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가계빚 급증…집값 하락에 부실 위험

입력 2012.07.03 (08:02) 수정 2012.07.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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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9백조 원을 넘어선 가계빚, 그 중에서도 5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빚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창업한 경우가 많은데 주택 가격마저 하락세여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제부 이정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가계빚 문제가 심각한 건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만, 특히 50대 이상 가계빚이 심각하게 늘었습니다. 실태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50대 이상이 됐고, 고령층 인구가 많아진 만큼 이 세대의 빚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김성현 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차렸습니다.

창업 자금 가운데 1억원은 집 담보로 대출받았습니다.

지금은 장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한 달에 이자 150만 원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성현(50대 자영업자) :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만 계속 하다보니까 그 돈이 담보대출 포함된 돈으로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잠도 잘 안오고..."

전체 대출 규모에서 김 씨 같은 50대 이상이 진 빚의 비중은 2003년 33.2%에서 지난해에는 46.4%까지 급증했습니다.

<질문> 5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 무엇일까요?

<답변>

네, 우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대거 대출을 받아 창업에 나선 점, 그리고 대출을 받아 집 장만한 고령층이 집값이 떨어져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이들 고령층이 대거 대출을 받아 집을 샀는데요.

지금은 주택시장이 부진해지면서 집을 파는 것이 어려워졌고, 집값도 떨어지면서 빚갚기 어려워진겁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는 은행권보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에서 빌린 돈이 많아 이자도 높고요.

게다가 50대 이상의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무려 70%나 됩니다. 현금을 쥐고 있는게 아니니 빚갚을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죠.

<질문> 말씀하신 것처럼 50대 이상이면 은퇴를 했거나 앞둔 나이여서 창업을 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로 인한 문제도 있죠?

<답변>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창업했다가 실패한 경우는 사정이 좀 심각합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난 2008년 47%에서 지난해에는 54%로 늘었는데요.

그런데 이 자영업자들이 주로 뛰어드는 분야가 음식점 같은 소규모 가게거든요.

이런 소규모 점포의 3년 내 폐업률, 현재 70%에 달할 정도로 살아남기가 어려운 실정이다보니 빚 갚기 어려운거죠.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성환(대한생명 은퇴연구소장) : "창업자금을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빌린 겁니다. 이 대출에 부담, 특히 이자 뿐 아니고 원금상환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거죠."

<질문>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전망도 어두워보이는데요.

<답변>

네, 일자리 찾기 힘든 고령층이 막대한 부채까지 떠안다보면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령층 인구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소비를 해 주지 않으면 경제 전체로도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요.

소득까지 끊긴 상태에서 빚을 견디다 못해 한꺼번에 부동산 처분에라도 나선다면, 추가적 집값 하락, 그리고 연쇄적 가계부채 증가라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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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 가계빚 급증…집값 하락에 부실 위험
    • 입력 2012-07-03 08:02:51
    • 수정2012-07-03 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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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9백조 원을 넘어선 가계빚, 그 중에서도 5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빚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창업한 경우가 많은데 주택 가격마저 하락세여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제부 이정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가계빚 문제가 심각한 건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만, 특히 50대 이상 가계빚이 심각하게 늘었습니다. 실태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50대 이상이 됐고, 고령층 인구가 많아진 만큼 이 세대의 빚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김성현 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차렸습니다. 창업 자금 가운데 1억원은 집 담보로 대출받았습니다. 지금은 장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한 달에 이자 150만 원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성현(50대 자영업자) :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만 계속 하다보니까 그 돈이 담보대출 포함된 돈으로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잠도 잘 안오고..." 전체 대출 규모에서 김 씨 같은 50대 이상이 진 빚의 비중은 2003년 33.2%에서 지난해에는 46.4%까지 급증했습니다. <질문> 5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 무엇일까요? <답변> 네, 우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대거 대출을 받아 창업에 나선 점, 그리고 대출을 받아 집 장만한 고령층이 집값이 떨어져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이들 고령층이 대거 대출을 받아 집을 샀는데요. 지금은 주택시장이 부진해지면서 집을 파는 것이 어려워졌고, 집값도 떨어지면서 빚갚기 어려워진겁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는 은행권보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에서 빌린 돈이 많아 이자도 높고요. 게다가 50대 이상의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무려 70%나 됩니다. 현금을 쥐고 있는게 아니니 빚갚을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죠. <질문> 말씀하신 것처럼 50대 이상이면 은퇴를 했거나 앞둔 나이여서 창업을 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로 인한 문제도 있죠? <답변>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창업했다가 실패한 경우는 사정이 좀 심각합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난 2008년 47%에서 지난해에는 54%로 늘었는데요. 그런데 이 자영업자들이 주로 뛰어드는 분야가 음식점 같은 소규모 가게거든요. 이런 소규모 점포의 3년 내 폐업률, 현재 70%에 달할 정도로 살아남기가 어려운 실정이다보니 빚 갚기 어려운거죠.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성환(대한생명 은퇴연구소장) : "창업자금을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빌린 겁니다. 이 대출에 부담, 특히 이자 뿐 아니고 원금상환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거죠." <질문>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전망도 어두워보이는데요. <답변> 네, 일자리 찾기 힘든 고령층이 막대한 부채까지 떠안다보면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령층 인구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소비를 해 주지 않으면 경제 전체로도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요. 소득까지 끊긴 상태에서 빚을 견디다 못해 한꺼번에 부동산 처분에라도 나선다면, 추가적 집값 하락, 그리고 연쇄적 가계부채 증가라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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