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노인도 세대 차이…차별화 정책 절실

입력 2012.02.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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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순 다섯 살 이상이면 통상 노인이라고 얘기하죠.

하지만, 요즘에는 평균 수명이 늘다 보니까 그런 노인층 안에서도 무려 40년까지 나이 차가 납니다.

당연히 세대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여든 살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까지 생겼습니다.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보은의 한 경로당,

계속 머리는 숙여 인사하는 이 할아버지는 올해 여든셋, 그래도 여기서는 막내 축에 속합니다.

<인터뷰> 전광식(83살) : "나이가 제일 젊은 편이라고. (어르신께서요?) 예."

여기엔 여든 이상의 노인만 올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오는 노인도 있습니다.

같은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입니다.

<인터뷰> 조용구(88살) : "제 자식만 해도 예순여덟이에요. 칠십대 친구들이 죽 있는데, 친구 아버지하고 놀려고 안 해요."

연령층에 따라 노인들이 원하는 복지 서비스도 다릅니다.

조사 결과 일흔네살까지 전기 노인층은 통상 일자리나 사회 활동을 원합니다.

하지만, 일흔 다섯살 이상 후기 고령층은 건강이나 간병에 치중하는 요양 서비스를 원합니다.

이른바 젊은 노인과 늙은 노인 사이에 정서와 건강 그리고 욕구가 크게 차이 나는 겁니다.

<인터뷰> 김용희(청원군 노인행복네트워크 사회복지사) : "처한 환경이 달라요. 그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어려운 분들을 찾아내는 부분이 굉장히 어려웠었거든요."

똑같이 노인으로 불리지만 나이 차는 최대 마흔살, 노인이라고 같은 노인이 아닙니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됩니다.

노인 인구가 늘수록 노인들 사이의 세대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노인들 어르신들한테 우리사회가 너무 무관심한 건 아닐까요?

노인들의 평균 여가 시간은 하루 6시간 46분, 반 이상 TV를 보고요.

운동하는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계속해서 한승복 기자입니다.

<리포트>

능숙하게 발을 옮기며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노인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재취업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김민정(66살) : "여기서 말고 또 다른 부업세계를 뚫을 수 있지 않나 해서 열심히 하려고 그래요."

그러나 이런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본 노인은 13.3%에 불과합니다.

노인복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정작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은 적기 때문입니다.

<녹취> "특별히 거기 가서 할 게 없어요. (특별히 복지관에서 할만한 게?) 네."

우선 젊은 노인층 입장에선 꼭 필요한 일자리 연계 교육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건강이 나쁜 고령층 노인 입장에선 무리하지 않고 참가할 수 있는 체육활동조차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가 65살 이상 모든 노인을 한꺼번에 뭉뚱그려서 정책을 마련하다 보니 빚어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서경석(시니어코리아 본부장) : "생산적인 노인과 보호가 필요한 노인을 동일하게 보고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면 예산의 비효율성이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점점 다가오는 백세 시대, 노년기도 다시 세대별로 나눠진다는 걸 이해하는 게 대책의 출발점입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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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노인도 세대 차이…차별화 정책 절실
    • 입력 2012-02-28 22: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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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순 다섯 살 이상이면 통상 노인이라고 얘기하죠. 하지만, 요즘에는 평균 수명이 늘다 보니까 그런 노인층 안에서도 무려 40년까지 나이 차가 납니다. 당연히 세대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여든 살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까지 생겼습니다. 박대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보은의 한 경로당, 계속 머리는 숙여 인사하는 이 할아버지는 올해 여든셋, 그래도 여기서는 막내 축에 속합니다. <인터뷰> 전광식(83살) : "나이가 제일 젊은 편이라고. (어르신께서요?) 예." 여기엔 여든 이상의 노인만 올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오는 노인도 있습니다. 같은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입니다. <인터뷰> 조용구(88살) : "제 자식만 해도 예순여덟이에요. 칠십대 친구들이 죽 있는데, 친구 아버지하고 놀려고 안 해요." 연령층에 따라 노인들이 원하는 복지 서비스도 다릅니다. 조사 결과 일흔네살까지 전기 노인층은 통상 일자리나 사회 활동을 원합니다. 하지만, 일흔 다섯살 이상 후기 고령층은 건강이나 간병에 치중하는 요양 서비스를 원합니다. 이른바 젊은 노인과 늙은 노인 사이에 정서와 건강 그리고 욕구가 크게 차이 나는 겁니다. <인터뷰> 김용희(청원군 노인행복네트워크 사회복지사) : "처한 환경이 달라요. 그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어려운 분들을 찾아내는 부분이 굉장히 어려웠었거든요." 똑같이 노인으로 불리지만 나이 차는 최대 마흔살, 노인이라고 같은 노인이 아닙니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됩니다. 노인 인구가 늘수록 노인들 사이의 세대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노인들 어르신들한테 우리사회가 너무 무관심한 건 아닐까요? 노인들의 평균 여가 시간은 하루 6시간 46분, 반 이상 TV를 보고요. 운동하는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계속해서 한승복 기자입니다. <리포트> 능숙하게 발을 옮기며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노인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재취업에 도전합니다. <인터뷰> 김민정(66살) : "여기서 말고 또 다른 부업세계를 뚫을 수 있지 않나 해서 열심히 하려고 그래요." 그러나 이런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본 노인은 13.3%에 불과합니다. 노인복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정작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은 적기 때문입니다. <녹취> "특별히 거기 가서 할 게 없어요. (특별히 복지관에서 할만한 게?) 네." 우선 젊은 노인층 입장에선 꼭 필요한 일자리 연계 교육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건강이 나쁜 고령층 노인 입장에선 무리하지 않고 참가할 수 있는 체육활동조차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가 65살 이상 모든 노인을 한꺼번에 뭉뚱그려서 정책을 마련하다 보니 빚어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서경석(시니어코리아 본부장) : "생산적인 노인과 보호가 필요한 노인을 동일하게 보고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면 예산의 비효율성이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점점 다가오는 백세 시대, 노년기도 다시 세대별로 나눠진다는 걸 이해하는 게 대책의 출발점입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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