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부대에 ‘엉터리’ 대테러 장비 납품

입력 2012.02.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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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에 납품할 대테러 장비에 엉터리 중국산 부품을 끼워넣는 군납비리가 적발됐습니다.

현역 중령 등 군 관계자들은 고급 군사기밀을 유출하거나 불량 부품 사용을 묵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에선 리모컨 주파수 교란장치가 사용됩니다.

특수부대 출신 대테러 장비 업체 대표 33살 김 모씨는 2년 전, 주파수 교란 장치 5대를 10억여 원에 납품했습니다.

높은 이익을 내기 위해 미국산 부품 대신 값이 4분의 1 수준인 저질 중국산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현직 중령 등 군 관계자 4명이 고급 군사기밀을 알려주거나 성능 불량 의혹을 묵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운영해 온 업체는 직원이 5명뿐인 유령회사였습니다.

<녹취> 인근 업체 직원 (음성변조) : "젊은 남자랑 여자 하나랑 왔다 갔다 하는 거 봤어요."

실험 결과, 김 씨가 납품하려 한 장비는 폭발을 일으키는 주파수를 차단하지 못했고, 아프간과 같은 고온에서도 2시간도 채 견디지 못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단 한 차례 실사 뒤 서류만 보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엉터리 수의계약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녹취> 방위사업청 관계자 (음성변조) : "부품에 들어간 거까지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다 확인을 할 순 없거든요. 적법하게 통관이 됐다는 걸 부품가격까지 다 제시를 한 거고요..."

경찰은 예비역 대령 조모 씨가 장비 납품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조만간 조 씨를 소환 조사하는 한편, 지난 2006년부터 김 씨가 인천공항 등 국가기관에 납품한 폭발 방지 장비 25종에도 불량 부품이 쓰였는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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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병부대에 ‘엉터리’ 대테러 장비 납품
    • 입력 2012-02-28 0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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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에 납품할 대테러 장비에 엉터리 중국산 부품을 끼워넣는 군납비리가 적발됐습니다. 현역 중령 등 군 관계자들은 고급 군사기밀을 유출하거나 불량 부품 사용을 묵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에선 리모컨 주파수 교란장치가 사용됩니다. 특수부대 출신 대테러 장비 업체 대표 33살 김 모씨는 2년 전, 주파수 교란 장치 5대를 10억여 원에 납품했습니다. 높은 이익을 내기 위해 미국산 부품 대신 값이 4분의 1 수준인 저질 중국산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현직 중령 등 군 관계자 4명이 고급 군사기밀을 알려주거나 성능 불량 의혹을 묵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운영해 온 업체는 직원이 5명뿐인 유령회사였습니다. <녹취> 인근 업체 직원 (음성변조) : "젊은 남자랑 여자 하나랑 왔다 갔다 하는 거 봤어요." 실험 결과, 김 씨가 납품하려 한 장비는 폭발을 일으키는 주파수를 차단하지 못했고, 아프간과 같은 고온에서도 2시간도 채 견디지 못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단 한 차례 실사 뒤 서류만 보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엉터리 수의계약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녹취> 방위사업청 관계자 (음성변조) : "부품에 들어간 거까지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다 확인을 할 순 없거든요. 적법하게 통관이 됐다는 걸 부품가격까지 다 제시를 한 거고요..." 경찰은 예비역 대령 조모 씨가 장비 납품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조만간 조 씨를 소환 조사하는 한편, 지난 2006년부터 김 씨가 인천공항 등 국가기관에 납품한 폭발 방지 장비 25종에도 불량 부품이 쓰였는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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