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청소년 음주 ‘심각’

입력 2012.03.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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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술 마시는 10대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저 한두 번 마셔본 게 아니라, 꾸준히 마신다는 청소년 비율이 20%나 된다네요.

네,성장기 건강에 안 좋은 건당연하고요.

어린 10대들은 적절하게 자제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더 문제죠.

술에 관대하고,너무나 쉽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 사회 분위기, 한 번 짚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오언종 아나운서, 10대들은 아예 술을 살 수 없는 게 정상인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죠?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을 팔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청소년들이 생활 주변 곳곳에서 너무나 쉽게 술을 사 마시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 지난 토요일 새벽 3시 이 병원 응급실에 고등학생 두 명이 실려 왔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인사불성이 된 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학생들에게서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한주(의사/단국대병원 응급실) : "열 다섯 살 정도 되는 걸로 저희가 파악했습니다. 전혀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통증을 줬을 때만 반응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학생들은 발견 당시 이 편의점 앞에 만취한 상태로 잠들어 있었습니다.

모두 10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재학생 선후배간의 대면식 자리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게 탈이었습니다.

<인터뷰> 허경무(편의점 점원) : "(새벽) 3시 넘어서까지 그때까지 그냥 술 먹고 여기 주저 앉고...선후배 간에 술을 먹고 친목을 다진다는 취지로 그렇게 술 먹은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선배가 후배한테 강요하다 보니까 그 후배들이 취해서..."

<녹취> 인근 상가 주인 : "우리가 (집에) 갈 때까지만 해도 저 앞에만 앉아 있었어요. 그러니까 여기 앞에서 우리집 앞에서, 셔터 밖에다, 거기다 토해 놨어요"

지난 2010년 우리나라 청소년 음주율은 20% 남짓, 그중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소주 다섯 잔, 여자 소주 세 잔을 넘는 '위험음주율'은 47%를 넘어섭니다.

거리에서 만난 학생들은 술을 마시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합니다

<녹취> 고1 학생(음성변조) :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는 않고 한 달에 한번 정도 (마셔요) 가끔씩 친구들하고 기분 좋아서 한 번 마시고..."

<녹취> 고2 학생(음성변조) : "친구들이랑 놀 때 많이 마셔요. (얼마나?) 일주일에 한 번? 막 분위기 낼 때 좋잖아요."

현재 우리나라는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청소년 음주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왜 실제 음주율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걸까요?

<인터뷰> 김광기(알코올 및 도박문제연구소장) :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불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청소년이 술을 구입하기 쉬운 환경이 음주를 부추기는 데 한 몫 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 최근 한 조사에서 술을 사려고 시도한 청소년 가운데 82.5%가 아무런 제재 없이 술을 살 수 있었고, 술을 마시는 학생 가운데 28.3%는 주변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술을 구입했다고 답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술을 사 마실 수 있다는 거죠.

<녹취> 고2 학생(음성변조) : "그냥 일반 슈퍼 들어가서 엄마가 심부름 시켰다고 하면 줘요. (신분증) 검사 안 해요."

<녹취> 고1 학생(음성변조) : "먹고 싶을 때 항상 가는 마트 가서 하나 사서 마셔요. (신분증 검사는?) 안 하던데요. 중2 때부터 여태까지 쭉 (술을) 사왔어요."

실제 청소년이 술을 살 때 신분증 검사가 허술한 걸까요?

제작진은 고등학생 연기자를 통해, 부모님의 사전 동의 하에, 직접 술을 사보도록 했습니다.

학생이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와 소주 한 병을 꺼내들고 편의점 계산대에 다가갔습니다.

점원은 아무런 말도 없이 돈만 받고 술을 내어 줍니다.

또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역시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요구는 없었습니다.

<녹취> 실험 참가 학생(고1) : "별다른 아무 말 안하고 그냥 또 주던데요."

제작진이 관찰한 다섯 곳 중에 학생의 신원을 확인 하는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더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여학생이 찾은 다섯 곳 가운데 4곳에서 쉽게 술을 살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실험 참가 학생(고2) : "신기해요. (뭐가요?) 학생인데도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술을) 팔아서요."

청소년에게 술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업소들은 왜 이렇게 쉽게 술을 내주고 있는 걸까요?

<녹취> 편의점 업주(음성변조) : "학생이냐 그런 건 안 묻나요? 요즘에 졸업한 스무 살 애들이 많아서 확인 안 해 봤는데, 제가 지금 할 일이 많아가지고 정신이 없다보니까, 어려 보여서 확인은 해볼까 했는데 내가 정신이 없으니까 ..."

<녹취> 편의점 업주(음성변조) : "요즘 청소년들이 워낙 덩치도 좋고 하니까 진짜 저희들 입장에서는 구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이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체의 세포 조직이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음주를 할 경우, 어른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입니다.

특히 뇌는 16세가 넘어야 발달이 완성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술을 마시면 뇌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한주(의사/단국대병원) : "음주를 빨리 시작한 사람들은 나중에도 음주 중독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간 조직이나 다른 음주가 줄 수 있는 해악들이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겠죠.

<인터뷰> 김명선(학부모) : "일단 술은 어른도 안 좋잖아요. (학생한테) 뇌도 안 좋고 여러 가지 많은 이성 조절도 안 되고..."

<인터뷰> 김사권(학부모) : "청소년들이 음주문화나 이런 문화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게, 그런 거는 어떻게 조정을 하든지 규제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광기(알코올 및 도박문제연구소장) : "‘뭐 술 한번 마실 수 있지’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 청소년 음주로 인해서 그 다음 폭력, 특히 성폭력, 이런 충동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청소년 음주 예방 교육이 40%도 안 되거든요. 청소년이 술을 먹으면 어떤 일이 일어는 지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거죠. 이것을 청소년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어른들이 명절에 자연스럽게 술을 권하는 문화도 문제라고 지적하니까요,

어른들의 인식 변화도 뒷받침 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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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3-13 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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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술 마시는 10대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저 한두 번 마셔본 게 아니라, 꾸준히 마신다는 청소년 비율이 20%나 된다네요. 네,성장기 건강에 안 좋은 건당연하고요. 어린 10대들은 적절하게 자제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더 문제죠. 술에 관대하고,너무나 쉽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 사회 분위기, 한 번 짚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오언종 아나운서, 10대들은 아예 술을 살 수 없는 게 정상인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죠?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을 팔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청소년들이 생활 주변 곳곳에서 너무나 쉽게 술을 사 마시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 지난 토요일 새벽 3시 이 병원 응급실에 고등학생 두 명이 실려 왔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인사불성이 된 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학생들에게서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한주(의사/단국대병원 응급실) : "열 다섯 살 정도 되는 걸로 저희가 파악했습니다. 전혀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통증을 줬을 때만 반응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학생들은 발견 당시 이 편의점 앞에 만취한 상태로 잠들어 있었습니다. 모두 10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재학생 선후배간의 대면식 자리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게 탈이었습니다. <인터뷰> 허경무(편의점 점원) : "(새벽) 3시 넘어서까지 그때까지 그냥 술 먹고 여기 주저 앉고...선후배 간에 술을 먹고 친목을 다진다는 취지로 그렇게 술 먹은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선배가 후배한테 강요하다 보니까 그 후배들이 취해서..." <녹취> 인근 상가 주인 : "우리가 (집에) 갈 때까지만 해도 저 앞에만 앉아 있었어요. 그러니까 여기 앞에서 우리집 앞에서, 셔터 밖에다, 거기다 토해 놨어요" 지난 2010년 우리나라 청소년 음주율은 20% 남짓, 그중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소주 다섯 잔, 여자 소주 세 잔을 넘는 '위험음주율'은 47%를 넘어섭니다. 거리에서 만난 학생들은 술을 마시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합니다 <녹취> 고1 학생(음성변조) :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는 않고 한 달에 한번 정도 (마셔요) 가끔씩 친구들하고 기분 좋아서 한 번 마시고..." <녹취> 고2 학생(음성변조) : "친구들이랑 놀 때 많이 마셔요. (얼마나?) 일주일에 한 번? 막 분위기 낼 때 좋잖아요." 현재 우리나라는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청소년 음주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왜 실제 음주율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걸까요? <인터뷰> 김광기(알코올 및 도박문제연구소장) :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불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청소년이 술을 구입하기 쉬운 환경이 음주를 부추기는 데 한 몫 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 최근 한 조사에서 술을 사려고 시도한 청소년 가운데 82.5%가 아무런 제재 없이 술을 살 수 있었고, 술을 마시는 학생 가운데 28.3%는 주변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술을 구입했다고 답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술을 사 마실 수 있다는 거죠. <녹취> 고2 학생(음성변조) : "그냥 일반 슈퍼 들어가서 엄마가 심부름 시켰다고 하면 줘요. (신분증) 검사 안 해요." <녹취> 고1 학생(음성변조) : "먹고 싶을 때 항상 가는 마트 가서 하나 사서 마셔요. (신분증 검사는?) 안 하던데요. 중2 때부터 여태까지 쭉 (술을) 사왔어요." 실제 청소년이 술을 살 때 신분증 검사가 허술한 걸까요? 제작진은 고등학생 연기자를 통해, 부모님의 사전 동의 하에, 직접 술을 사보도록 했습니다. 학생이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와 소주 한 병을 꺼내들고 편의점 계산대에 다가갔습니다. 점원은 아무런 말도 없이 돈만 받고 술을 내어 줍니다. 또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역시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요구는 없었습니다. <녹취> 실험 참가 학생(고1) : "별다른 아무 말 안하고 그냥 또 주던데요." 제작진이 관찰한 다섯 곳 중에 학생의 신원을 확인 하는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더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여학생이 찾은 다섯 곳 가운데 4곳에서 쉽게 술을 살 수 있었습니다. <녹취> 실험 참가 학생(고2) : "신기해요. (뭐가요?) 학생인데도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술을) 팔아서요." 청소년에게 술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업소들은 왜 이렇게 쉽게 술을 내주고 있는 걸까요? <녹취> 편의점 업주(음성변조) : "학생이냐 그런 건 안 묻나요? 요즘에 졸업한 스무 살 애들이 많아서 확인 안 해 봤는데, 제가 지금 할 일이 많아가지고 정신이 없다보니까, 어려 보여서 확인은 해볼까 했는데 내가 정신이 없으니까 ..." <녹취> 편의점 업주(음성변조) : "요즘 청소년들이 워낙 덩치도 좋고 하니까 진짜 저희들 입장에서는 구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이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체의 세포 조직이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음주를 할 경우, 어른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입니다. 특히 뇌는 16세가 넘어야 발달이 완성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술을 마시면 뇌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최한주(의사/단국대병원) : "음주를 빨리 시작한 사람들은 나중에도 음주 중독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간 조직이나 다른 음주가 줄 수 있는 해악들이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겠죠. <인터뷰> 김명선(학부모) : "일단 술은 어른도 안 좋잖아요. (학생한테) 뇌도 안 좋고 여러 가지 많은 이성 조절도 안 되고..." <인터뷰> 김사권(학부모) : "청소년들이 음주문화나 이런 문화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게, 그런 거는 어떻게 조정을 하든지 규제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광기(알코올 및 도박문제연구소장) : "‘뭐 술 한번 마실 수 있지’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 청소년 음주로 인해서 그 다음 폭력, 특히 성폭력, 이런 충동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청소년 음주 예방 교육이 40%도 안 되거든요. 청소년이 술을 먹으면 어떤 일이 일어는 지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거죠. 이것을 청소년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어른들이 명절에 자연스럽게 술을 권하는 문화도 문제라고 지적하니까요, 어른들의 인식 변화도 뒷받침 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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