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고통받는 말기환자…호스피스 확대해야

입력 2012.06.02 (21:44) 수정 2012.06.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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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은 얼마나 품격있는 죽음을 맞이할까요?



죽음의 질을 나라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OECD 40개 국가 가운데 32등으로 거의 꼴찌였습니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한채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는 말기환자들...



인생의 마지막 길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결국 삶의 질과 직결돼 있습니다.



먼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병원의 중환자실, 말기 환자들이 각종 연명 장치에 의지해서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여기에서 80대 노인이 말기 암으로 한 달째 누워 있던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뽑아 숨지게 했습니다.



<녹취> "사건 담당 형사 그 사람 말은 그거예요. 나는 데리고 가고 싶었다. 다른 이야기는 더 하지도 않아요."



연명치료를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비극입니다.



실제로 상당수 말기암 환자가 의식도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땅히 죽음을 맞이할 시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준석(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 : "말기 암환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존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게 되니까 의료비가 턱없이 올라가게 됩니다. 게다가 정부기관의 보조도 부족하여 의료기관에서 시설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임종 직전 1년 동안 각종 연명치료로 지출되는 의료비는 천 만원 정도로 일반 환자보다 9배나 많지만 정작 죽음의 질은 크게 떨어집니다.



<인터뷰> 나기옥(말기암 환자 보호자) : "3주일만 지나면 무조건 퇴원하라고 하거든요. 혼미 상태에서 퇴원하면 어딜 가요?"



죽음 뒤에 찾는 장례식장은 갈수록 화려하지만, 정작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낼 장소는 찾아보기조차 힘듭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앵커 멘트>



국내 호스피스 병상은 653개로 필요 병상의 1/4 수준입니다.



물론, 부족한 병상도 문제지만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개선되는게 먼저입니다.



계속해서 이충헌 의학전문기잡니다.



<리포트>



대전에 있는 한 종합병원,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동이 있습니다.



이 병동에 입원한 16명의 말기 암환자 가운데 8명은 임종이 임박한 상태가 아닙니다.



갑자기 부작용이나 통증이 심해진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대장암이 뇌에 전이된 이 환자는 두통이 심할 때마다 뇌압을 조절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행성 대장암 환자 : "호스피스 병동으로 와서 바로 고칠 수 있어 이 정도지 그렇지 않았으면. 다른 곳 헤매고 대학병원 가봐야 이런 치료 못 받았을 거예요."



이처럼 호스피스 병동은 죽음을 앞둔 대기실이 아니라 통증 조절과 합병증 치료를 통해 말기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곳입니다.



<인터뷰> 박지찬(대전성모병원 전인치료센터장) : "통증 조절이 필요하거나 다른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굳이 임종에 임박해 오기보다는 3-6개월, 또 경과가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오시면..."



호스피스 병동은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호스피스 병동이 늘어나기 위해선 건강보험 적용과 별도의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매년 6만 7천 명이 암으로 숨지는 만큼 이젠 말기 암 환자의 품위 있는 임종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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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고통받는 말기환자…호스피스 확대해야
    • 입력 2012-06-02 21:44:58
    • 수정2012-06-04 08:44:59
    뉴스 9
<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은 얼마나 품격있는 죽음을 맞이할까요?

죽음의 질을 나라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OECD 40개 국가 가운데 32등으로 거의 꼴찌였습니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한채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는 말기환자들...

인생의 마지막 길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결국 삶의 질과 직결돼 있습니다.

먼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병원의 중환자실, 말기 환자들이 각종 연명 장치에 의지해서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여기에서 80대 노인이 말기 암으로 한 달째 누워 있던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뽑아 숨지게 했습니다.

<녹취> "사건 담당 형사 그 사람 말은 그거예요. 나는 데리고 가고 싶었다. 다른 이야기는 더 하지도 않아요."

연명치료를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비극입니다.

실제로 상당수 말기암 환자가 의식도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땅히 죽음을 맞이할 시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준석(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 : "말기 암환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존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게 되니까 의료비가 턱없이 올라가게 됩니다. 게다가 정부기관의 보조도 부족하여 의료기관에서 시설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임종 직전 1년 동안 각종 연명치료로 지출되는 의료비는 천 만원 정도로 일반 환자보다 9배나 많지만 정작 죽음의 질은 크게 떨어집니다.

<인터뷰> 나기옥(말기암 환자 보호자) : "3주일만 지나면 무조건 퇴원하라고 하거든요. 혼미 상태에서 퇴원하면 어딜 가요?"

죽음 뒤에 찾는 장례식장은 갈수록 화려하지만, 정작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낼 장소는 찾아보기조차 힘듭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앵커 멘트>

국내 호스피스 병상은 653개로 필요 병상의 1/4 수준입니다.

물론, 부족한 병상도 문제지만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개선되는게 먼저입니다.

계속해서 이충헌 의학전문기잡니다.

<리포트>

대전에 있는 한 종합병원,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동이 있습니다.

이 병동에 입원한 16명의 말기 암환자 가운데 8명은 임종이 임박한 상태가 아닙니다.

갑자기 부작용이나 통증이 심해진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대장암이 뇌에 전이된 이 환자는 두통이 심할 때마다 뇌압을 조절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행성 대장암 환자 : "호스피스 병동으로 와서 바로 고칠 수 있어 이 정도지 그렇지 않았으면. 다른 곳 헤매고 대학병원 가봐야 이런 치료 못 받았을 거예요."

이처럼 호스피스 병동은 죽음을 앞둔 대기실이 아니라 통증 조절과 합병증 치료를 통해 말기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곳입니다.

<인터뷰> 박지찬(대전성모병원 전인치료센터장) : "통증 조절이 필요하거나 다른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굳이 임종에 임박해 오기보다는 3-6개월, 또 경과가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오시면..."

호스피스 병동은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호스피스 병동이 늘어나기 위해선 건강보험 적용과 별도의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매년 6만 7천 명이 암으로 숨지는 만큼 이젠 말기 암 환자의 품위 있는 임종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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