동할 수 밖에 없는 경찰.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식 (팀장/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 “일단은 112신고가 떨어지면 밖에서 움직이는 순찰차에서 신고를 받기 때문에 그 근처에서 항상 해결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안할 수가 없죠. 우리가 판단을 하고 가지 않아도 되겠다, 이런 판단을 함부로 할 수 없죠.”

쉴 새 없는 민원인들의 전화로 고충을 받는 곳은 또 있습니다

서울시의 민원업무처리를 위해 개설된 서울시 산하의 민원업무처리센터, 120 다산콜센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상담원들의 책상마다 쓰여 있는 문구들 보이시나요?

대체 어떤 전화들이 걸려오기에 참고 또 참아야 하는 걸까요?

<녹취> “정성을 다하는 120 다산콜센터입니다”

<녹취>“여기는 장난전화센터입니다.”

<녹취> “장난전화 하시면 안됩니다.”

<녹취> “되는데요.”

<녹취> “콘푸로스트 먹었는데 호랑이 힘이 난다고 했는데 왜 호랑이 힘이 안나요?”

<녹취> “우유에 타 먹었습니까?”

<녹취> “네, 우유에 타먹었는데”

<녹취> “혹시 적정량으로 안 드신 건 아니고요?”

<녹취> “아닌데, 정확히 먹었어요.”

그래도 이 정도는 애교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콜센터 00입니다.) 야 거기 누구야 바로 너네 시장 바꿔 xxx 야”

다짜고짜 퍼붓는 욕설에 성희롱 발언까지 감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난전화를 세 번 이상 걸어온 사람 가운데 주의할 민원인들은 따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김상남(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 “ 콜을 받았는데 욕설을 듣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했을 때는 한두 달 이상은 그걸 계속 반복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급기야 지난 11월, 장난 전화로 고충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1주일에 한 번, 심리 치료 프로그램까지 시작을 했는데요.

<녹취> “꿈에서도 나오고 그래요. 네가 뭘 알아 이런 식으로 나온다든가”

상담원들, 모두 한 목소리로 부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상남(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 “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가 아닌데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는 것처럼 전화해주시는 건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여기정(120다산콜센터 상담원) : “시민의 세금으로 용역이 되고 있으니까 정말 필요하실 때 연락을 주셔서 저희가 도움드릴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호기심에 장난전화나 허위 신고 한 번 해볼까 하시는 분, 혹시 계시지 않겠죠?

항공기 폭파 협박 전화의 경우 형사 처벌을 강화하고 미성년자라도 부모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하는 등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뉴스 따라잡기] 112에 “전등 갈아주세요” 황당 신고
    • 입력 2012-02-24 09:03:01
    • 수정2012-02-24 09:04:1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112나 119, 이렇게 꼭 필요한 사람이 급하게 전화해야 하는 신고센터에 장난전화나 오인 신고를 하는 사례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전체 신고 전화의 절반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전화 왜 하면 안 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이랑 기자, 보험사에 해야 할 전화를 112에 하기도 하고, 정말 별별 전화가 다 온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아무리 장난 전화 같아도 출동을 안 할 수는 없어서, 담당자들이 더 힘들어한다고요?

<기자 멘트>

네, 출동하는 경찰들, 하루에도 몇 번씩 참 난감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신고가 일단 접수되면 경찰이 확인을 해야하기 때문에 출동을 하는데요.

막상 나가보면 별일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고 대부분의 민원을 다 해결해주고 있었는데요.

다른 민원 상담을 받는 곳도 마찬가지 사정이었습니다.

장난전화와 허위신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밤, 서초동의 한 파출소는 한바탕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후 9시 57분.

공중전화로 걸려온 신고전화 한 통 때문이었는데요.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노래방을 폭파해버리겠다는 신고전화가 접수되어서 경찰 쪽으로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의문의 폭파협박 전화가 걸려온 후 경찰서 강력팀은 물론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까지 동원돼 정밀수색을 벌였는데요.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이 주차장에 저희 타격대 버스, 순찰차, 저쪽 길 쪽에 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버스 그리고 인근 군부대 정보장교 차량 다섯 대에 인원 한 30여명 정도가 왔습니다.”

한 시간 반에 걸친 대대적인 수색 작업, 끝내 나온 건 폭발물이 아니라 신고전화가 인근 노래방 주인의 거짓신고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인터뷰> 오종학 (경감 / 서초2파출소) : “뭔가 큰일이 있을 줄 알고 긴장한 상태에서 와서 출동해서 수색을 해본 결과 허위 신고라는 게 밝혀져 좀 허망하기도 하고 허위 신고한 사람이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서울지방경찰청의 112 신고센터.

서울시내에서 걸려온 112 긴급 전화는 모두 이 곳에서 최초 응대를 하는데요.

<인터뷰> 목현태 (경정/ 서울지방경찰청 112 신고센터) : “작년 한 해 실제 전화 콜 수는 약 765만 건입니다. 이 중 실제 상담 또는 경찰이 출동한 284만 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화는 오접속 또는 장난전화에 해당됩니다.”

절반 이상이 장난전화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내용을 들어보니 더 기가 막혔습니다.

<인터뷰>우성숙 (경위/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 “비둘기가 공원에서 죽었으니까 좀 치워달라든가 아니면 고양이가 추운데 떨고 있어요. 그리고 차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으니까 충전을 시켜달라고 한다든가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참 내용들이 사소한데요.

실제 신고접수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과 동행해 봤는데요,

이런 사실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아예 안 먹어버려요. 지금 카센터 같은 경우는 문 닫았거든요.”

운전자가 왜 카센터도 보험사도 아닌 112신고센터에 신고를 했는지 궁금했는데요.

<인터뷰> 112 신고센터 신고자 (음성변조) : “옛날에 직원한테 들었거든요. 112가 그런 거 해준다는 이야기 들어서 한 번 해 본 거예요.”

<녹취>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 “라이트 꺼놨으니까 기다리시다가 한 번 걸어보시죠. 곧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112 신고센터를 통한 소소한 신고는 밤이 깊을수록 더욱 늘어났습니다.

특히 술 취한 사람들의 난감한 신고가 많았는데요.

<녹취> “25시 종발”

<녹취> “R2 25시 종발하겠습니다.”

<녹취> “형광등이 없잖아. 그러면 나이 70먹은 사람이 어떻게 해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

작동하지 않는 문 앞의 전등을 고쳐달라며 112에 신고를 한 겁니다.

위급한 신고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항상 출동할 수 밖에 없는 경찰.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춘식 (팀장/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 “일단은 112신고가 떨어지면 밖에서 움직이는 순찰차에서 신고를 받기 때문에 그 근처에서 항상 해결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안할 수가 없죠. 우리가 판단을 하고 가지 않아도 되겠다, 이런 판단을 함부로 할 수 없죠.”

쉴 새 없는 민원인들의 전화로 고충을 받는 곳은 또 있습니다

서울시의 민원업무처리를 위해 개설된 서울시 산하의 민원업무처리센터, 120 다산콜센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상담원들의 책상마다 쓰여 있는 문구들 보이시나요?

대체 어떤 전화들이 걸려오기에 참고 또 참아야 하는 걸까요?

<녹취> “정성을 다하는 120 다산콜센터입니다”

<녹취>“여기는 장난전화센터입니다.”

<녹취> “장난전화 하시면 안됩니다.”

<녹취> “되는데요.”

<녹취> “콘푸로스트 먹었는데 호랑이 힘이 난다고 했는데 왜 호랑이 힘이 안나요?”

<녹취> “우유에 타 먹었습니까?”

<녹취> “네, 우유에 타먹었는데”

<녹취> “혹시 적정량으로 안 드신 건 아니고요?”

<녹취> “아닌데, 정확히 먹었어요.”

그래도 이 정도는 애교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콜센터 00입니다.) 야 거기 누구야 바로 너네 시장 바꿔 xxx 야”

다짜고짜 퍼붓는 욕설에 성희롱 발언까지 감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난전화를 세 번 이상 걸어온 사람 가운데 주의할 민원인들은 따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김상남(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 “ 콜을 받았는데 욕설을 듣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했을 때는 한두 달 이상은 그걸 계속 반복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급기야 지난 11월, 장난 전화로 고충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1주일에 한 번, 심리 치료 프로그램까지 시작을 했는데요.

<녹취> “꿈에서도 나오고 그래요. 네가 뭘 알아 이런 식으로 나온다든가”

상담원들, 모두 한 목소리로 부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상남(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 “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가 아닌데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는 것처럼 전화해주시는 건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여기정(120다산콜센터 상담원) : “시민의 세금으로 용역이 되고 있으니까 정말 필요하실 때 연락을 주셔서 저희가 도움드릴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호기심에 장난전화나 허위 신고 한 번 해볼까 하시는 분, 혹시 계시지 않겠죠?

항공기 폭파 협박 전화의 경우 형사 처벌을 강화하고 미성년자라도 부모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하는 등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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