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도 넘은 음주폭력 “더 이상 안 된다”

입력 2012.05.30 (22:00) 수정 2012.06.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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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흥가 주변 경찰서 지구대는 매일밤 이렇게 취객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합니다.



술 취해 고함 지르고 주먹 휘두르고 이런 걸 ’주취 폭력’이라 하는데요.



얼마나 심하게 행패를 부리는지 화면으로 먼저 확인해 보시죠.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이거 놔~! 왜 이래?"



대낮인데도 잔뜩 술에 취한 한 남성, 경찰서 지구대에 잡혀왔지만, 오히려 더 큰소립니다.



유치장에서는 사물함을 부수고 문을 발로 차며 난동을 부립니다.



또 다른 지구대,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의자에 드러눕더니, 갑자기 경찰관에게 달려들어 위협합니다.



식당에서 사소한 시비를 하던 50대 남성을 때려 숨지게 했지만, 경찰서에 잡혀와서도 행패입니다.



<녹취> 주취 폭력 피의자(음성변조) : "식당에서 욕을하길래 그냥 때렸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드는 것도 예삿일입니다.



<녹취> 경찰 : "여기서 자면 날치기도 많은데. 조심하셔야죠."



취객 관련 업무 때문에 다른 경찰 업무가 마비될 정돕니다.



이 같은 취객들의 폭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곳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울시 은평구의 한 공원입니다. 하지만, 밤바다 이 공원은 음주 폭력자들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실제로 지난 23일 술에 취한 한 30대 남성이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녹취> 지역주민 : "맨날 싸우고 욕하고 하루 이틀이 아니다. 술 취한 사람만 보면 무섭다."



경찰서에서는 밤마다 ‘주취폭력배’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 채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런 ‘주취폭력’은 단순한 행패에 그치지 않고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 일쑵니다.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강력 범죄 현황,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곽혜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살인이나 성폭행, 폭력 등 5대 강력 범죄 가운데 술을 마시고 발생한 사건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 4개월 동안의 5대 범죄를 분석해 봤습니다.



술에 취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살인’은 전체 980여 건 가운데 무려 40%에 육박합니다.



강간이나 성추행 등 성폭력 범죄도 전체 만 5천여 건 가운데 30%가 넘습니다.



또, 때리고 부수는 폭력 사건은 3건 가운데 1건이 모두 술에 취해 일어난, ‘주취폭력’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술을 마시고 흥분하거나 과격해져 저지르는 음주 범죄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와 재산상의 손실 등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폭행으로는 2조 3천억 원, 상해로는 무려 5조 3천억 원, 협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8천5백억 원이 소요됩니다.



기타 공갈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을 합쳐 모두 8조 8천여억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되자, 경찰에서도 ‘주취 폭력’에 대한 강경한 대응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폭수사전담’ 경찰관들이 재래시장에서 현장 탐문을 하고 있습니다.



노숙자 등 `주취폭력배’ 때문에 상인들의 피해가 큰 곳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술 취해서 실수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엄청 많아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취폭력배’의 동향을 살핍니다.



<녹취> 허홍욱 (경사/서울 강동경찰서 주폭팀) : "보복 우려 때문에 신고를 꺼리시는데 비밀 보장되니까 꼭 좀 신고를 해주세요."



지난 10일 취임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서울 시내 경찰서 31곳에는 ‘주폭수사전담팀’이 꾸려졌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서울에서만 상습 주취 폭력자 32명이 구속됐고, 여름철이 되면 검거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배용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 : "주취 폭력배들을 강력 단속하면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단속 중심의 주폭 척결 방침은 일선 경찰의 실적 경쟁만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취폭력 재범률을 떨어뜨리는 재활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녹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단속도 중요하지만 지자체나 의료계 등을 협조를 해서 심리 치료도 병행돼야 한다."



주취폭력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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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도 넘은 음주폭력 “더 이상 안 된다”
    • 입력 2012-05-30 22:00:31
    • 수정2012-06-01 13:41:16
    뉴스 9
<앵커 멘트>

유흥가 주변 경찰서 지구대는 매일밤 이렇게 취객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합니다.

술 취해 고함 지르고 주먹 휘두르고 이런 걸 ’주취 폭력’이라 하는데요.

얼마나 심하게 행패를 부리는지 화면으로 먼저 확인해 보시죠.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이거 놔~! 왜 이래?"

대낮인데도 잔뜩 술에 취한 한 남성, 경찰서 지구대에 잡혀왔지만, 오히려 더 큰소립니다.

유치장에서는 사물함을 부수고 문을 발로 차며 난동을 부립니다.

또 다른 지구대,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의자에 드러눕더니, 갑자기 경찰관에게 달려들어 위협합니다.

식당에서 사소한 시비를 하던 50대 남성을 때려 숨지게 했지만, 경찰서에 잡혀와서도 행패입니다.

<녹취> 주취 폭력 피의자(음성변조) : "식당에서 욕을하길래 그냥 때렸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드는 것도 예삿일입니다.

<녹취> 경찰 : "여기서 자면 날치기도 많은데. 조심하셔야죠."

취객 관련 업무 때문에 다른 경찰 업무가 마비될 정돕니다.

이 같은 취객들의 폭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곳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울시 은평구의 한 공원입니다. 하지만, 밤바다 이 공원은 음주 폭력자들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실제로 지난 23일 술에 취한 한 30대 남성이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녹취> 지역주민 : "맨날 싸우고 욕하고 하루 이틀이 아니다. 술 취한 사람만 보면 무섭다."

경찰서에서는 밤마다 ‘주취폭력배’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 채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런 ‘주취폭력’은 단순한 행패에 그치지 않고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 일쑵니다.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강력 범죄 현황,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곽혜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살인이나 성폭행, 폭력 등 5대 강력 범죄 가운데 술을 마시고 발생한 사건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 4개월 동안의 5대 범죄를 분석해 봤습니다.

술에 취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살인’은 전체 980여 건 가운데 무려 40%에 육박합니다.

강간이나 성추행 등 성폭력 범죄도 전체 만 5천여 건 가운데 30%가 넘습니다.

또, 때리고 부수는 폭력 사건은 3건 가운데 1건이 모두 술에 취해 일어난, ‘주취폭력’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술을 마시고 흥분하거나 과격해져 저지르는 음주 범죄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와 재산상의 손실 등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폭행으로는 2조 3천억 원, 상해로는 무려 5조 3천억 원, 협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8천5백억 원이 소요됩니다.

기타 공갈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을 합쳐 모두 8조 8천여억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되자, 경찰에서도 ‘주취 폭력’에 대한 강경한 대응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폭수사전담’ 경찰관들이 재래시장에서 현장 탐문을 하고 있습니다.

노숙자 등 `주취폭력배’ 때문에 상인들의 피해가 큰 곳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술 취해서 실수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엄청 많아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취폭력배’의 동향을 살핍니다.

<녹취> 허홍욱 (경사/서울 강동경찰서 주폭팀) : "보복 우려 때문에 신고를 꺼리시는데 비밀 보장되니까 꼭 좀 신고를 해주세요."

지난 10일 취임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서울 시내 경찰서 31곳에는 ‘주폭수사전담팀’이 꾸려졌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서울에서만 상습 주취 폭력자 32명이 구속됐고, 여름철이 되면 검거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배용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 : "주취 폭력배들을 강력 단속하면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단속 중심의 주폭 척결 방침은 일선 경찰의 실적 경쟁만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취폭력 재범률을 떨어뜨리는 재활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녹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단속도 중요하지만 지자체나 의료계 등을 협조를 해서 심리 치료도 병행돼야 한다."

주취폭력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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