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온난화로 수온 상승…해양 생태계 급변

입력 2012.06.0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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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 부근 바닷속입니다.

화려하죠? 열대어종인 청줄돔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남해 연안에서 열대 해초까지 발견되는 등 기후변화로 해양생태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다의 숲이라 부르는 잘피 군락.

길쭉한 이파리엔 고둥의 알이 붙어있고 어린 물고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해초류의 일종인 잘피는 산소를 공급하고 치어들의 은신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온대성 잘피는 1970년대 이후 최고 80% 감소했습니다.

고유종이 사라진 곳엔 잎이 둥근 열대성 잘피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7년 전남 여수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금은 남해 연안 거의 전 지역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동이 자유로운 열대 어류가 아닌 열대 해초의 북상은 해양 생태계의 급변을 상징합니다.

<인터뷰>이근섭(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던 잘피의 생산성이 급격하게 감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바닷속뿐 아니라 갯벌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갯벌의 온도가 높아져 바지락의 산란시기는 과거보다 두 달 앞선 4월 말부터 시작되고, 꼬막도 보름 이상 앞당겨졌습니다.

<인터뷰>박정규(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우리나라 갯벌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온난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급변하는 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감시가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변화는 지구가 더워지면서 해류가 변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일본 남쪽으로 거대한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고 있고, 이중 일부가 대한해협을 지나는 대마 난류를 만드는데 이 대마난류의 온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성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남쪽에서 북상하는 대마난류는 한반도 주변 바다에 지속적으로 따뜻한 물을 공급합니다.

최근 40여 년간 한반도 해역의 수온 상승은 동해가 1.39도로 가장 높았고, 남해와 서해도 1도를 웃돌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온 상승의 원인을 대마난류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대마난류의 흐름을 위성으로 관찰한 결과 열 유입량이 해마다 1%씩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인터뷰> 조양기(서울대 교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대마난류가 수온도 상승하고 있고, 유입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열 에너지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에서 열대나 아열대 바다 생물이 관찰되는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온난화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100년간 바다 표층 온도가 평균 0.6도 오르는 동안 쿠로시오 난류를 비롯한 세계 5대 난류는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1.3도나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한반도와 일본 주변의 수온 상승 속도가 최근 들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양 전문가들은 현재의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한반도 주변 바다가 아열대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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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온난화로 수온 상승…해양 생태계 급변
    • 입력 2012-06-09 21:48:23
    뉴스 9
<앵커 멘트> 제주 부근 바닷속입니다. 화려하죠? 열대어종인 청줄돔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남해 연안에서 열대 해초까지 발견되는 등 기후변화로 해양생태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방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다의 숲이라 부르는 잘피 군락. 길쭉한 이파리엔 고둥의 알이 붙어있고 어린 물고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해초류의 일종인 잘피는 산소를 공급하고 치어들의 은신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온대성 잘피는 1970년대 이후 최고 80% 감소했습니다. 고유종이 사라진 곳엔 잎이 둥근 열대성 잘피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7년 전남 여수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금은 남해 연안 거의 전 지역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동이 자유로운 열대 어류가 아닌 열대 해초의 북상은 해양 생태계의 급변을 상징합니다. <인터뷰>이근섭(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던 잘피의 생산성이 급격하게 감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바닷속뿐 아니라 갯벌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갯벌의 온도가 높아져 바지락의 산란시기는 과거보다 두 달 앞선 4월 말부터 시작되고, 꼬막도 보름 이상 앞당겨졌습니다. <인터뷰>박정규(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우리나라 갯벌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온난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급변하는 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감시가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변화는 지구가 더워지면서 해류가 변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일본 남쪽으로 거대한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고 있고, 이중 일부가 대한해협을 지나는 대마 난류를 만드는데 이 대마난류의 온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성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남쪽에서 북상하는 대마난류는 한반도 주변 바다에 지속적으로 따뜻한 물을 공급합니다. 최근 40여 년간 한반도 해역의 수온 상승은 동해가 1.39도로 가장 높았고, 남해와 서해도 1도를 웃돌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온 상승의 원인을 대마난류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대마난류의 흐름을 위성으로 관찰한 결과 열 유입량이 해마다 1%씩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인터뷰> 조양기(서울대 교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대마난류가 수온도 상승하고 있고, 유입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열 에너지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에서 열대나 아열대 바다 생물이 관찰되는 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온난화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100년간 바다 표층 온도가 평균 0.6도 오르는 동안 쿠로시오 난류를 비롯한 세계 5대 난류는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1.3도나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한반도와 일본 주변의 수온 상승 속도가 최근 들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양 전문가들은 현재의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한반도 주변 바다가 아열대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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