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장비 ‘뒷돈’ 납품…국가기관 상대 로비

<앵커 멘트>

군과 경찰, 공항 등 국가 기관이 사들인 대테러 장비의 절반 가까이가 금품 로비로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은 돈을 받은 현직 경찰과 공무원 등 7명이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김빛이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발물 제거 로봇과 무인 정찰 로봇, 여기에 사제 폭탄까지.

모두 경찰특공대가 사용하는 대테러 장비들입니다.

국내 특정 업체가 수입한 이 장비들은 모두 금품 로비를 통해 경찰에 납품됐습니다.

<녹취> 박관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현직 공무원 등 7명을 검거하여 이중 2명을 구속하였고, 각 기관마다 전직 간부출신 알선 브로커를 고용하여 뇌물을 공여하는 비리가 지속돼 왔습니다."

이 업체가 경찰청 대테러 담당관이었던 박 모 경감에게 건넨 돈만 1억8백여만원, 그 대가로 이들은 경찰에 수십 종의 대테러장비를 납품해왔습니다.

최근 5년간 전체 계약의 절반에 이르는 65억원 규몹니다.

군 관계자와 한국공항공사, 해양경찰청 공무원 등도 납품 업체로부터 수백에서 수천만원씩을 받았습니다.

<녹취> 경비 아저씨 : "(문 닫은지) 며칠 됐어요. (대표는 안 보였나요?) 그 사장은 어쩌다 한 번씩 보였는데 요 근래는 통 못 봤어요."

보안이 필요한 대테러장비 특성상 국가 기관들이 주로 수의계약으로 납품받다보니 전방위적인 금품 로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업계 관계자 : "어느 회사가 무엇을 얼마나 팔았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죠. 공개가 안 되니까. 저 같은 경우도 수년을 거래를 하고 있지만 알 수가 없어요."

경찰은 군과 경찰 공무원 뿐만 아니라 납품 심사 과정에 참여한 국공립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