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면세유값 ‘껑충’…조업 대신 불법 유통

입력 2012.03.13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 오전 군산 내항의 모습입니다.



어선들이 한창 조업할 때여서 항구가 텅 비어 있어야 할 시간인데 어선 수백 척이 닻을 내린 채 정박해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면세유 값이 오르자, 아예 조업을 포기하고 면세유 불법 유통에 가담하는 어민들도 있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선에 공급된 면세유 통이 한 고물상 창고에 쌓여있습니다.



창고 안 나무 벽을 뜯어내자 대형 기름 탱크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 "야~어마어마하네."



확인된 양만 30만 리터, 시가 6억 원어치에 이릅니다.



지난해 초부터 어업용 면세유를 어민들로부터 사들여 자신의 주유소에서 팔아온 업자 이모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이씨는 애초 검은빛을 띠는 면세유를 이런 탈색기로 걸러 무색으로 만든 뒤 일반 휘발유와 섞어 팔아 왔습니다.



이 같은 불법유통에 가담한 어민 21명도 적발됐습니다.



전화로 입출항신고만 하면 조업 확인 없이 하루 최대 200리터의 면세 휘발유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면세유 판매 어민(음성변조) : "면세유 값도 비싸고요. 고기도 별로 잡히지도 않아요. 이익금 남아야 생활도 제대로 못해요."



이 같은 면세유 불법 유통은 기름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 농어업용 면세유를 불법으로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는 지난해에만 만6천225건, 어업용은 전년보다 30%나 늘었습니다.



면세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천45원, 2천 원을 웃도는 시중가의 2분의1에 불과해 차액을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희완(군산해경 형사계장) : "수협 주유소를 배회하다 어민들에게 접근해 (면세유를)100리터당 3만 원을 더 주겠다 흥정해서..."



기름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면세유를 쓰는 농어민들이 범죄 유혹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면세유값 ‘껑충’…조업 대신 불법 유통
    • 입력 2012-03-13 22:01:23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 오전 군산 내항의 모습입니다.

어선들이 한창 조업할 때여서 항구가 텅 비어 있어야 할 시간인데 어선 수백 척이 닻을 내린 채 정박해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면세유 값이 오르자, 아예 조업을 포기하고 면세유 불법 유통에 가담하는 어민들도 있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선에 공급된 면세유 통이 한 고물상 창고에 쌓여있습니다.

창고 안 나무 벽을 뜯어내자 대형 기름 탱크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 "야~어마어마하네."

확인된 양만 30만 리터, 시가 6억 원어치에 이릅니다.

지난해 초부터 어업용 면세유를 어민들로부터 사들여 자신의 주유소에서 팔아온 업자 이모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이씨는 애초 검은빛을 띠는 면세유를 이런 탈색기로 걸러 무색으로 만든 뒤 일반 휘발유와 섞어 팔아 왔습니다.

이 같은 불법유통에 가담한 어민 21명도 적발됐습니다.

전화로 입출항신고만 하면 조업 확인 없이 하루 최대 200리터의 면세 휘발유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면세유 판매 어민(음성변조) : "면세유 값도 비싸고요. 고기도 별로 잡히지도 않아요. 이익금 남아야 생활도 제대로 못해요."

이 같은 면세유 불법 유통은 기름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 농어업용 면세유를 불법으로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는 지난해에만 만6천225건, 어업용은 전년보다 30%나 늘었습니다.

면세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천45원, 2천 원을 웃도는 시중가의 2분의1에 불과해 차액을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희완(군산해경 형사계장) : "수협 주유소를 배회하다 어민들에게 접근해 (면세유를)100리터당 3만 원을 더 주겠다 흥정해서..."

기름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면세유를 쓰는 농어민들이 범죄 유혹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